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임종식 칼럼] 엑스포 지경학

 

지난 6월 20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172차 국제엑스포기구(BIE) 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2030 세계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의 연사로 직접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도 현지에서 적극적으로 유치 활동을 하였다. 세계엑스포가 과연 무엇이길래 각국의 최고위층들이 직접 나서는 것인가?

 

세계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이벤트 중 하나로서 개최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소프트 파워를 강화하는 효과가 지대하다. 국가 브랜드 가치는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하는 현 정부의 비전을 실현하는데 다른 어떤 요소보다 향상이 필요한 부문이기도 하다.

 

Anholt-Ipsos 국가 브랜드 지수에서 한국의 국가 브랜드 순위는 2007년 30위, 2012-13년 27위, 2020년~2022년 23위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향상되고 있지만 아직 미흡하다. 1988년 서울 하계 올림픽, 2002년 월드컵,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등을 개최한 바 있지만, 2022년 Anholt-Ipsos 국가 브랜드 지수 세계 2위인 일본은 2025년 예정된 오사카 세계엑스포를 포함하여 세계엑스포 3회, 하계 올림픽 2회, 동계 올림픽 2회, 월드컵 1회 등 화려한 실적을 자랑한다.

 

현재 2030 세계엑스포의 유치를 위한 경쟁 상황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우세 속 한국과 이탈리아가 추격하고 있는 형세다. 오는 11월 예정된 개최지 확정 표결에서 현재의 불리한 상황을 반전시키려면 무언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기이다.

 

북한의 참여 유인책에 대한 검토를 제안한다. 예를 들면 미완성 상태에 있는 북한 원산의 갈마해안관광지구를 중심으로 금강산·백두산 관광을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포함하는 것이다. 북한의 참여는 세계엑스포의 기존 이미지에 ‘평화’를 더함으로써 그 브랜드가치를 한층 높일 수 있다. 이 명분을 앞세워 남은 기간 회원국들에 호소한다면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다. 물론 북한의 동의와 미국의 협조를 전제로 한다. 설령 동의를 얻지 못하더라도 비핵화 대화의 재개를 위하여 노력한 외교적 자산은 남는다.

 

부산은 다가오는 북극항로 시대에 지경학적 요충지이다. 유엔이 주도하는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에 대한 해결책인 해상부유도시 모델의 시범 도시이기도 하다. 세계엑스포의 유치 성공은 현재 한국경제의 어려움을 타개할 활력을 줄 뿐만 아니라, 싱가포르에 버금가는 미래 지경학적 요충지 부산을 중심으로 한 지역 균형 발전과 국가 경제의 중장기적 번영을 촉진할 수 있게 한다.

 

1893년 시카고 엑스포에 최초로 참가한 이후 137년 만에 우리 땅에서 우리가 주관하는 세계엑스포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