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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지역화폐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정책 양면성으로 퇴색

소상공인 등 지원, 지역경제 활성화 취지에도 사각지대 여전
일부 대형마트‧금은방도 사용가능…가맹점 등록도 ‘중구난방’
제도적 개선 필요 시점…예산 확보 위한 데이터 수집 의견도
전문가 “정책 방향 바꾼다면 소상공인 지원 대책 마련돼야”

정부가 코로나19로 침체에 빠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폭 지원했던 지역화폐 국비지원을 내년부터 중단한다. ‘지역화폐=지자체사업’이라는 것이 이유인데 정치권에서는 정권 교체에 따른 ‘이재명표 정책’ 지우기라고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엔데믹에도 대내외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정부의 국비지원 중단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지역화폐를 악용하는 사각지대가 드러나고 있는 만큼 ‘정책 재정비’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신문은 ‘위기에 빠진 지역화폐’를 진단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지역화폐 예산을 줄인다고요?”…코로나 끝나니 지원도 ‘뚝’

②대형마트·금은방도 OK…지역화폐 사각지대 보완 고민해야
<계속>

 

 

 

정부의 지역화폐 예산 ‘제로’ 방침에 경기도와 도내 각 지자체는 냉가슴을 앓고 있는 반면, 지역화폐 예산에 앞서 정책의 양면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대형마트, 금은방 등 영세 업종과 동떨어진 곳에서도 지역화폐가 사용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사업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측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화폐에 국비를 지원했으나 영세 업종이 아닌 대형마트, 금은방 등에서도 지역화폐가 사용되는 것을 비판하며 지원 거부의 한 이유로 들었다.

 

여권 한 관계자는 경기신문과 통화에서 “지역화폐는 소상공인 지원과 지역상권 보호라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가맹점 선정 기준이 대체로 애매모호해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소고기 등심을 파는 곳보다 김치찌개를 파는 곳이 가맹점이 되는 것이 취지에 맞는데 그런 기준이 없다보니 귀금속을 파는 곳도 가맹점으로 지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지역화폐 가맹점 등록 기준은 연매출 30억 원 미만으로 업종에 따른 세부적 규정이 없는 지자체의 경우 가맹점 등록이 ‘중구난방’으로 이뤄지고 있다.

 

수원시의 경우 지역화폐인 ‘수원페이’ 가맹점 등록기준에 따라 금‧상품권 판매업은 제한 업종으로 규정하지만 장신구 등은 지역화폐로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재래시장에 위치한 금은방의 경우 재래시장 상점으로 분류돼 온누리상품권 등 지역화폐를 통해 귀금속 구입이 가능하다. 온누리상품권은 전통시장‧상점가, 상권활성화구역 등의 판매 촉진을 위해 정부가 발행하는 전통시장 전용 상품권이다.

 

 

전문가들은 지역화폐 가맹점 선정에 있어 소상공인을 분류하는 세부적이고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는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역화폐를 치과, 안과 등 병원에서 사용하게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로 인해 당초 지원하고자 했던 영세상인은 더욱 영세해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는 ‘나눠먹기식’에 불과하다”며 “차라리 인테리어 비용 등에 예산을 지원해 소비자들이 찾아가게 만들어 장기적인 경쟁력을 만들어 주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사각지대로 인해 지역화폐 도입 취지가 퇴색되고는 있지만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점은 상당한 만큼 예산 확보를 위한 객관적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과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지역화폐 사용에 따른 객관적 데이터 확보를 위한 통일된 법적 근거가 부족해 데이터 분석에 한계가 따랐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국회는 지역화폐 가맹점 등록‧이용 현황, 사업 효과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위해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안’을 제정했다.

 

이른바 ‘지역사랑상품권법’은 지난 5월 시행돼 지역화폐에 대한 관리와 데이터 확보를 위해 전산관리시스템이 구축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안정적 지원 체계 구축은 과제로 남았다.

 

이재영(민주‧부천3)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소속 의원은 “지역화폐의 ‘깡’과 같은 부작용을 이유로 정책을 없애서는 안된다”며 “소비자 유인 효과가 있는 만큼 정책의 양면성과 사각지대를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순종 경기대학교 행정복지상담대학원 교수도 “지역화폐 명분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정책 방향을 바꾼다면 실질적으로 소상공인을 돕는 지원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김한별·이유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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