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캐피탈에서 근무하던 한 팀장이 직원의 머리를 소주병으로 폭행한 일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사건 이후 현대캐피탈의 미흡한 대응과 후진적인 조직문화도 도마 위에 올랐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현대캐피탈 내부에서 폭행 사건이 발생해 가해자에게 대기발령 처분이 내려졌다.
현대캐피탈 사원임을 인증한 한 블라인드(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이용자는 2주 전 현대캐피탈의 한 본부가 자체 워크숍을 진행한 후 가진 저녁 자리에서 팀장 A씨가 지점 직원 B씨의 머리를 소주병으로 가격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이용자는 이로 인해 구급차가 출동하는 등 소란이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직원 및 블라인드 이용자들은 "직장 내 갑질 수준을 넘어선 상해 폭력이다", "형사처벌도 받아야 하는 상황", "야만적이다" 등의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아울러 사건 이후 2주가 지나도록 별도의 징계 조치를 내리지 않는 등 현대캐피탈의 후속 대응이 미흡하다고도 지적한다.
이와 관련해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가해자의 경우, 사건이 일어나자마자 보직 해제 조치를 취했으며 현재 대기 발령 중"이라며 "인사위원회를 통해 정식 징계절차를 앞두고 사건 정황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엄정한 대응을 위해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며, 정확한 인과관계를 파악해 곧 인사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캐피탈에서 발생한 직장 내 가혹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술자리 가혹행위 등으로 현대캐피탈에서 실장으로 근무했던 한 직원이 퇴사했다는 증언이 나오는 등 조직문화 개선 필요성이 꾸준히 지목되고 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다들 사건과 관련해 쉬쉬하는 분위기인 데다 노조 차원의 대응도 없다며 조직문화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대캐피탈 소속 직원임을 밝힌 한 블라인드 이용자는 "직원들은 다 쉬쉬하는 분위기"라며 "노조는 있지만 어용노조"라고 했다.
한편, 목진원 현대캐피탈 대표는 지난해 9월 신사옥 이전과 함께 수평적 조직 문화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그는 기념사를 통해 “현대캐피탈의 혁신적인 경영시스템과 선진화된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사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