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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지는 정부 '입김'에 고민 많은 금융지주 회장들

정부 출범 이후 금융지주 회장 물갈이
새 회장, 임기 尹보다 짧아 눈치 볼 수밖에
상생금융·실적부양 '줄타기' 부담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4연임 도전을 포기하면서 현 정부 출범 이후 주요 금융지주 수장들이 모두 바뀌게 됐다. 새 회장들은 인선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관치금융이 작용한 데다 재임 기간이 윤석열 대통령보다 짧아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의 '사회적 책임 강화' 압박과 '실적 부양' 사이에서 줄타기해야 하는 새 회장들의 고민은 한층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은 지난 7일 KB금융의 차기 CEO 인선 작업을 진행 중인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측에 연임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대통령 선거 직후 회장이 취임한 하나금융을 포함해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임기가 만료된 금융지주 수장 자리는 모두 새로운 얼굴로 교체된다.

 

수장 교체의 신호탄을 쏜 곳은 신한금융이었다. 지난해 말 조용병 전 회장이 자진사퇴한 이후 진옥동 당시 신한은행장이 회장으로 선임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조 회장의 용퇴를 두고 "리더로서 개인적으로 매우 존경스럽다"면서 치켜세웠다.

 

이후 첫 내부 출신 회장으로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손병환 전 NH농협금융 회장도 용퇴를 결정했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도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는 금융당국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임기 연장을 포기했다. 이 자리에는 친(親)정부 인사로 분류되는 관료 출신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내려왔다.

 

이처럼 타 금융그룹 모두 수장이 교체된 데다 그동안 당국이 금융지주 회장들의 장기 집권에 반대하는 발언을 쏟아내며 압박을 가했다는 점에서 윤 회장의 용퇴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앞서 이 원장은 KB금융의 승계 절차를 두고 '공평한 기회'를 강조하거나 "모범이 되는 선례가 돼 달라"고 발언한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이 새로운 회장을 맞이하고 난 이후 업계 전반에 작용하는 정부와 당국의 입김이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윤 회장의 후임을 포함한 새 회장들의 임기가 윤 대통령의 잔여 임기(약 3년 9개월)보다 짧아 재임 기간 내내 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융그룹 수장들은 2년의 임기를 마친 후 그간의 성과 등에 따라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이에 따라 정부의 '사회적 책임 강화' 주문과 '실적 부양'을 모두 해내야 하는 회장들의 부담은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금융권을 '이권 카르텔'이라고 비판하며 '사회적 책임'과 '상생금융'을 강조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와 연체율 상승, 변동성 확대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려 업황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본격화된 연체율 상승과 순이자마진(NIM) 감소 등으로 인해 앞으로의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정부의 상생금융 기조에 맞춰 지원책을 내놓아야 해 여러모로 고민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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