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은행이 '2025년 기업대출 점유율 2위 탈환, 2027년 1위 달성'을 목표로 기업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우량 고객인 대기업과의 관계를 공고히 하고, 성장산업 및 유망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기업대출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우리은행은 7일 오후 본점에서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위한 전략 발표회'를 열었다. 이는 올해 취임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꾸준히 기업금융 강화를 주요 과제로 꼽으며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발표회에는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과 정진환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장을 비롯해 우리은행의 대기업 중소기업 부문 담당자들이 참석했다.
강 부문장은 "우리은행은 한정된 자본으로 효율적인 자산성장 전략을 유지해 온 반면, 경쟁은행은 2020년 이후 공격적으로 자산을 증대해 왔다"며 "앞으로 대기업 부문에서 매년 30%, 중소기업 부문에서 매년 10%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6월 말 기준 161조 원인 기업대출을 2026년 말 237조 원까지 확대하며, 6월 말 기준 54.9% 수준인 자산 포트폴리오 내 기업금융 비중을 2026년 말 60%까지 끌어올려 '기업금융 명가'에 맞는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미래성장 산업 지원 확대 ▲차별적 미래경쟁력 확보 ▲최적 인프라 구축을 3대 추진방향으로 설정하고 10대 추진 과제를 발표했다.
우선 38개 주채무계열 가운데 우리은행을 주채권은행으로 삼은 대기업이 11개로 가장 많다는 점을 활용해 오는 2027년까지 약 15억 원의 대기업 여신을 증대시키고 11개 계열기업의 여신점유율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주채권은행으로서 가지고 있는 풍부한 기업정보를 통해 대출 자산 확대와 건전성 관리를 동시에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정부와 합동으로 진행하는 '라이징 리더스(Rising Leaders) 300'을 집중적으로 추진해 2028년까지 300개 중견기업에 총 4조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 달 말 기준 19개 사에 2000억 원을 지원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방산·이차전지·반도체 등 신성장산업에 매년 4조 원의 금융지원을 실시한다.
뿐만 아니라 공급망금융 플랫폼 '원비즈플라자'를 고도화하고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항공결제시장 선점과 같은 새로운 수익모델도 발굴할 계획이다.
이러한 전략 추진을 위해 신성장기업영업본부와 비즈프라임센터 등 기업 특화채널을 확충하고 관련 인력도 육성할 계획이다. 우선 지난 7월 반월·시화산업단지에 개설한 기업 특화채널 '비즈프라임센터'를 인천 남동·송도 지역과 경남 창원·녹산 지역에 추가로 개설한다. 또 전문 인력 관리를 위해 현장 중심 인사를 강화하고 기본급여의 최대 300%를 인센티브로 지급한다.
아울러 신성장산업 전담팀을 신설, 여신심사 표준시간을 도입하고 사전예방적 필터링으로 부실여신을 차단해 심사 속도와 건전성을 동시에 챙길 방침이다. 지자체와 상호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상생'도 놓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과열되고 있는 은행간 기업대출 경쟁이 금리 경쟁으로 번져 수익성이 위험해 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강 부문장은 "마진 없는 자산은 우량자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마진이 없으면 부실로 이어질 수 있고, 진정으로 돈이 필요한 고객에게 자금을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 적정한 성장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