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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CJ vs KB-쿠팡, 제휴카드로 한 판 붙는다

KB, 신흥 강자 손 잡고 3위 탈환 나서
신한, 전통 강호와 1위 굳히기
'CJ vs 쿠팡' 대립 구도, 카드업계로 확대 의견도

 

신한카드와 국민카드가 각각 CJ올리브네트웍스, 쿠팡 등 대형 유통업체와 손잡고 PLCC 경쟁에 돌입했다. 유통업계의 '전통 강호' CJ와 '떠오르는 샛별' 쿠팡 모두 대규모의 충성 고객을 보유하고 있어 이들과의 협업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PLCC 경쟁을 CJ그룹과 쿠팡 간의 갈등이 카드업계로까지 확대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Q. PLCC란?

'사업자 표시 신용카드'라고도 불리는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는 특정 기업이나 브랜드와 단독으로 제휴를 맺고 해당 기업에 특화된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드를 말한다. 여러 제휴사와 적립 및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일반 카드와 달리 제휴처와 관련된 혜택만 집중적으로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현대카드가 2015년 5월 이마트와 협업한 '이마트 e카드'를 출시하면서 PLCC 시장을 개척했다.

 

PLCC는 제휴사의 충성 고객들을 카드사의 회원으로 유입시키며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효자 상품으로 여겨진다. 제휴사와 출시·운영비용을 분담해 각종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특정 제휴사에 집중하다 보니 해당 브랜드를 이용하지 않는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다른 혜택은 별로 없다.

 

신한카드는 지난 20일 CJ올리브네트웍스와 함께 라이프스타일 멤버십 서비스인 CJ ONE의 혜택을 강화한 ‘CJ ONE 프리즘 신한카드(이하 CJ원프리즘 카드)’를 출시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CJ ONE은 3000만 명에 이르는 가입자와 높은 충성도를 자랑하는 국내 대표 라이프스타일 멤버십 서비스로, CJ ONE 프리즘 카드를 통해 금융 및 생활서비스 편의성 향상과 함께 CJ ONE과의 다양한 협업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카드는 이보다 앞선 지난 15일 쿠팡과 신규 제휴카드 론칭과 시너지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올해 안으로 '쿠팡 와우 카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협약식에 직접 참석해 힘을 실었다. 윤 회장이 개별카드 론칭 협약식에 모습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두꺼운 고객층을 보유한 쿠팡의 쇼핑 노하우와 KB국민카드의 편리한 카드 서비스를 결합해 대한민국 국민들의 평생 쇼핑 파트너가 될 신상품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KB, 신흥강자 손잡고 3위 탈환…신한, 전통 강호와 1위 굳히기

 

업계에서는 국민카드의 이번 협업을 두고 '이커머스계의 신흥강자' 쿠팡과 손잡고 현대카드와의 3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국내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 중 국민카드의 점유율 순위는 4위다. 현대카드가 지난 5월 애플페이를 등에 업고 신규 회원 수 14만 5000명을 기록하며 국민카드를 크게 제쳤다. 

 

이에 국민카드가 카드업계 3위를 탈환하기 위해 빠르게 성장하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쿠팡과 제휴를 맺고 신규 고객 및 신용판매액 증가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쿠팡의 유료멤버십 '와우멤버십' 가입자는 1100만 명으로, 국내 이커머스 기업 중 가장 많은 유료멤버십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대한민국 인구의 5분의 1은 와우멤버십 회원인 셈이다. 실제로 국내 상위 카드사들이 쿠팡의 PLCC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PLCC는 현대카드가 회원 수와 점유율을 확장해 온 방법이기도 하다. 현대카드는 스타벅스·배달의민족·네이버·현대차·대한항공 등 업계 톱 기업과 잇달아 PLCC 카드를 선보였는데, 이는 현대카드의 순익과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코스트코와 단독 제휴를 맺은 2019년 12%대 고객증가율을 기록기도 했다.

 

반면 신한카드는 '전통강호' CJ와의 협업을 통해 '업계 1위' 자리를 굳히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양한 제휴처와 3000만 명에 달하는 멤버십 회원을 보유한 CJ와의 협력으로 혜택을 강화해 범용성을 넓히고 CJ ONE 멤버십 고객을 자사 고객으로 흡수하려는 것.

 

◇ 카드별 특화 혜택도 눈길

 

각 카드사가 야심차게 준비해 내놓은 상품인 만큼, 개별 상품이 제공하는 차별화된 혜택도 눈길을 끈다.

 

신한카드의 CJ원프리즘 카드는 포인트가 신한카드가 아닌 CJ의 'CJ ONE 포인트'로 적립된다는 점이 특징으로, 이용금액의 최대 30%를 적립해 주는 특별 적립 서비스와 최대 3%를 적립해 주는 일반 적립 서비스를 제공한다. 

 

빕스·뚜레쥬르·CGV·올리브영 등 주요 CJ 브랜드에서 이용한 금액을 CJ ONE 포인트로 적립해 줘 멤버십 혜택을 강화했다. 일반 가맹점에서 이용할 때도 최대 0.3% 적립이 가능하며 전월 실적이 40만 원 이상일 경우 4만 포인트, 40만 원 미만일 경우 1만 포인트까지 적립해 준다. 카드 출시를 기념해 추석 개봉 영화인 '1947 보스톤'의 주연배우 무대인사 및 영화 관람 이벤트도 마련했다. 

 

국민카드의 쿠팡 와우카드는 카드사 혜택 제공의 진입장벽처럼 여겨지는 전월 실적 조건을 없앴다는 점이 특징이다. 쿠팡에서 이용금액의 2%를 적립해 주며, 쿠팡 외의 결제 건에 대해서도 0.2%를 적립해 준다. 본격적인 판매 일정에 맞춰 진행하는 추가적립 프로모션을 통해 2%(쿠팡 이용), 1%(쿠팡 외 가맹점 이용)를 추가로 적립해 준다.

 

◇ 'CJ vs 쿠팡' 대립 구도, 카드업계로 확대됐다는 의견도

 

햇반 납품단가 문제로 시작된 CJ와 쿠팡의 대립 전선이 카드업계로까지 넓어졌다는 시각도 있다. 제조업 강자인 CJ와 유통업 강자인 쿠팡이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부딪혔던 만큼, 이들의 갈등이 PLCC 대결 구도로까지 확대됐다는 것.

 

양 사의 대립은 지난해 11월 CJ제일제당의 '햇반' 납품단가를 두고 갈등을 빚으면서 시작됐다. 당시 CJ제일제당은 "쿠팡이 과도한 마진율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쿠팡 특은 "CJ제일제당이 공급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약속 물량의 절반만 공급했다”고 맞섰다. 이어 지난 7월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에 CJ올리브영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신고하며 한 차례 더 분쟁을 겪었다.

 

업계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PLCC를 출시하면서 지난해부터 이어진 양 사의 갈등이 카드업계로 번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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