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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급식에 이물질 나왔는데 한 달 동안 또 먹으라고요?”

수원소재 고교, 급식서 ‘이물질’ 나왔어도 4월 한 달간 업체 유지
비닐, 돌, 플라스틱 등 이물질 급식으로 수원시 해당 업체에 ‘행정처분’
도교육청, “행정절차 상 한 달여 소요되는 것은 어쩔 수 없어”
학부모, “학생들 구토 등 트라우마 호소 및 불안감 가중되는 상황”

 

수원 소재 한 외국어고등학교 급식에서 이물질이 지속적으로 발견된 가운데 정작 해당 학생들은 이물질 급식을 배급한 업체를 한 달 동안 이용해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새학기부터 여러 차례 이물질이 검출돼 해당 업체는 시에 행정처분까지 받았으나, 학교 측은 업체변경 시기까지 대안을 마련하지 못해 학생들은 구토 등 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4일 경기신문 취재에 따르면 수원 소재 한 외국어고등학교에서는 새학기가 시작하면서부터 3월 한 달 간 약 6차례 이상에 걸쳐 급식에서 이물질이 발견됐다.

 

해당 학교는 현재 급식실이 공사 중인 관계로 외부 업체를 통해 급식을 해결하는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발견된 이물질은 플라스틱, 비닐, 벌레, 돌, 머리카락 등 다양한 종류로 검출됐으며 학생들은 구토를 하거나 군것질로 식사를 대신하는 등 건강상의 불편까지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 측은 급식에서 처음 이물질이 검출된 지난달 8일 급식 업체를 바꿔야 한다고 했으나 학교는 지난달 14일 업체 변경이 아닌 급식업체에 ‘개선 관련 답변서’만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학부모 측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25일, 27일 등 여러 차례에 걸쳐 또 다시 이물질이 검출되자 그제야 학교는 학부모 대책 회의를 열고 업체와의 계약을 해지 통지했다.

 

문제는 지금 당장 계약을 해지해도 업체 변경이 한 달 가량 소요돼 학생들은 세 끼 급식에 이물질이 나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며 ‘울며 겨자먹기’로 식사를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는 행정절차상 업체 변경을 하는 기간은 최소 한 달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또 학교장, 교감, 행정실장 등 학교 관계자 3명과 학부모회 임원 6명은 긴급 회의를 열어 한 달 간 같은 업체를 이용하는 것에 대해 찬성했다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전체 인원(600여 명)의 절반에 가까운 270여 명의 학부모들은 반대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대 입장인 학부모 A씨는 “일반인도 밖에서 음식을 먹을 때 이물질이 나오면 안 먹는데, 학생들은 선택지가 없어 비닐과 플라스틱이 나오는 급식을 먹어야 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이 상태에서 한 달을 버티라니 방법을 찾아야 하는 거 아닌가”고 토로했다.

 

또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제 급식에서 이물질이 나와도 말을 안 하는 분위기라고 한다”며 “아무리 얘기해도 해결되지 않아 체념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현재 도교육청은 수원시와 함께 해당 학교에 방문해 상황을 점검하고 업체에 대한 행정처분을 내린 상태다. 

 

다만 한 달 동안 같은 업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과반수로 한 달 동안 같은 업체를 이용하는 것에 대해 찬성했고, 학교 측도 업체변경을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다”며 “다만 곧바로 업체를 바꾸기에는 입찰 기간 소요 등 행정적 문제 때문에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학교 측은 경기신문과의 통화에서 “학부모들과 충분히 상의를 거쳐 진행했으니 더 할 말이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 경기신문 = 이보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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