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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이런 데서 뭘 읽어요”…방치된 야외 도서관에 독서할 맛 ‘뚝’

광교중앙역 등 야외에 설치된 도서관 관리 부실
파손도서 많고 철지난 공공기관 홍보물만 잔뜩
수원시, “빠른시일 내로 책 보충하고 정비할 것”

 

“진짜 이걸 도서관이랍시고 만든 건가요?”

 

‘도서관의 날’(12일)을 맞은 가운데 지자체가 설치한 야외 도서관들이 파손도서 방치 등 관리 부실로 제 역할을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1일 오전 광교호수공원 원천호수길 앞, 낡은 공중전화 부스가 벤치 옆에 놓여 있었다.

 

해당 부스는 상단에는 ‘생각하는 작은 도서관’, ‘빨간 책꽃이’라는 명칭이 쓰여 있었고 외관은 붉은 칠이 군데군데 벗겨져 있었다.

 

부스 내부로 들어가 보니 파손도서가 ‘진열됐다’고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마구잡이로 흐트러진 채 놓여 있었다.

 

 

책 중에는 책장이 찢어져 흐름이 끊긴 소설책도 있었고, 아이들의 손때가 그대로 묻은 채 너저분하게 오염된 동화책도 있었다.

 

이날 날씨는 약 20도로, 부스 안에 10여 분만 머물러도 환기가 잘 되지 않아 숨이 턱턱 막히는 실정이었다.

 

해당 부스는 신대호수 인근에도 두 개 더 위치했고 마찬가지로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날 오후 광교중앙역 지하1층 버스정류장, 벤치 옆 코너에 ‘광교북카페’ 라고 적힌 약 130cm 높이의 책장이 놓여 있었다.

 

해당 책장은 광교1동 주민센터에서 마련했으며, 책을 자유롭게 빌려본 후 다시 반납해달라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하지만 안내문의 멘트가 무색하게 책장은 절반 이상 비어 있었고, 지난해 3월에 경기도의회에서 출간한 홍보책자 등 일반도서보다는 대부분 찢겨진 기관홍보물 뿐이었다.

 

 

광교중앙역 지하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 김형태 씨(가명, 45)는 “여기서 도대체 무슨 책을 읽으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철 지난 도의회 책자 읽으면서 버스를 기다릴 바엔 ‘멍 때리는’ 게 나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광교호수공원에 산책 나온 조민주 씨(가명, 42)도 “의자도 없는 공중전화 부스를 도서관이라고 만든 거냐”며 “곧 여름인데 안에 조금만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히겠다. 전시행정의 끝판왕”이라고 황당함을 드러냈다.

 

시 관계자는 전화부스 형태의 도서관에 대해 “관리가 안 돼 있다는 민원이 들어와서 이번주에 수원시 각 도서관에 남는 도서를 보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며 “빠른 시일 내로 새로운 책을 다시 보충하고 추가 정비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교1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광교중앙역 책장에 대해 “주기적으로 책을 보충하고 있는데 갖다놓는 책에 비해 돌아오는 책이 적다는 어려움이 있다”며 “새마을문고에서 기부 받은 책으로만 보충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실정”이라고 해명했다.

 

[ 경기신문 = 이보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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