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투자증권에서 발생한 1300억 원 규모의 상장지수펀드(ETF) 선물 매매 운용 손실과 관련해 김상태 사장이 직접 사과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에 따라 신한투자증권은 사장 직속 비상대책반을 공식 가동하기로 했다.
김 사장은 지난 14일 오전 회사 내부망에 올린 글을 통해 "지난주 금요일 공시와 언론을 통해 접하신 충격적인 소식에 대해 CEO로서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며 "CEO로서 제 자신을 반성하고 책임을 크게 통감한다"고 전했다.
또한 "본 위기상황을 수습하고 대책을 마련해 실행하는데 최우선으로 집중하겠다"며 "오늘부터 '비상대책반'을 공식적·체계적으로 가동해 사실 관계와 원인 파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 신한투자증권은 ETF 유동성공급자(LP) 업무 목적과 무관한 선물 매매로 1300억 원의 추정 손실이 일어났다고 공시한 바 있다. 지난 8월 2일부터 이달 10일 사이 직원이 운용 목적을 벗어난 장내 선물 매매로 큰 손실이 발생했으며, 허위 스왑거래가 등록됐던 사실을 발견했다는 것. 문제를 일으킨 법인선물옵션부 부서장과 과장은 현재 대기발령 조치가 된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은 지난 15일 신한투자증권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했으며, 업계 현황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26개 증권사와 주요 자산운용사의 파생상품 거래와 관련, 전수점검에 들어갔다.
김 사장은 "지난 8월 초 ETF LP 업무를 수행하는 법인선물옵션부에서 본래 목적과 허용된 범위를 넘어서는 장내선물 매매가 있었고, 당시 시장의 급락 상황 속에서 대규모 매매손실이 발생했다"며 "이러한 손실을 감추고자 관련 내용을 손익 집계 및 보고에서 누락했고, 이를 위한 반대 포지션 스왑 거래를 허위로 등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누락된 손실과 허위 스왑 포지션은 지난달 기준 분기 결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견됐고 손실 규모는 세전 13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부연했다.
그는 "현재 진상조사가 진행 중이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관계도 여전히 존재한다"며 "모든 것이 명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의 추론과 억측은 불필요한 오해를 키우고 조직 내부의 갈등은 물론 고객에게 혼란과 실망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비상대책반을 통해) 사실관계와 원인 파악이 명확해지면 여러 방법을 통해 임직원과 소통하겠다"며 "임직원 여러분은 흔들리지 말고 현재의 자리에서 각자의 역할과 소임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