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이후 최초 K리그2 우승 및 K리그1 승격을 확정 지은 FC안양의 유병훈 감독이 "쓰러질듯 쓰러지지 않는 좀비처럼 계속 나아가 1부 리그 6강에 합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유감독은 7일 서울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열린 FC안양 K리그2 우승 및 승격 기자회견에서 "꿈을 꾸는 것 같고 안양의 염원을 이룰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감독은 "안양이 처음 1부 리그에 올라가는 만큼 다시 도전자 정신으로 임하겠다. 또 1부 리그에 가서는 리그 6강(상위 스플릿) 안에 들겠다"며 약속을 지키는 감독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유 감독은 올시즌 안양을 우승까지 이끌었던 주 원동력에 대해 아이러니하게도 '초보감독' 딱지 덕분이었다고 입을 열었다.

또 "시즌 초반 초보감독이라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그게 오히려 동기부여가 됐다"며 "감독 취임 직후 선수들의 실력 파악과 동계 훈련을 착실하게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올시즌 커리어 사상 처음으로 감독직을 맡게된 그는 FC안양 창단 당시부터 함께 했던 원년멤버이기도 하다.

지난 2023시즌까지 FC안양 수석코치로서 이우형 전 안양 감독을 보좌하다 올시즌 7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베테랑 코치로서의 경험은 "코치로서 많은 감독들을 만나고 함께 일하면서 나름대로 메모하고 선수를 대할 때 필요한 부분을 체크해왔다"는 유 감독의 말처럼 초보 사령탑으로서 팀을 이끄는데 큰 도움이 됐다.
  
그렇게 팀을 리그 우승까지 이끈 유 감독은 그럼에도 팀에 아직 보완할 점이 많다고 자평했다. 

유 감독은 지난 시즌 실점이 잦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고자 올시즌 수비에 치중한 안정적인 플레이를 추구했으나 득점면에서는 뒤쳐진 것이 사실이라며 다음 시즌에는 "수비와 공격의 접점을 찾아 득점을 많이 올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외국인 선수 영입과 관련해서도 유 감독은 "현재 팀에는 중앙 공격수 자리에 확실한 용병이 필요하다"면서 "또 1부에 올라가면 강한 공격수들이 많기 때문에 이를 방어할 수 있는 중앙수비수에도 용병이 필요할 것 같다"고 전력 보강을 예고했다. 

이밖에 기자회견에서는 FC안양 이창용과 김동진도 함께 자리해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창용은 "개인적으로 30라운드부터 부상때문에 마지막까지 함께 하지 못해 아쉽지만 축구는 팀스포츠이기 때문에 안양의 역사에 제 이름을 올릴 수 있어서 기쁘다"고 전했다.

김동진 역시 "2부에서 우승하고 이렇게 주목받으니 정말 감사하다"며 "안양 팬들에게 약속한 승격을 이루게 돼 팬들과 함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기자회견 내내 유 감독과 두 선수는 입을 모아 틈틈이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도 전했다. 

유 감독은 "제가 11년 동안 안양을 지켰다면 팬들은 21년의 역사로 안양을 지켰다"며 "내년 1부 리그는 팬들의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창용은 "안양에 와서 가장 큰 자랑거리가 제게 사랑을 주신 팬들이다"라며 "항상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다"라고 전했다. 

김동진 역시 "안양은 팬들과의 스킨십이 잘 활성화 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가끔은 가족 같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이건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