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아파트 청약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높은 금리와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수요가 급감하면서 청약 경쟁률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31일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의 2020~2024년 민간 분양아파트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일반 분양 아파트 11만 5102가구 중 1순위 마감에 성공한 곳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5만 2403가구(45.5%)에 그쳤다. 이는 2020년 대비 30%p 감소한 수치로,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과거 청약 시장에서 '불패 신화'를 써왔던 대형 건설사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대우건설의 '상인 푸르지오 센터파크'와 '인하대역 푸르지오 에듀포레'는 각각 0.03대 1, 0.52대 1의 초저경쟁률로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e편한세상’과 ‘롯데캐슬’도 마찬가지다. 11월 롯데건설이 울산광역시에서 공급한 ‘번영로 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와 DL이엔씨의 ‘e편한세상 동인천 베어프런트’는 각 0.39대 1과 0.34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그리고 12월에 부산 서구에서 공급한 ‘e편한세상 송도 더퍼스트비치’ 역시 189세대 모집에 53명만 1순위 청약을 하는 등 심각한 미달 사태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96.2%라는 높은 1순위 마감률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다. 올해 서울에서 일반공급한 5,261세대 중 ‘포제스 한강’과 ‘서울원 아이파크’의 일부 대형 타입과 ‘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 74A 타입을 제외하고는 모든 단지가 1순위에서 모집세대를 채웠다. 그 뒤로는 경북이 일반공급 2062세대 중 82.3%를 1순위에 마감했고, 충북(73.0%), 제주(72.7%), 충남(58.4%), 대전(53.2%), 전북(51.8%)이 1순위 마감 비율 절반을 넘겼다.
김선아 리얼하우스 분석팀장은 “올해 청약시장은 강화된 대출 규제와 경기 침체 등의 요인으로 수요자들의 심리가 위축되면서 1순위 마감 비율이 급격히 감소했다“며 “탄핵 정국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내년 7월 DSR3단계 시행도 예정돼 있어 수요자들의 선별 청약 양상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