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오전 9시 50분께 경기 안성시 산평리 세종포천고속도로 세종~안성 구간 공사 현장에서 교량 상판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로 인해 작업자 4명이 사망하고 5명이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1명은 경상을 입고 치료 중이다.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장비 99대와 인원 297명을 투입해 구조 작업을 벌였다.
사고는 교각을 연결하던 상판 4~5개가 약 52m 높이에서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사고 현장은 시멘트와 철근 등 붕괴된 상판 잔해로 아수라장이 됐다. 교각 위에는 작업자 안전을 위해 설치된 철제 울타리가 무너진 상판과 충돌해 휘어 있었으며, 상판을 설치하는 데 사용된 런처 장비도 휜 채로 아슬아슬하게 놓여 있다.
사고 현장에서 불과 수 미터 떨어진 곳에는 신평리 주민들의 민가가 위치해 있었으나, 다행히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다. 주민 김영식 씨(82·가명)는 “아내와 외출 준비를 하던 중 갑자기 쿵 하는 굉음이 들렸다. 급히 나가 보니 어제까지 멀쩡했던 다리가 사라져 있었다”며 “생전 들어본 적 없는 소리와 함께 땅이 흔들려 지진이라도 난 줄 알았다”고 말했다.
신기봉 씨(75·가명)도 “땅이 울리고 흰 먼지가 자욱했다. 매일 아침부터 작업자들이 나와 일하던 곳이라 피해가 클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사고 원인으로 런처 장비 문제를 지목했다. 이지영 씨(58·가명)는 “어제와 달리 상판을 놓는 장비(런처)가 파손된 것 같다”며 “상판과 장비가 충돌해 사고가 난 것이 아닌가 싶다. 장비가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과 소방당국은 추가 붕괴와 건설 자재 낙하 등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사고 현장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교각 위에 남아 있는 런처 장비가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으며,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 중”이라고 밝혔다.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이번 사고로 인해 소중한 생명을 잃고 부상을 입은 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조속한 현장 수습과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기관과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고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며,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