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지역 중학교에서 각 학교 일진회들간 패싸움이 벌어져 학생들의 고막이 파열되고 코뼈가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학교나 교육청이 경찰의 수사가 있기 전까지 모르고 있었던 사실이 드러나 학교폭력 예방 및 관리에 헛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피해학생들은 보복이 두렵고 학교에 신고하더라도 별 도움이 안된다는 생각에 학교에는 피해사실을 알리지 않는 등 학생들이 학교를 신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8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3시30분께 시흥 A중학교 일진회 강모(16)군 등 26명이 하교중이던 시흥 B중학교 일진회 정모(16)군 등 6명을 인근 공원으로 데려가 주먹과 발로 4시간 가량 집단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정군은 고막이 파열되고 코뼈가 부러지는 등 큰 상처를 입었고 나머지 5명의 학생도 각각 전치 2주 가량의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피해학생들은 학교에 폭행사실을 알리더라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학교에는 "하교중에 깡패를 만나 폭행당했다"고 거짓말을 했고 학교는 학생들의 말만 믿고 대수롭지 않은 일로 치부했다.
결국 경찰의 수사가 없었다면 학생들간의 폭행사건은 아무도 모른채 잊혀질 뻔 한 것이다.
현재 도교육청은 지난해부터 폭력없는 학교 만들기 운동을 전개하며 학교폭력이 발생할 경우 언제(When), 어디서나(Where), 누구에든지(Whom) 신고할 수 있는 3W운동을 벌이며 도내 모든 초.중.고등학교에 학교폭력 신고함을 한 학교당 3개씩 설치하고 학교폭력전담교사도 배치했다.
그러나 올해들어 3W 신고함을 통한 학교폭력 신고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번 사건의 피해학생들은 폭행사실을 신고하더라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폭행사실을 신고하지 않았고 이는 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신뢰가 매우 위태롭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에대해 교육계 관계자는 "도교육청이 폭력없는 학교만들기를 위해 예방활동, 3W운동, 재교육 및 적응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발해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학생들이 학교를 믿지 못하고 불신하는 것 같다"며 "학생들이 학교와 교육청을 믿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 보완 및 계발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학교폭력과 관련해 도내 학교에서는 모두 1천455명의 학생이 징계를 받아 하루 평균 3.8명이 징계를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