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 병상 생활과 힘겨운 치료 과정에 지친 소아암 환아들과 가족들에게 특별한 하루가 찾아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암정보교육센터가 어린이날 주간에 맞춰 ‘우리 함께 반짝이는 날’ 행사를 열고, 100여 명의 아이들과 보호자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과 따뜻한 위로를 선물했다고 13일 밝혔다.
10일 진행된 이번 행사는, 장기간 치료 과정에서 학교와 친구 관계가 단절되며 외로움과 불안감을 겪기 쉽는 소아암 환자들을 위한 자리다. 병원 관계자는 "환자는 물론 보호자들 역시 함께 고통을 나누며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들이 병원이라는 공간에서 벗어나 또래와 교류하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고, 가족 모두가 잠시나마 치료의 고통을 잊고 함께 웃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행사장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채로운 놀이 공간으로 변신했다. 캘리그라피로 예쁜 글씨를 배우고, 풍선아트로 형형색색의 동물들을 만들고, 캐리커처로 서로의 얼굴을 익살스럽게 그려주며 웃음꽃을 피웠다. 가족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레크리에이션 시간에는 신나는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며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날려버렸다.
아이들이 신나는 활동에 집중하는 동안, 보호자들을 위한 특별한 시간도 마련됐다. 소아청소년과 최형수 교수가 나선 ‘소아암 환아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TIP’ 토크 콘서트에서는 학교생활에서의 주의사항, 건강한 식습관, 예방접종 방법 등 보호자들이 실질적으로 궁금해하는 정보들이 오갔다. 지친 마음을 위로받고 자녀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유용한 정보를 얻어가는 소중한 소통의 시간이었다.
같은 시간, 아이들은 직접 키링을 만들며 손재주를 뽐내고, 미술치료를 통해 자유롭게 속마음을 표현했으며, 인기 아이돌 춤을 따라 추는 방송댄스 시간에는 숨겨왔던 끼와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했다. 또래 친구들과 함께 땀 흘리고 웃으며 치료 과정에서 쌓인 긴장과 불안을 해소하는 의미있는 교류의 장이 펼쳐졌다.
특히 오랜 치료 과정을 씩씩하게 이겨낸 아이들에게는 ‘빛나는 어린이상’이 수여됐다. 어려운 시간을 잘 버텨낸 스스로가 얼마나 소중하고 빛나는 존재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는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였다.
분당서울대병원 최형수 교수는 “이번 행사가 치료의 무게를 견디는 가족들에게 잠시나마 숨통을 트이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시간이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아이들 스스로 자신이 소중한 존재임을 느끼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정서적 지지와 다양한 놀이·경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분당서울대병원 암정보교육센터는 암 환자와 가족들이 정확한 정보를 얻고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교육, 상담, 자조모임 등 다각적인 지원 활동을 펼치며 지역 사회의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 경기신문 = 김정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