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인명 사고 여파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외식업계 전반에 빵 공급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주요 프랜차이즈들이 불안정한 공급 상황에 대비해 발 빠르게 대체 공급선 확보에 나섰다.
2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SPC삼립에서 버거 번(햄버거용 빵)을 공급받는 프랜차이즈들이 제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장 재가동 시점조차 불투명한 상황에서 일선 매장의 일부 인기 메뉴가 품절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는 현재 일부 매장에서 ‘리아 불고기’와 ‘리아 새우’ 등 대표 메뉴가 일시 품절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 롯데GRS 관계자는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거래처인 롯데웰푸드 등으로부터 빵 추가 공급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롯데GRS는 SPC삼립 외에도 복수의 납품처와 거래 중이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노브랜드버거’는 지난주부터 공급받는 번 수량이 10~15% 줄어들면서 직영점 5곳의 영업을 일시 중단했다. 회사 측은 “가맹점 공급을 우선하고 있으며, 추가 공급처 확보와 자체 생산 등 다양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패밀리레스토랑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표 사이드 메뉴였던 ‘부시맨 브레드’ 공급이 끊기자 일부 매장은 통감자나 감자튀김 등 다른 메뉴로 대체하고 있다. 아웃백 관계자는 “빵 수급 안정을 위해 새로운 납품처 확보에 나섰다”고 밝혔다.
맘스터치 역시 공급선 다변화에 나선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SPC 외에도 일부 중소업체에서 번을 받고 있다”며 “공급 안정화와 차질 방지를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거킹도 매장별로 일부 메뉴가 하루 1~2시간가량 품절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 실시간으로 번 수급 상황을 점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편의점 업계 역시 비상이 걸렸다. SPC삼립은 지난달 29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협의해 ‘KBO빵’의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이에 따라 해당 제품을 공급받는 편의점들도 대비책을 내놨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PB(자체 브랜드) 제품이나 롯데웰푸드 상품 등으로 대체 운영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고 밝혔다. GS25는 “단독 베이커리 제품의 수요가 많은 만큼, 중소 제빵업체와 협력을 더욱 강화해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공급망 리스크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금 일깨운 계기”라며 “향후에도 유사한 상황이 반복될 수 있는 만큼, 공급선 분산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