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양구가 구민 의견 수렴을 위한 설문조사 ‘소통박스’를 진행하면서 아직 결정되지 않은 ‘계양테크노밸리·박촌역 철도연결 추진’ 항목을 넣어 물의를 빚고 있다.
박촌역 연결을 원하는 주민들과 (가칭)도첨역 연결을 주민들 사이에 갈등을 부추긴 셈이다.
박촌 연장 범구민 추진위원회는 서울2호선 대장·홍대선을 박촌역으로 연결하는 안을 요구하고 있다. 구도 같은 입장이다.
반면 계양 A2·A3 입주예정자협의회는 도첨역 연결을 주장하고 있다. 인천시도 도첨역 연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렇게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구는 지난 4월 14일부터 5일간 ‘계양구 주요 구정성과 및 중점 추진사업 설문조사’인 소통박스를 진행했다.
‘향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업’이란 질문에는 박촌역 연결안만 선택지에 포함했다. 도첨역 연결안 내용은 없었다.
조사 결과 박촌역 연결안이 31.9%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에 계양 A2·A3 입주예정자협의회는 “계양구의 설문조사 선택지에 도첨역은 없고 박촌역만 있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사람들에게 박촌역으로 결정됐다고 착각하거나 여론이 호도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구 관계자는 “소통박스 선택지를 만들 때 의도를 가지고 한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민민 갈등은 구와 시 사이 갈등으로도 확대됐다.
당초 구는 지난 2023년 자체 타당성 용역을 통해 박촌역 연장안의 비용편익분석(B/C) 값이 0.81로 도시첨단산업단지 연장안의 B/C값 0.66에 비해 높았다고 발표했다.
시는 계양테크노밸리의 도시첨단산업단지에 1단계로 도첨역, 2단계로 계양역을 연결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도시첨단산단 활성화와 신도시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광역교통체계 확충이 필수적이며 이에 따라 대장·홍대선을 계양역까지 연장하는 것이 최적의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는 지난 2022년 B/C 값을 조사했으나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국주택공사(LH) 조사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 경기신문 / 인천 = 이기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