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두 번째로 열린 '스팀 넥스트 페스트(SNF)'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국산 게임이 최다 플레이 게임 상위권에 대거 입성하며 K게임의 저력을 글로벌 시장에 증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한국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 공략을 목표로 신작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국산 게임의 글로벌 흥행 청신호가 켜졌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이 주최하는 SNF 2025가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됐다. 스팀은 통상 매년 3회에 걸쳐 SNF를 개최해왔다. SNF는 2월, 6월, 10월에 진행되며, 이번 행사는 올해 두 번째로 개최된 SNF다. 이번 SNF에서는 총 2400개 이상의 게임 데모가 공개되며 게임 마니아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스팀은 SNF 폐막 후 '가장 많이 플레이 된 데모(Most-Played Demos)' 상위 50개 리스트를 공개한다. 이번 SNF에서 가장 많이 플레이 된 데모 1위엔 넥슨의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빈딕투스)'가 이름을 올렸다.
빈딕투스는 넥슨 자회사 CAG 스튜디오가 개발중인 액션 RPG로, 넥슨의 대표 IP인 마비노기 영웅전(마영전)의 세계관과 액션을 계승한 작품이다. 넥슨은 SNF 기간에 맞춰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글로벌 이용자를 대상으로 빈딕투스 알파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에서 신규 캐릭터 2종, 보스 전투, 멀티플레이 레이드, 펠로우 시스템 등을 공개했다.

이어 크래프톤 산하 렐루게임즈의 '미메시스'가 4위를 기록했다. 미메시스는 AI 기반 4인 협동 공포 게임이다. 게임 스토리 진행에 등장하는 NPC들이 AI를 기반으로 제작돼 플레이어의 말과 행동을 그대로 모방해 게임 몰입감 및 긴장감을 높인다.
렐루게임즈는 AI를 게임 개발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행보를 보여온 곳이다. 게임 내 이용자와 AI간의 수준 높은 상호작용을 의도해 게임성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대표작으로 언 커버 더 스모킹건, 마법소녀 즈큥도큥 등이 있다.

6위엔 넷마블의 '나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오버드라이브'가 올랐다. 모바일 등에서 큰 인기를 얻은 '나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IP를 활용한 게임으로, 최대 4명이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협력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한국 게임사의 신작들이 스팀 상위권에 랭크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게임사들의 글로벌향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부분의 글로벌 게임 이용자들이 스팀을 통해 게임을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팀은 지속적으로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고, 사실상 게임 플랫폼에서 독점적 위치를 갖췄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흥행 등용문'으로 인식한다. 이번에 스팀에서 낸 성과가 정식 출시 이후에도 긍정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게임은 스팀으로 통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스팀은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확고한 플랫폼 지위를 갖췄다. 스팀에서 한국 게임이 화제가 됐다는 것은 아시아권을 넘어서 북미·유럽 등 다양한 지역의 게임 이용자들을 끌어들였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SNF 랭크인 기업 뿐 아니라 시프트업, 네오위즈 등 많은 한국 게임사들이 스팀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은 K게임의 글로벌 경쟁력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