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이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 개발자 행사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exon Developers Conference, 이하 NDC)’가 24일 경기 성남시 판교 넥슨 사옥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개막했다. 오는 26일까지 3일간 열리는 이번 행사는 6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재개돼 게임업계 관계자들과 참관객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 더 크고 다양해졌다...6년 만에 돌아온 오프라인 NDC
NDC는 2007년 사내 발표회로 시작해 2011년부터 외부 행사로 확대됐다. 이후 매년 규모를 키우며 게임 산업 종사자 간 인사이트를 나누는 대표 개발자 컨퍼런스로 자리매김했다. 2025년 행사는 2019년 이후 처음으로 현장 중심으로 열려 참관 인원이 다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당시 마지막 오프라인 NDC에는 2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한 바 있다.
올해 NDC는 총 10개 분야에서 49개 세션이 진행된다. 게임기획, 프로그래밍, 비주얼아트·사운드, 프로덕션·운영,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블록체인, 커리어, 사업·경영 전략 등 기존 주제는 물론, 새롭게 신설된 ‘IP’ 세션도 포함됐다. 넥슨의 대표 지식재산권(IP) 전략과 방향성이 공개될 예정으로, 산업계 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행사 참여자들은 기간동안 자유롭게 원하는 세션을 선택해 들을 수 있으며, 방문객들을 위한 부대행사와 현장 이벤트도 준비된다.
이정헌 넥슨재팬 대표는 "올해 NDC부터 IP분야 세션을 신설했으며, 주요 IP 주제를 포함해 10개 분야 49개 세션을 준비했다"면서 "데이터분석,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다양한 기술을 주제로 한 세션도 만나보실 수 있다"고 말했다.

◇ 이정헌 대표, '재밌는 게임' 만들기 집중..."의미 있는 나눔의 시간 되길"
이정헌 넥슨재팬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개회식 환영사에서 “게임 산업은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환경과 소비자 기대 속에서 도전을 마주하고 있다”며 “게임의 본질은 재미이며, 넥슨이 다양한 IP와 라이브 서비스를 만들 수 있었던 것도 이 재미에 집중해온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NDC가 산업의 흐름을 짚고, 게임이 가진 위로와 즐거움의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게임 산업은 글로벌 시장의 성장 정체, 소수 대형 IP 중심의 재편, 생성형 AI와 웹3,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 확대 등 복합적인 흐름 속에서 기술적·창의적 전환점을 맞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NDC는 기술과 콘텐츠, 경영 전략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논의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 "빅 플레이어는 빅게임을 만들어야 한다"
환영사에 이어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의 기조연설이 이어졌다. 격화된 글로벌 게임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빅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박 대표에 따르면 게임 시장은 과거 개척과 확장의 시대를 넘어 포화의 시대, 성장 둔화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빅플레이어로 불리는 글로벌 대형 게임사들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신작 게임을 선보이고 있지만, 시장의 성장세는 제한적이다. 새로운 게임의 흥행은 드물고, 10년 이상 된 장수 게임이 여전히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PC온라인, 모바일, 패키지 등 게임 산업 전반에서 뚜렷하게 관측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게임 산업 경쟁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빅게임'을 만드는 것이라고 박 대표는 주장한다.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견줄만한 규모와 퀄리티를 갖춘 게임이라는 의미다. 최근 PC 패키지와 온라인 게임 간 경계가 모호해진 가운데, 풍부한 라이브 서비스 역량을 갖춘 넥슨이 웰메이드 게임을 만들어 내놓는다면 분명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박 대표는 넥슨이 글로벌 빅게임 시장에서 라이브 서비스 강점을 유지할 수 있기간은 몇 년 뿐이라고 예측했다. 넥슨의 글로벌 빅게임 시장 진입에 타임 데드라인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산적한 문제를 최대한 빠르게 풀어내고 앞으로 나아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빅게임을 만드는 데 있어 현재의 우리 상황은 '노운 언노운(Known Unknowns)'이다. 문제는 알지만 해답은 모른다는 뜻"이라면서 "우리의 성장을 위해선 문제를 해결하고 빅게임 시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번 NDC 2025에서 많은 분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도전의 해법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강연도 듣고 이벤트도 즐기자...NDC 현장 행사 'Stories We Share'
넥슨은 이번 NDC 기간 동안 참가자 및 일반 방문객들을 위한 부대 행사 ‘Stories We Share’를 판교 사옥과 경기창조혁신센터에서 운영한다. 전시, 체험, 음악, 캐릭터, 이벤트 등이 어우러진 이 프로그램은 넥슨의 대표 IP를 중심으로 구성돼 게임 팬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전시장에서는 ‘던전앤파이터’, ‘마비노기’, ‘메이플스토리’, ‘프라시아 전기’ 등 주요 타이틀의 기획자 및 디렉터 인터뷰 영상이 상영되며, 넥슨의 라이브 서비스 운영 현황과 IP 확장 전략도 공개된다. BGM 감상존에서는 다양한 넥슨 게임 음악을 헤드셋으로 들을 수 있으며, OST 밴드 및 오케스트라 공연도 현장에서 펼쳐진다.

이외에도 게임 캐릭터와의 포토존, 캐릭터 그리팅 이벤트, 하루 3회 진행되는 넥슨 퀴즈 이벤트 등이 마련돼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정답자에게는 특별한 경품도 제공된다.
NDC는 단순한 기업행사를 넘어 게임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하고, 개발자 간의 통찰과 경험을 나누는 지식 교류의 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넥슨은 앞으로도 NDC를 통해 게임 생태계의 발전과 지속 가능한 창작 환경 조성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