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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시화공장 사망사고' 사고 기계 윤활유 장치 '고장'…또 인재(人災)인가

스파이럴 냉각 컨베이어 윤활유 분사장치 구실 못해
결국 기계로 기어들어가야…안전장치도 없던 상황

 

지난달 19일 시흥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윤활 작업을 하던 작업자가 기계에 끼여 숨진 사건 관련 해당 기계의 윤활류 자동분사장치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던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사측이 사람이 기계 안으로 들어가 윤활유를 뿌리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해 인명피해를 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고 기계인 '스파이럴 냉각 컨베이어'에 대해 "네트 양 끝 부위(컨베이어 벨트의 양 측면)에 오일 도포가 어려운 상태로 보인다"는 취지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스파이럴 냉각 컨베이어는 3.5m 높이의 타원형으로 된 기계로, 갓 만들어져 나온 뜨거운 상태의 빵을 컨베이어 벨트로 실어 나르며 식히는 역할을 한다.

 

이 기계에는 컨베이어 벨트의 원활한 작동을 위해 윤활유를 뿌려주는 자동분사장치가 설치돼 있지만 이번에 사고가 난 기계의 자동분사장치는 제구실을 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감식에 참여했던 한 수사기관 관계자는 "자동분사장치에서 뿌려진 윤활유가 주요 구동 부위, 즉 컨베이어 벨트 끝 쪽의 톱니바퀴 부분에 닿아야 하는데, 오일 호스는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자동분사장치가 없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태이다 보니 작업자가 직접 기계 안쪽으로 들어가 윤활유를 뿌리는 일을 해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사망 작업자는 윤활유 용기를 들고 기계 밑으로 기어가듯 안쪽으로 들어가 내부의 좁은 공간에서 윤활 작업을 하다가 회전체와 지지대 사이에 몸이 끼어 숨진 채 발견됐다. 아울러 국과수 검정 결과 기계에 사람이 진입하면 자동으로 멈추는 안전장치는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시흥 SPC삼립 시화공장 측은 사망 작업자를 사지에 내몰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SPC 관계자는 "사고 기계의 자동분사장치가 작동한 것으로 확인된다"며 "현장 감식 당시에는 사고로 인해 설비가 일부 파손돼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을 수 있어 공식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9일 오전 3시쯤 SPC 삼립 시화공장에서 컨베이어 벨트에 윤활유를 뿌리는 일을 하던 작업자 50대 A씨가 컨베이어에 상반신이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뜨거운 빵을 식히는 작업 과정에서 제품이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이동하는데, A씨는 벨트가 잘 돌아가도록 윤활 작업을 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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