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평가를 통한 내신 위주 대학입시제도에 반대하는 고교생들의 촛불집회 및 자살학생 추모제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앞에서 개최됐다.
그러나 수천명 이상의 학생들이 집결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일반인 50여명을 포함해 400여명이 참석했으며 차분히 진행된 집회는 오후 8시20분께 끝났고 부산, 대전 등 타 지역에서는 집회가 열리지 않았다.
이날 광화문에서 `학교교육에 희생된 학생을 위한 추모제'를 주최한 사단법인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은 집회 참가 고교생들에게 설문지를 돌려 입시제도와 내신성적 등에 관한 의견을 받은 뒤 이를 수거해 교육부에 전달키로 했다.
친구와 함께 집회에 참석한 한 고교 1년생군은 "예고된 것과 같은 내신 등급제를 도입하려면 고교 등급제를 먼저 실시하든지 전국 고교를 통합해 평준화를 이룬뒤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피켓, 유인물, 플래카드 등을 들고 집회에 참석했으며 일부 학생들은 현장에 배치된 교사들의 눈길을 피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거나 유인물로 얼굴을 가리기도 했다.
이날 집회는 별다른 문제 없이 끝났으나 고교생들 사이에 `일부 고교의 중간고사가 끝나지 않았으니 집회를 1주일 미루자'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가 퍼진 적이 있고 오는 14일에는 사이버 단체 `두발제한폐지서명운동(nocut.idoo.net)'이 광화문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어서 관계 당국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한편 진보성향의 `학벌없는 사회 학생모임', `청소년 다함께' 등 학생 단체들은 추모장소 주변에서 내신 상대평가 반대, 대학 평준화, 수능 자격고사화 등의 주장을 담은 유인물을 배포했다.
한편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날 김진표 교육부총리 주재로 경기도교육감을 비롯해 서울ㆍ인천교육감과 행정자치부, 정보통신부, 경찰청 담당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교 1년생 촛불집회와 관련한 업무회의를 열었다.
교육부는 2008학년도 이후 새 대입제도는 교육의 중심을 학교 밖에서 학교 안으로 끌어들여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대학은 다양한 전형 기준으로 원하는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인 만큼 흔들림 없이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특히 대학, 고교 등이 참여하는 전국 순회 워크숍과 오는 12일 개최되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주요 대학 입학처장 회의 등을 통해 새 대입전형 계획을 가급적 빨리 발표하도록 협조 요청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