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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절망 앞 혼자가 아니야"…더 작은 순간 마주한 위로 '마트료시카 꺼내기'

송선미 시인, 10년 만에 새 동시집 출간
의미 있는 기다림이 환대의 공간으로 확장

 

◆ 마트료시카 꺼내기 / 송선미 / 상상 / 120쪽

 

“꽃길만 걷게 해 줄게요”

 

그런 약속일랑

하지 마세요

그럼 열매 길은요?

낙엽 길은요?

가지 길 뿌리 길 나무 길은요?

 

다만 꽃길을 걷게 해 주세요

 

당신과요

 

꽃이 지는 순간에도요 (마트료시카 꺼내기/'약속' 전문)

 

위로와 치유의 동시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송선미 시인이 10년 만에 새 동시집 '마트료시카 꺼내기'를 발간했다.

 

이번 동시집에서 송선미 시인은 꺼낼수록 더 작아지는 마트료시카 인형처럼 '더더더더 작은' 순간에 시선을 둔다. 

 

작은 세계에 집중하는 그의 시에서는 일상에서 흔히 지나치기 쉬운 사소한 사물들이 새롭고 의미 있는 존재로 다시 태어난다. 

 

작은 것을 들여다보는 기다림은 의미 있는 시간이 되고, 그로 이루어진 세계는 누구나 초대받을 수 있는 환대의 공간이 된다.

 

동시에 등장하는 작은 사물들은 독자의 기억을 자연스럽게 불러낸다. 

 

'빨간 풍선'에서는 '아빠'와 연결된 '빨간 풍선'이 등장하고, '인동꽃'에서는 '언니와 그때'와 '나 있는 여기'를 이어 주는 인동꽃이 모습을 드러낸다. 

 

또 '길게 이어지는 실'에서처럼 "실은/ 풀리고 길어지고 묶이고 이어지"듯, 누군가와 함께했던 기억은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운다. 

 

이러한 기억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한다.

 

송선미 시인의 시 세계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의 마음도 한층 단단해진다. 

 

시는 각자가 마주한 어둠의 벽 앞에서 다시 일어서는 법을 조용히 건넨다. 

 

'내 방으로 널 초대할게'에서 갑갑했던 우리의 벽 한구석에 그려지는 문처럼, 그의 동시는 답답한 마음에 작은 출구가 돼 준다.

 

사소하게 지나쳤던 것들을 다시 바라보게 하고, 그 안에 담긴 누군가와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 

 

'마트료시카 꺼내기'는 절망 앞에 홀로 서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우는 동시집이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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