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지고 깨고 태우며 비로소 완성되는 전시.
경기도자미술관이 멀리서 바라보고 글로만 이해했던 이전과 달리 오감으로 느끼는 기획전 '흙과 우리 사이에 놓인 것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완성된 결과물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관람객의 참여와 행위 속에서 변화를 맞이하고, 이를 통해 완성되는 과정까지를 예술로 정의한다.
전시에서는 국내외 작가 10명이 참여해 설치작품 14점을 소개한다.
입구에 들어서자 보이는 그물 형태의 도자 작품. 이는 네덜란드 작가 세실 켐페링크의 작품들로 고온에 구울수록 단단해지는 도자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그 뒤로는 포레스트 가드의 작품 '빨래'가 등장한다. 마치 코인 세탁방을 옮겨놓은 듯한 전시는 양말 형태의 도자기를 세탁기 문으로 집어던지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
빨래방을 지나 뒤로 이동하면 홍근영의 작품 세계가 펼쳐진다. 그의 '타오르지 못하고 소멸하지 않는 것들에 관하여'는 손으로 느껴보는 작품이다.
사람의 얼굴, 양 면의 존재, 생명의 신비 등 다양한 조형물들은 11점의 모뉴먼트들로 구성돼 있다.
모뉴먼트는 개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기념물로, 과거와 미래의 얼굴이 공존하는 작품들은 흙이라는 존재를 완전하게 탈바꿈했다.
작품과 관련한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도 전해진다. 임신한 여성의 형태를 한 조형물이 있는데, 작가가 해당 작품을 제작하던 시기에 실제로 쌍둥이를 임신하게 되면서 작품에는 간절한 소망이 함께 담겼다.
정성과 시간이 담긴 작품도 있다. 이어지는 정나영의 '부화의 조건'은 주먹 형태의 도자기로 도자기 계란을 내리쳐 깨뜨린다.
그 속에는 감성적이고 따뜻한 메시지가 들어있는데, 사실 이는 AI가 작성한 것이다. 이에 작가는 관람객들에게 이를 인지하기 전 후의 감정과 인식의 차이에 대한 고민의 시간을 던진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떠오르게 하는 이 작품은 깨짐의 행위를 파괴가 아닌 내면을 여는 의식으로 전환한다.
우관호는 조금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뒤로 걷다보면 인간의 본질을 떠올리게 하는 두상과 일본의 너구리 형상의 수많은 도자 오브제가 놓여져 있다.
'일만 개의 선물'은 관람객들이 선택한 오브제를 일상으로 가자겨가면서 작가의 작품이 스며들고, 이를 디지털 이미지로 돌려받으며 순환되는 구조를 담았다.
관람객들이 보내주는 사진 속 작가의 작품은 산을 오르기도 하고, 멋진 가발을 선물 받기도 하며 다양한 모습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다.
전시장 밖으로 나오면 푸른 빛의 잔을 돌탑처럼 쌓아보는 이철영·강아영의 '소망, 담다'가 이어진다.
전시장 바닥에 놓인 수많은 잔들은 작가의 기억과 흔적을 상징한다.
관람객들은 각기 다른 형태와 색의 도자 잔들을 쌓고, 무너뜨리고 다시 쌓으며 개인의 기억과 타인의 참여가 더해져 어떤 풍경으로 확장되는지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김선, 랍 루이머 등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바라보는 것을 넘어 직접 만져보고 깨뜨리며 의도의 본질을 느끼는 이번 전시는 7월 12일까지 경기도자미술간에서 계속된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