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5년 개항기 격동 속에서 출발한 인천상공회의소가 창립 140주년을 맞아 새로운 100년을 향한 대전환에 나선다.
인천 경제의 중심축 역할을 해온 인천상의는 2026년을 ‘기술 혁신과 글로벌 도약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본지는 약 211억 원 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주요 역점 사업을 중심으로 인천 경제의 새로운 설계도를 들여다봤다.
◆ 인천객주회에서 시작된 ‘연결과 연대의 경제’
인천상공회의소의 뿌리는 1885년 설립된 ‘인천객주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외세와 상업적 압박 속에서 자주적 경제 기반을 지키기 위해 시작된 이 조직은 ‘연결과 연대’라는 가치를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이러한 정신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기업 간 협력, 산업 간 융합,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정체성은 인천상의 내부에 설치된 보부상과 도공 조각상에도 상징적으로 담겨 있다. 보부상은 지역 간 물자와 정보를 연결하던 경제의 출발점으로, 현대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맞닿아 있다. 도공은 장인정신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생산을 상징하며, 이는 오늘날 제조 경쟁력과 ESG 경영의 핵심 가치로 이어진다.
◆ 기업 애로를 정책으로…현장 중심 지원 강화
인천상공회의소의 핵심 역할은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제도 개선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최근에는 지역 내 27개 경제단체를 묶은 ‘인천경제단체협의회’를 출범시켜 정책 건의 창구를 일원화하고 대정부·지자체 대응력을 강화했다.
ESG 경영 확산도 주요 과제다. 인천공급망ESG지원센터를 통해 중소기업의 대응 역량을 높인 결과, 글로벌 평가기관 에코바디스로부터 ‘플래티넘’ 등급 기업을 배출하는 성과를 거두며 수출 경쟁력을 입증했다.
◆ 2026년 키워드 ‘AI 전환’… '인천을 넘어 세계로'
2026년 인천상의의 핵심 화두는 ‘AI 전환(AX)’이다. 인공지능을 생존 전략으로 보고 ‘인천 AI 아카데미’를 본격 운영해 산업 현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무형 인재 양성에 나선다. 이를 통해 인력난 해소와 생산성 향상을 동시에 꾀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바이오, 반도체, 모빌리티 등 전략 산업별 분과위원회를 강화해 산업 맞춤형 혁신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글로벌 네트워크도 확대된다. 인천상의는 국제상업회의소(ICC) 회원으로서 통상 컨설팅과 수출입 지원을 강화하며 지역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중국 선양에 조성 중인 ‘인천-선양 비즈니스 게이트’는 현지 상설 전시·상담 거점으로, 대중국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전망이다.
지식재산(IP) 보호 체계도 강화된다. ‘글로벌 IP 스타기업’ 육성 사업을 통해 중소기업에 최대 1억 5000만 원을 지원, 특허와 브랜드 확보를 돕는다. 이는 해외 시장에서의 기술 보호와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웃는 ‘상생 모델’
현장 지원 활동 역시 더욱 세분화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제조 기업들을 위해 ESG 컨설팅과 안전 인증, 공정 고도화를 묶은 패키지 지원이 시행되며, 중소상공인들을 위해서는 '지산지소(지역 생산 제품 지역 소비)' 정신을 살린 공공조달 정보 서비스를 확대한다.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제조사와 소상공인을 아우르는 촘촘한 경제 안전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지원 정책은 기업을 넘어 근로자 삶의 질 개선으로도 이어진다. 최근 마련된 SK인천석유화학 협력사 근로자와 가족 약 120명을 대상으로 한 크루즈 문화행사는 단순 복지를 넘어 장기근속과 조직 만족도를 높이는 새로운 상생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협력사 근로자와 가족들은 아라뱃길 김포여객터미널에서 승선해 약 100분간 크루즈를 타며 봄 정취를 만끽했다. 단순한 관광을 넘어 선상 런치 뷔페와 공연 프로그램이 함께 제공돼 근로자 개인의 휴식은 물론 가족과의 유대감 형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제공했다.
인천상의가 올해 16억 원 규모로 진행하는 ‘지역상생형 격차 완화 지원사업’은 산업안전 인프라 중심에서 나아가, 근로자가 체감할 수 있는 복지 지원과 장기근속 유도에 집중할 예정이다.
또한 향후 야구 관람 문화행사를 추가로 추진하는 등 근로자들의 여가·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해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과 복지 수준을 높일 계획이다.
◆ 140년의 유산, 미래 경제로 이어지다
박주봉 인천상공회의소 회장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경제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제도 개선과 정책 건의를 이어가고, ESG와 디지털 전환에 적극 대응해 지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140년 전 상인들의 권익 보호에서 출발한 인천상의의 정신은 이제 AI와 글로벌 경쟁이라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연결과 상생’의 가치 위에 뿌려질 혁신의 씨앗이 인천을 넘어 대한민국 산업 전반에 어떤 결실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 경기신문 / 인천 = 성은숙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