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가격이 치솟으면서 가짜 휘발유에 이어 가짜 경유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11일 한국석유품질관리소와 경기도에 따르면 상반기 도내에서 가짜 경유의 적발건수는 3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건에 비해 무려 42.3%(11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동안 가짜 경유는 휘발유만큼 차액을 남기기 어려워 사례가 드물었지만 세제개편에 따라 경유가격이 많이 오르고 디젤차량도 늘어나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에너지 세제개편을 통해 경유가격을 휘발유의 7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하면서 경유에 붙는 세금이 급격히 상승, 지난 1월 이후 6개월만에 61.4원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8월1일 현재 경유가격은 1천149.24원으로 작년 7월보다 22% 증가했다. 이중 교통세, 주행세, 교육세 등을 포함한 세액은 554.95원(48.5%).
이처럼 경유세가 증가하면서 일선 주유소에서는 시세차익이나 탈세를 목적으로 한 가짜 경유판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실제 11일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C카센터에서 자동차를 수리하러 온 고객들을 상대로 가짜 경유를 판매하고 있는 현장을 시와 석유품질관리소가 합동단속으로 적발했다.
가짜 경유는 경유보다 값이 싼 등유를 섞어 파는 대표적 방법에서부터 일반용으로 판매가 금지된 선박용 경유를 섞거나 솔벤트나 톨루엔 등 첨가제를 섞어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수원시 박갑성 계장은 “최근에는 일반주유소는 물론이고 주차장이나 폐차장, 카센터, 길거리 등에서 불법적으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어 적은 인원만으로 점점 단속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짜 경유는 세탄가가 낮아져 자동차의 출력저하, 엔진마모, 연비하락 등 심각한 손상을 가져올 수 있지만 일반 소비자의 경우 눈으로 확인이 어려워 피해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주행시 연료소모가 많고 출력이 떨어지거나 매연이 증가하며 시동이 꺼지는 경우에는 가짜 경유를 주유했는지 의심해 봐야한다”며 "가짜 경유는 압력이 낮아 시동이 잘 걸리지 않고, 엔진에 무리를 가져와 자동차의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오는 2007년까지 경유가격을 휘발유가격의 85%까지 지속적으로 증가시키기로 결정한 만큼 가짜 경유의 유통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