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유가(油價)에 정부와 기업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으나 의식이 부족한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의 무감각이 비난을 사고 있다.
‘차량 5부제’를 실시하고 있는 경기도청 주변 주택가는 5부제 단속을 피하려는 공무원들의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30일 오전 11시 도청후문 주택가는 출근시간 후임에도 불구하고 번호판 끝자리 수가 ‘0’번과 ‘5’번인 차량들로 주차공간은 물론 이면도로까지 들어찼다.
주민 이해선(36)씨는 “7년간 아침운동을 위해 도청 후문길을 지나면서 팔달산 등산로와 주택가 주변에 공무원들이 황급히 주차하고 도청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자주보아 왔다”며 “공무원들이 5부제를 실시하는 의미를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같은 공무원들의 ‘눈가리고 아웅’식 행동양태는 기름값이 치솟자 ‘모든 출장은 공용차 이용’이라는 얌체짓으로 번지고 있다.
경기도 차량관리 관계자는 “도청에서 수원역만 가더라도 공용차를 이용하겠다는 배차신청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같은 공용차 이용 추세는 기름값 인상과 비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기도 공용차량의 유류소비현황을 보면 7월말 현재 휘발유소비량은 3만4천377ℓ로 지난해 같은기간 사용량 2만4천476ℓ 보다 40.4% 9천901ℓ나 크게 증가했다.
또 같은 기간 경유소비량은 2만8천866ℓ에서 26.3%인 7천605ℓ가 늘어 3만6천471ℓ를 기록했으며, LPG소비량은 2만4천957㎥에서 3만3천21㎥로 8천64㎥가 늘어 무려 32.3%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 기간동안 경기도 차량은 57대에서 61대로 불과 4대 늘었으며 증가분 4대중 3대는 환경부가 지원한 하이브리드(휘발유와 전기 겸용) 소형차량이다.
경기도내 거의 모든 경제관련단체들이 입주한 수원시 이의동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의 엘리베이터 이용현황 또한 공공기관의 에너지 절감의식 부족을 입증하고 있다.
16층까지 4대의 엘리베이터를 운용하고 있는 경기중기센터는 회전식 로비계단이 설치된 2,3층을 포함 모든 층에 엘리베이터가 정차, 경기중기센터를 찾는 중소기업 관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