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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때문에 1년농사 다 망쳤다

"농산물 수입개방으로 쌀 값은 계속 떨어지는데 수확량마저 크게 줄어들게 되니 죽을 맛입니다"
21일 화성시 우정읍 일대 논.
최모(50, 화성시 우정읍)씨가 물에 잠겨 벼가 쓰러진 요즘 논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2천여평의 논에서 쌀농사를 하는 최씨는 지난 해엔 마을에서 수확량이 가장 많다며 인근 농부들의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추석연휴 첫날인 지난 17일 집중호우로 쓰러진 벼를 채 세우지도 못한 상태에서 21일 이른 새벽부터 강풍을 동반한 비가 내리자 추수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최씨는 "비 때문에 이 일대 논의 벼들이 다 쓰러져 요즘 마을 주민들끼리 만나면 '논은 괜찮냐'로 안부를 묻는다"며 "올해에는 날씨가 좋아 풍년이겠구나 생각했는데 추수를 코앞에 두고 벼가 쓰러져 다 키워놓은 자식을 잃은 심정이다"고 괴로워 했다.
이처럼 추석 전후로 불어 닥친 비바람으로 수확을 앞둔 벼들이 물에 잠기고 쓰러지면서 도내 농민들은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와 농민들에 따르면 17일부터 21일 현재까지 집계된 도내 벼 쓰러짐 피해 규모는 총 23개 시.군 5만7천90평(190.3ha).
이 중 여주군과 이천시의 피해규모는 각각 1만5천300평(51ha)과 1만1천700평(39ha)으로 전체 피해 규모의 절반에 이른다.
특히 이같은 피해규모는 잠정수치로 기상청은 22일까지 계속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해 피해규모가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벼 쓰러짐으로 인해 쌀 생산량이 10%(조생종, 중생종)에서 최대 40%(만수종)까지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자 농민들은 정부의 지원 대책이 시급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한모(60, 수원시 곡선동)씨는 "이번 집중호우로 벼들이 한번 물에 잠겼던 만큼 상품 가치와 생산량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지만 벼 쓰러짐으로 인한 피해는 보상도 받을 수 없으니 농사짓는 보람이 없다"고 한숨지었다.
김모(46, 화성시 장안면)씨도 "벼가 계속 물에 잠겨 싹이 피면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데다 생산량도 최대 40%나 떨어지는데 이번 비로 1년 농사가 헛고생이 됐다"며 “특별재해구역만 보상할게 아니라 벼 쓰러짐으로 인한 피해도 보상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농업경영인 평택시 연합회 차홍석 회장도 "공장이나 주택의 경우 기계나 가재도구 등이 고가인 만큼 침수피해를 입어도 보상 받을 수 있지만 농작물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상받을 수 없다"며 "정부는 피해보상의 수혜범위를 제정해 벼농사에 사활을 걸고 있는 농민들을 살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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