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조업하는 중국어선보다도 해파리가 더 밉다”
인천시 옹진군 대청도 어촌계장 이권(47)씨는 요즘 잠을 못이룬다.
1년중에 가장 큰 목돈을 만질 수 있는 성어기이지만 해파리가 극성을 부리면서 조업은 꿈도 못꾸고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배를 타고 나가도 잡히는건 해파리 뿐인데 그물이라도 찢어지면 조업자체를 못하게 돼 아예 출항하지 않고 있다 ”며 소줏잔을 연거푸 들이켰다.
서해안 바다에 해파리떼가 출몰하면서 해당 지역 어민들이 시름에 잠겼다.
28일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 지역은 인천 옹진군 일대와 김포, 강화도를 비롯한 서해안 지역 전체.
그동안 해파리는 동해바다를 중심으로 급증했지만 최근 수온 상승으로 서해안까지 해파리가 북상하면서 해당지역의 어장이 초토화됐다.
김포시 대곶동 일대는 해파리떼가 극성을 부리면서 어촌계 어선 80척중 10여척 정도만 조업을 해왔으나 최근에는 염화강까지 출몰하고 있다.
대곶동 대명어촌계장 강명희(53)씨는 “해파리 때문에 올해 꽃게조업은 아예 포기했는데 이젠 완망치는것도 포기했다”며 “작년에도 매출이 말도 못하게 떨어졌는데 올해는 기름값에 인부 인건비도 못건져 빚만 쌓여가고 있다”고 울상지었다.
하지만 해파리로 인한 피해보상 규정이 없어 어민들의 주름살은 갈수록 깊이 패여가고 있다.
인천지역해양수산청 관계자는 “해파리로 인한 어민들의 피해가 급증하면서 현재 피해 규모와 실태조사에 나선 상태”라며 “성어기인 지금이 어민들에게는 1년벌이를 하는 시기인데 해파리로 인해 많은 어민들이 생계에 타격을 입고 있는 만큼 피해보상규정이 마련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