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간에 주식형 적립식펀드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적립성 펀드의 위험성을 알리기보다는 ‘팔고 보자’식의‘묻지마 펀드투자’가 성행하고 있다.
10일 자산운용협회와 시중 은행들에 따르면 8월말 현재 은행에서 판매된 적립식 펀드 판매잔액은 5조2천970억원으로 전체 적립식 펀드 판매잔액 9조2천420억원의 57.3%수준이다. 이는 지난 3월 전체 적립식 펀드 판매잔액 6조5천520억원 중 은행을 통해 판매된 적립식 펀드가 49.9%(3조2천660억원)였던 것에 비해 7%포인트나 급증한 수치이다.
반면 증권사의 적립식 펀드 판매액은 3월 전체의 50.1%(3조2천860억원)에서 8월말 현재 42.6%(3조9,410억원)로 급락했다.
이처럼 은행의 적립식펀드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직원들의 가입권유도 극성을 부리고 있는 데다 적립식 펀드의 특성, 원금손실 가능성 등의 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은행들이 '무작정 투자'를 부추긴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실제로 본보 취재팀이 수원시 일대의 은행들에 적립식 펀드에 대해 문의하자 대부분의 은행이 원금손실이나 펀드의 특성보다는 어느정도의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지와 적금보다 수익률이 높다는 것을 강조하기 바빴다.
수원시 인계동에 위치한 W은행에 적립식 펀드를 문의하자 직원은 “적금보다 수익률이 높고 주가등락시에도 연속적인 분할매매를 통해 매매차익 누적으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원금손실은 없느냐”고 질문하자 상담창구 직원은 “원금손실이 있지만 장기적인 투자이기 때문에 원금 손실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K은행도 원금 손실에 대해 묻자 “원금손실이 있을 수 있지만 계속 주가가 오르는 상황이고 떨어지는 것도 증시 조정기간이다보니 그런 것일 뿐이며, 증시가 계속 상승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지금이 투자의 최적기”라고 은근히 부추겼다.
더욱이 일부 은행에서는 판매직원의 펀드 교육도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C은행 직원은 상품을 권하면서 과거 수익률과 편입 종목 등을 강조하기 보다는 “요즘 제일 잘 나가는 펀드이고 수익률도 제일 높다”며 “가입하면 수익을 볼 수 있다”라는 식으로 가입을 권유했으며, 타 은행직원들 역시 과거 수익률이나 선택 종목 등을 모르는 경우가 빈발했다.
특히 대부분의 은행들이 다양한 펀드상품을 통해 가입을 권유하기보다는 계열 자산운용사가 설정한 펀드를 적극 추천하는 편법을 쓰기도 했다.
이와관련,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적립식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펀드는 주식시장의 변화에 따라 수익률이 다른 만큼, 일반 은행의 적금과는 달리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다”며 “특히 은행들이 펀드 판매에 급급해 단점보다는 장점을 주로 홍보하는 만큼 가입할 때 타 은행 적금과 꼼꼼하게 비교해서 가입해야 하고, 앞으로 투자손실이 날 가능성이 상당한 만큼 가입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