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에서는 최고지도자의 덕목을 다루는 분야를 제왕학(帝王學)이라 하였다. 제왕학에 해당되는 대표적인 책을 들자면 당태종이 쓴 ‘정관정요’가 있고 조선의 태조가 남긴 ‘경국대전’이 있다. 서양에서는 제왕학에 해당되는 분야를 대통령학이라 부른다. 물론 대통령이 갖추어야 할 자질과 덕목, 능력 등을 다루고 있긴 하지만, 대통령에 한하여서만이 아니라 모든 최고지도자들이 갖추어야 할 덕목 전체를 포함한다. 미국 대통령학의 대표 격인 한 학자가 대통령과 최고지도자들이 갖추어야 할 자질과 덕목을 다음의 다섯 가지로 손꼽았다. 첫째는 건강이다. 최고지도자가 위기의 시기에 지도력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건강과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건강과 체력을 관리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고도로 절제된 상태에서 건강을 관리하지 않으면 지도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 둘째는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다. 비전이란 공동체 구성원 전체가 뜻을 모으고 힘을 모으고 정성을 하나로 모아 나가야 할 공동의 목표이다. 특별히 난세(亂世)의 지도자들은 비전을 제시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지도자는 공동의 목표를 분명히
털신 /손택수 토방 아래 늙은 개가 쥔 할머니 고무신을 깔고 잔다 마실 갔다 와서 탈탈 털어 논 고무신을 제 새끼를 품듯 품고 잔다 눈이 내리는데, 올겨울은 저렇게 몇날 며칠 눈만 내리고 있는데 고뿔이라도 들었는지 콧물을 훌쩍거리면서, 뚝 뚝 댓가지 꺾어지는 소리에 가끔씩 귀를 쫑긋거리기도 하면서 뒤꿈치를 꿰맨 고무신에 축 처진 배를 깔고 잔다 차디찬 고무신에 털가죽을 대고 잔다 개는 인간의 생활 속에서 인간들과 함께 오랜 시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외로운 사람의 옆에서는 친구였다가, ‘오수의 개’처럼 주인을 살리고 자신은 죽은 충복(忠僕)인 개도 있었다. 사람은 개를 버리지만 개는 절대 사람을 버리는 일이 없었다. 이 시에도 그런 개가 있다. 굳이 식구라고 불리어도 이상할 것이 없는 개가 언제 신을지 모르는 할머니의 차가운 신발을 데우고 있다. 따듯하게 데워진 신발을 신고 걸어가는 할머니의 두 발을 상상하면 벌써 마음이 따듯해지지 않는가. /김유미 시인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이 22일 시청 중앙홀에서 열린 ‘2016 을지연습, 군 장비·물자 전시회 및 체험행사’를 참관하고 있다./인천시 제공
대한변호사협회(회장 하창우)가 검사장을 선출직으로 전환하고 수사 단계에서 선임 변호사를 의무 공개하는 내용 등의 검찰 개혁안을 제안했다. 최근 진경준 검사장 사태와 검사 자살 사건 등을 계기로 정치권을 중심으로 검찰 개혁안이 논의되는 것과 맞물린 조치다. 대한변협은 22일 성명서를 통해 ▲검찰의 중립성 확보 ▲검찰권 견제 ▲수사의 투명성 확보 ▲법조비리의 효율적 수사 방안을 각각 제시했다. 변협은 우선 “일정 경력 이상의 검사가 지방검찰청 검사장과 고등검찰청 검사장에 출마해 소속 검사 등의 투표로 임기 2년의 검사장을 선출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선출직을 하게 되면 권력의 하명수사는 불가능해지고 검사장은 임기 동안 공정한 수사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변협은 아울러 검찰의 기소 독점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식 ‘검찰심사회’ 도입도 건의했다. 검찰의 불기소 결정에 대해 심사회가 2회 이상 기소 결정을 하면 법원이 지정한 공소유지 변호사가 기소하는 방식이다. 변협은 “이는 국민이 검찰의 결정에 참여하는 제도로서 검찰의 기소편의주의를 견제할 수 있다”며 “이 제도가 도입되면 정운호 사건과 같은 중대범죄가 불기소되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같은 취지에서
을지연습이 어제부터 25일까지 나흘 간 전국적으로 진행된다. 올해로써 49번째나 실시되고 있지만 이 훈련에 대해 제대로 그 내용과 의미를 모르고 있는 국민들이 많다. 1968년 무장공비들의 청와대 침투사건(일명 김신조 사건)이 있었다. 이를 계기로 그해 7월 ‘을지(Ulchi)연습’이 시작됐다. 전시·사변 또는 국가비상사태에 대비하여 국가자원을 효율적으로 통제운영하여 군사작전을 지원하는 훈련이다. 또, 전시 정부기능으로 국민방호와 생활안전대책을 강구하면서 전쟁지속능력을 유지시켜 궁극적으로 국가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도 그 목적이 있다. 특히 올해는 최근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사이버테러, 또 GPS 전파 교란 등에 대응하는 실제 훈련을 강화하기로 했다. 을지라는 명칭은 수나라 30만 대군을 살수에서 몰살시킨 고구려 살수대첩의 영웅 을지문덕 장군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훈련대상과 내용은 바뀌어 1970년부터는 북한의 전면 남침상황에 대응하는 훈련으로 확대되었고, 다시 1972년에는 수도권방어계획과 연계하여 실제훈련이 병행 실시되었다. 여기에는 물론 미군도 함께 참여해 한미연합 대응태세를 검토함으로써 명실공히 종합적인 정부연습으로 정착되었다.
지난 2004년 정치관계법이 통과됐다. 이른바 ‘오세훈법’으로 불리는 이 법이 통과되면서 지구당 대신 당원협의회 체제가 함께 도입됐다. 그런데 요즘 다시 솔솔 지구당 부활 바람이 불고 있는 것 같다. 여·야 할 것 없이 어찌 이런 사안은 모두 박자가 잘 맞는지 모르겠다. 국회 정치발전특별위원회 산하 선거제도개혁소위가 최근 정당법, 정치자금법 등의 개정안을 공식 의제로 다루기로 결정했단다. 정당의 지역 하부조직인 지구당 제도 부활 내용도 담겨 있다고 한다. 여·야도 서로 꿰맞춘 듯이 말을 하고 있다. 선거제도개혁 소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은 현 제도가 현실과 맞지 않는다며 “지구당이라는 구조가 있을 때 현장에 밀착한 여론 수렴을 통한 민주주의를 실천할 수 있다”고 말했으며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도 최근 원외 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편법으로 사무실을 운영하는 게 현실로서 이런 문제를 명실상부하게 정상화할 방법을 고심하겠다”고 밝혔다. 지구당 제도가 부활하게 되면 현재의 선거구에 합법적인 지역 정당사무실을 둘 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이달말 관련법 개정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므로 지구당 부활문제는 현실화될 수 있겠다. 그런데 왜 지구당이 폐지됐는지,
국민들은 경찰들에게 질 좋은 치안 서비스를 요구하고 받을 권리가 있지만, 주취자로 인해 무고한 시민들이 권리를 침해받는 경우는 생각보다 훨씬 많다고 생각한다. 술 문화에 대해 관대했던 우리사회는 주취자가 행했던 모든 행태의 범죄를 단지 ‘술로 인한 실수’라며 관대하게 인식하였고 점점 대범해지는 주취 범죄자를 방관하는 결과를 낳았다. 치안 일선인 지구대, 파출소 경찰력의 대부분은 음주운전, 술로 인한 시비, 가정에서의 폭행, 공무집행방해, 관공서 주취소란 등 행위자의 만취상태와 연결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술에 취한 상태로 공공기물을 훼손하거나 타인과 폭행시비가 되고 경찰업무를 방해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이러한 모습을 그대로 답습한 외국인들도 이를 당연하듯 따라하는 모습을 일선 지구대에서 근무하며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경범죄 처벌법 제3조 3항 1호을 보면 ‘술에 취한채로 관공서에서 몹시 거친말과 행동으로 주정하거나 시끄럽게 한 사람에 대하여 6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과료의 형으로 처벌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동법이 개정되면서 형사소송법 214조에서 규정하는 &l
지난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가장 큰 이슈는 ‘안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예상할 수 없는 사고에 항상 대비하고, 늘 긴장 속에 산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 집의 안전만큼은 바로 나부터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한번 발생하면 엄청난 재산 피해와 인명 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화재사고에 대해서는 각별한 예방활동이 꼭 필요하다. 국민안전처 통계자료에 따르면 주택화재의 비중은 2007년 23.9%에서 2015년 26.1%로 증가했다. 이는 국민들이 평소 화재에 대해 무관심하고 화재예방활동이 습관화 되어있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닌가 싶다. 다음 내용은 한국소방안전협회에서 권고하는 주택화재예방 기본 매뉴얼이다. ▲모든 화기는 사용 시 취급상의 안전수칙을 반드시 준수 ▲전열기구 사용할 때는 하나의 콘센트에 여러 개의 전기기구 플러그를 사용 금지 ▲성냥이나 라이터, 양초 등은 어린이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 ▲난로 곁에는 가연성 물질을 치우고 세탁물 등을 널어놓지 않는다 ▲식용유를 사용하는 튀김냄비 등을 불에 올려놓은 채 주방을 장시간 떠나지 않도록 한다 ▲가정에 적합
하이패스 /임희구 외곽고속도로를 규정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속도가 많이 줄어든 것이다 속도를 버리니 가야 할 곳의 멀고 가까운 개념이 없어졌다 급한 것 다 버리고 살아야겠다 생각하며 달리고 있었다 어디선가 불쑥 나타난 버스가 내 앞을 가로질러 간다 꽁무니에 근조라고 써 붙인 황천 행 버스다 살아오는 동안도 숨 막히게 바빴을 것인데 싸늘한 시체가 된 고인의 세상 마지막 길을 급하게도 모셔간다 앞차들을 추월하여 톨게이트를 하이패스로 통과한다 사는 것만큼이나 저승길 문턱도 하이패스다 라고 빠르게 보여주며 달려간다 쌩쌩 - 임희구 시집 ‘소주 한 병이 공짜’ 중에서 속도를 버리고 싶다. 흙이 묻은 신발을 천천히 옮기고 싶다. 인류가 이룩한 물질적, 기술적, 사회 구조적인 발전은 눈부시다. 세련된 여자 앞에서 기가 죽는 것은 문명 탓이다. 문명은 중앙선을 중심으로 자연적이고 원시적인 문화의 반대쪽으로 달리는 차선이다. 살아내는 것은 숨 막히게 바쁜 생활이다. 출근버스나 관광버스나 싸늘한 시체를 모시고 저승길로 가는 황천행 버스의 마음은 한 시가 급하다. 살아오던 정든 마을과 골목을 돌아보고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 같은 고인은 어떤 기분일까
몇 년 전 캐나다 밴쿠버 총영사관에서 경찰 주재관으로 근무할 때의 일이다. 해마다 경찰청에서는 해외 각국의 한국계 경찰관들을 국내로 초청, 한국경찰 및 한국 문화에 대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마침 현지에서 우리 관광객이나 유학생 범죄피해자들의 보호에 매우 적극적이던 한인 1.5세 밴쿠버 경찰관이 있어, 이 프로그램에 추천했다. 1주일간의 경찰청 프로그램에 참석하고 돌아온 그는 한국방문 전보다 훨씬 밝은 모습으로 나를 찾아와 한국방문 중 있었던 여러가지 체험사례를 신나게 털어놓았다. 초등학교 2학년때 캐나다에 이민 온 후 첫 모국방문이었으며, 밴쿠버보다 훨씬 역동적인 서울의 모습을 보고 많은 감동을 받은 모습이었다. 높은 범인 검거율, 첨단 과학수사 장비와 기법, 적극적인 방범활동 등 한국경찰의 발달된 모습이 무척 인상 깊었다는 말 또한 빼놓지 않았다. 그런데 그와의 대화중 아직까지도 기억에 가장 남는 것은 한국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이었다. 그가 한국에서 체험한 가장 이색적이고 신기한 것은 ‘늦은 저녁시간, 신사복 정장을 말끔히 차려입은 멀쩡한 성인들이 술에 취해 휘청거리며 다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