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세 글자로 나라가 온통 시끄러웠다. 그럴 만큼의 수치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그 뒤에 따라붙는 ‘윤창중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의 첫 방미 성과가 가려졌다’는 정부와 언론들의 발표를 듣고 있자니 궁금해진다. 그 ‘가려진 성과’가 무엇인지? 한·미 동맹 60주년 기념 공동선언과 양국 대통령의 기자회견 모두발언을 근거로 살펴보자. 첫째, ‘한미FTA의 충실한 이행’을 약속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더 많은 제조부문, 서비스, 농산품을 수출할 것’이고, ‘완전히 시행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표현했다. 국회 비준 날치기 등 절차 문제를 제쳐놓더라도, 농축산업 등 생존 기반 파괴에 대한 우려와 국민적으로 광범위하게 합의된 ISD(투자자 국가 제소제) 등 독소 조항 재협상 요구는 지워져 버렸다. 둘째, 한반도 문제에 대해 ‘자유시장경제 원칙에 입각한 평화통일’을 명시했다. ‘자유시장경제 원칙’은 자본주의 체제이고, 그에 입각한 ‘평화통일’은 곧 흡수통일이다. 흡수통
까치 /산수(山水) 서춘자 지금까지 전해 준 소식 얼마던가 곰곰이 앉아 생각하는 새 흰 소식 하얗게 울고 검은 소식 까맣게 울어 이제는 한 줌 흑백이 되어버린 새 쌍작보희(雙鵲報喜) 군작보희(群鵲報喜) 버들가지 녹음 속 분주한 적 있었지만 이제는 기쁨도 슬픔도 부질없는 나이 시절 여의어가는 삭정이 찾아 앉아 아침나절 가도록 묵정에 든 새 얼굴 온통 먹물옷 입어 삭정이 도반에게도 성명 감추고 등 돌려 앉아 좌선하는 새 흔히 까치는 우리에게 길조(吉鳥)로 통한다. 기쁜 소식을 전해주는 새로 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시에 나타난 까치는 사뭇 다르다. 이 시에서 까치는 흰 소식(기쁜 소식)과 검은 소식(슬픈 소식)을 모두 전하는 새다.이 시의 화자는 ‘기쁨도 슬픔도 부질없는 나이’, 인생의 새옹지마를 알 만큼 나이 많은 사람이다. 그리고 어떤 소식에 들떠 하기보다는 좌선할 줄 알 만큼 성숙한 존재이다. 이 시는 ‘쌍작보희(雙鵲報喜) 군작보희(群鵲報喜)’, 동일한 어미인 ‘보희’가 반복되어 시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인생은 돌아볼 때 비로소 보이는 법이다. 사는 동안에는 그 실체를 알 수 없으니, 많
‘벙어리의 혀는 거짓말의 혀보다 낫다’는 터키 속담이 있다. 그런가 하면, ‘바보에게는 쓸 약이 없다’ ‘바보는 죽어도 낫지 않는다’는 일본 속담도 있다. 전자는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할 때, 후자는 자기 잘못을 모르는 사람을 빗댈 때 쓰는 표현이다. 우리나라 속어에는 ‘구라’라는 말도 있다. 말을 많이 하는 행동이나 거짓말을 가리키는 뜻이다. 이 단어는 처음에 일제 강점기 도박판에서 유래되었다. 일본말 중 ‘구라마스’는 한국어로 ‘속이다’라는 의미로써, 이 단어가 ‘구라’로 변형된 것이다. 학생들 사이에선 요즘도 ‘구라 치지마!’라며 상대방 거짓말을 비하할 때 간혹 쓴다. 거짓은 항심(恒心)을 잃었을 때 나온다. 맹자는 항심(恒心)이란 도덕을 지키려는 마음, 법을 지키려는 마음, 원칙과 상식을 지키려는 마음이라 했다. 때문에 선현들은 불항기덕(不恒其德: 항심을 잃거나 변했을 때)하면 혹승지수(或承之羞: 간혹 수치스러운 일을 당한다)한다며 거짓으로 인한 폐해도 지적했다. 그런데도 왜 사람들은 거짓말을 할까. “얼굴의 심리학” 저자 폴 에크먼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책에서 거짓말에는 ‘속이는 기쁨’이 존재한다고 적고 있다. 거짓말을 통해 남을 속이면 다른 사람을 통
찬란한 늦봄이다. 몸과 마음을 시원케 하는 푸르름이 더없이 싱그럽고 온갖 꽃이란 꽃은 다 피어 우리 고장 수원화성 주위는 한 폭의 그림이나 다름없다. 가끔씩 한낮은 벌써 여름이 왔나 싶을 정도로 덥긴 하지만 여전히 산과 들로 꽃구경이나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이처럼 나들이하기 좋은 때가 되면 대체로 시중의 동전수요도 늘어난다. 이는 동전의 수요가 버스요금 조정 등과 같은 가격체계 변동뿐 아니라 사람의 이동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동전은 비록 신용카드나 모바일 뱅킹 등 다른 대체결제수단의 발달에 따라 그 쓰임새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거스름돈을 줄 때나 교통요금을 주고받을 때 등에 꼭 필요한 소액결제수단이다. 한국은행이 시중에 공급한 동전의 규모는 2012년 말 현재 208억장(2조원가량) 정도 된다. 이는 국민(5천만명 기준) 한 사람이 평균적으로 400여장씩이나 가질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수준이다. 그런데 시중에서는 동전이 모자란다는 얘기가 가끔 들린다. 특히 10원짜리 동전이 그렇다. 이것은 공급량은 부족하지 않은데 결국은 발행량 중에서 적지 않은 양이 가정의 저금통이나 사무실의 책상서랍 등에 퇴장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최일선 현장부서인 지구대에 근무하다보면 힘으로 약자에게 막대한 정신적·신체적 피해를 초래하는 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폭력 사건의 경우 당사자는 물론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도 많은 안타까움과 정신적 고통을 주게 된다. 경찰은 이미 4대 사회악 범죄에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경찰청, 지방경찰청, 전국 경찰서에 ‘4대악근절 추진본부’를 가동시켜 유관기관 협력체 구축, 치안정책 개발 등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성폭력분야는 성폭력 근절을 위한 ‘특별수사대’를 설치하여 가동하고 있고, 학교폭력에 대해서는 학교주변 안전 확보를 위한 등하교시간대에 경찰관을 거점배치하거나 연계 순찰하는 등 적극적인 예방 활동을 하고 있다. 가정폭력은 이제는 적극적인 감시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불량식품은 대대적인 정책홍보 및 적극적인 계도를 통해 자정을 유도하는 한편 식약청, 농수산부, 자치단체 등 유관기관과 유기적 단속을 벌이고 있다. 4대악 근절은 경찰, 정부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바로 국민 모두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 우선, 어린이·장애인·노약자·부녀자·
현재 경기도내에서 개최되고 있는 축제는 총 74개로서 규모면으로 제법 큰 축제들이다. 행사 명칭에 ‘국제’ 또는 ‘세계’라는 말이 들어간 축제행사도 여럿 있다. 현재 수원화성에서 열리는 수원화성 국제연극제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축제는 팍팍한 삶에 지친 지역 주민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해당지역의 브랜드 효과를 높여준다. 그러나 축제의 개최목적이 관광객 유치를 통한 소득증대에 있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물론 그렇지 못한 축제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이에 정부는 매년 우수축제를 선정한 뒤 지원해 오고 있다. 정부가 전국의 모든 축제를 대상으로 선정하는 ‘올해의 문화관광축제’가 그것이다. 올해엔 모두 42개가 선정됐다. 그런데 이 가운데 경기도내 축제는 고작 3개뿐이다. 이천쌀문화축제가 최우수축제로, 가평 자라섬 재즈페스티벌과 수원화성문화제가 각각 우수축제에 선정된 것이다. 나머지 71개 축제들은 최우수축제, 우수축제에 이은 유망축제 자리에도 끼지 못했다. 물론 문광부의 ‘올해의 문화관광축제’ 선정 기준에 대해 항의할 지자체도 있겠다. 우리도 그 선정기준이 100% 완벽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도내 지자체들의 콘텐츠 부족과
윤화섭 경기도의회 의장이 지난 24일 내놓은 사과문은 형식면에서나 내용면에서나 도민에게 진정성을 전달하는 데 실패했다. 의장이 직접 나서서 발표하지는 못할망정 비서실 직원을 시켜 브리핑 룸에 사과문 복사본 5~6장을 놓고 가게 한 건 큰 실책이다. 게다가 겨우 다섯 문장으로 된 사과 문안은 사과라기보다 변명에 가깝다. 백모상이라고 둘러대고 실은 칸 영화제에 갔다는 점, 외유가 부천 판타스틱영화제 사무국의 비용으로 이뤄졌다는 점 등 핵심적인 사실은 적시하지 않은 채 “적절치 않은 행동”이라는 두루뭉수리 한 표현으로 넘어갔다. 또한 “의장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의정활동에 임하겠다”며 앞으로 어떤 책임을 질 것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윤 의장은 상임위를 통과한 의원행동강령조례의 본회의 상정을 자신의 권한으로 보류한 직후 프랑스로 떠났다. 이 조례는 예산낭비성 해외여행 금지, 인사 청탁행위 및 부당이득 수수 금지 등을 규정하고 있다. 윤 의장은 다른 상임위원장 대부분이 반대하기 때문에 본회의 상정을 미룬다고 둘러댔으나, 이미 자신의 부적절한 외유가 예정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를 감추기 위해 권한을 남용했다고밖에 판단되지 않는다. 공식행사 불참도 그 자체가 문제가
인터넷 발달은 정보격차 해소로 대중의 수준을 높였다.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자유를 얻었고 표현의 자유 영역이 확대되었지만 빈번해진 권리침해 때문에 논란에 시달리는 일도 그만큼 늘게 됐다. 보수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베’를 둘러싸고 촉발된 ‘표현의 자유’ 논쟁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감지된다. 이번 기회에 ‘표현의 자유’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마련해야 한다거나 명확한 잣대가 없다면 ‘표현의 자유’를 축소하는 부메랑이 된다는 백가쟁명식 조언이 줄을 잇지만 딱 떨어지는 정답은 없다.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MBC ‘PD수첩’의 광우병 보도, ‘미네르바’ 사건 등에 대해 연이어 무죄를 선고했던 대법원 판결과 온라인 선거운동 규제 조항에 위헌을 결정한 헌재의 결정은 상당한 의미를 시사한다. 대법원은 “정부 또는 국가기관의 정책 결정이나 업무 수행과 관련한 사항은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라며 “공공적·사회적 사안에 있어선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돼야 한다
이천시가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들을 위해 해외 취업지원에 나선다. 시는 근로자복지회관(부발 마암리 소재) 3층을 교육훈련 시설로 마련해 이곳에서 한국산업인력공단, 직업훈련기관인 코리아테일러 아카데미와 합동으로 젊고 유능한 양복 기술인력을 양성, 해외 취업을 지원하는 ‘코리아테일러 아카데미 사업’을 추진한다고 23일 밝혔다. 이 사업은 일자리창출사업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청년층에게 다양한 취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돼 지역 내 청년층 실업문제 해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는 오는 6월3일까지 신청서를 접수받아 35명을 선발한다. 교육생 등록을 마치면 6월10일부터 5개월간 양복 제작 및 수선 등 관련 기술과 미국 현지 적응능력 함양을 위한 교육도 실시하며 10월부터는 해외로 취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문병지 원장은 “미국은 기능 인력을 우대하는 사회 분위기와 테일러 업계의 인력부족으로 기술을 습득하고 본인의 의지만 확고하다면 미국으로의 취업처가 다수 확보돼 있는 만큼, 취업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의: ☎(031)631-46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