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여인 /마리 로랑생 권태로운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슬픔에 젖은 여인입니다 슬픔에 젖은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불행한 여인입니다 불행한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버려진 여인입니다 버려진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떠도는 여인입니다 떠도는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쫓겨난 여인입니다 쫓겨난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죽은 여인입니다 죽은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잊혀진 여인입니다 프랑스의 화가인 마리 로랑생 Marie Laurencin(1883~1956)이 쓴 것으로 알려진 시, 도니체티 사랑의 묘약 중 “남몰래 흘리는 눈물”이다. 사람들은 우울함을 쉽게 넘기거나 예사롭지 않게 여긴다. 사랑한다고 외롭다고 쓸쓸하다고 호소한들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다. 최근 우리사회는 자살공화국이라는 칭호까지 받으며 가난해서, 빚 때문에… 이런저런 사유를 달아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들로 앞을 다툰다. 빠른 정보화시대를 함께 호흡하기란 보통사람들의 삶과는 거리가 너무 멀리 서 있는 느낌이다. 친절한 삶은 어떤 것일까? 관심 가져주고, 배려해주고, 사랑해주는 일이다. 친숙하면서도 다가서서 실천하거나 실행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10년쯤 전에 경북 영주의 상가(喪家)에서 특이한 접대를 받았다. 밤 12시가 넘어 도착했지만 유교적 풍습이 강한 도시여서인지 상가는 떠들썩했다. 상주들은 베옷에 건을 쓰고, 짚신을 신은 채 문상객을 맞았다. 조문을 마치고 접수대에서 부의금을 건네자 접수와 함께 노란색 봉투를 교환하듯 내주는 것이 아닌가. 봉투 속을 확인하니 얇은 케이스의 담배 1갑과 5천원이 들어있었다. 후에 들으니 문상객들에게 돌아갈 노잣돈과 기호식품을 대접하는 것이 접대풍습이란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에 호감을 가졌던 기억이 새롭다. 고래부터 유교권인 한국과 중국, 일본 등의 접대문화는 서양의 그것과 많이 다르다. 공맹(孔孟)의 가르침대로 지나는 객에 대한 대접도 인색치 않았다. 특히 핏줄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지역사회의 접대문화는 예의를 넘어 지역민을 하나로 묶어내는 자위적 특성을 지닌다. 비슷한 뜻이지만 대접(待接)은 접대와 다르다. 대접은 ‘융숭한 대접’에서 알 수 있듯 음식을 먹게 함을 이른다. 또 하나의 뜻은 격에 맞게 사람을 대우함을 말한다. 반면 접대는 협의의 대접이면서, ‘지나친 대접’으로 어의의 변형을 가져왔다. 하여튼 한국인의 DNA에는 뿌리 깊은 접대의식이 자리 잡고 있
산과 들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마저 꽁꽁 얼어붙게 한 유난히 춥고 길었던 겨울이 지나고 좀처럼 올 것 같지 않던 봄이 성큼 다가왔다. 봄철 해빙기를 맞아 사람들의 긴장감이 풀리면서 산불이나 가스누출사고, 작업장에서 용접부주의사고, 교통사고 등 각종 안전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최근 경북 포항에서는 한 중학생의 불장난으로 시가지 전체가 화마에 뒤덮이는 대형 산불이 발생해 주민 1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다쳤으며, 56채의 가옥이 불에 타고, 수백㏊의 임야가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하고 말았다. 대부분 안전사고는 무관심과 작은 부주의로부터 시작되므로 시민의 각별한 주의와 유형별 대처 요령을 알고 있으면 대부분 예방이 가능하다. 먼저 산불예방을 위해서 당국에서는 적극적인 감시활동을 펼치고, 시민들은 산과 가까운 논밭에서의 논밭두렁 태우기와 각종 쓰레기를 소각하지 말아야 한다. 또 등산객들은 입산통제구역이나 폐쇄된 등산로의 출입을 삼가야 한다. 설령 입산이 가능한 지역이라도 라이터와 버너 등 인화성 물질을 소지하거나 담뱃불을 피우지 말아야 한다. 둘째로 봄철 산악사고를 들 수 있다. 얼었던 땅이 녹고 낙엽 속 얼음으로 인해 미끄러짐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특히 봄철 산행은
한국여성의전화가 2012년 한 해 동안 언론에 보도된 살인사건을 분석한 결과,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에 의해 살해당한 여성은 최소 120명, 살인미수로 살아남은 여성은 최소 49명으로 나타났다. 또 이와 같은 범죄를 막다가, 혹은 막았다는 이유로 자녀나 부모 등 무고한 35명도 중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었다. 매주 최소 4명이 가정폭력 등으로 목숨을 잃거나 중상을 입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지만 가정폭력문제는 ‘집안 일’이라고 생각하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 마침 박근혜 대통령의 ‘4대악 척결’ 공약에 가정폭력도 포함되어 있어 우리나라 가정폭력의 새로운 인식 전환을 맞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가정폭력은 어떻게 예방하고 대처해야 할까? 가정폭력은 단순 ‘집안 일’이 아닌 ‘범죄’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일선 파출소에 근무하면서 가정폭력 신고를 나가 가장 답답한 경우가 바로 ‘집안일인데요 뭘’ 하고 얼버무리는 경우이다. 폭력을 당하는 그 순간만 넘기면 된다는 그런 인식보다 ‘범죄’로서 가정폭력을 인식하고 해결해 나가려
최근 학교폭력에 시달린 고교생이 장기간 상습적인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하여 부모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또한 자기주변을 정리하며 죽음을 선택하기까지 ‘죽고 싶다’는 등의 메시지를 남겼는데도 불구하고 주변에서는 전혀 알지를 못했다. 지난해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초·중·고생 10명 중 2명이 학교 내에서 폭력을 경험하였고 학교폭력 후유증으로 등교 거부, 자살 충동 등 심각한 고통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에겐 그 누구에게도 말 못할 고민이 있다. 먼저 부모들이 아이들의 마음속에 있는 것을 툴툴 털어놓게 하고 함께 고민해줄 수 있어야 한다. 무언가 심각한 고민이 있는데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어른들의 무관심이 문제다. 무조건 ‘고민 있니’라고 묻기보다 다가가려고 노력하면 아이들은 자연스레 마음을 연다. 부모들은 진심을 담아 ‘사랑한다’는 표현을 자주 해야 한다. 어른이 봤을 때 별것 아닌 고민도 아이들에겐 죽을 만큼 급할 수 있다. 요즈음 경찰에서는 학교폭력 예방의 붐을 조성하기 위해 직접 학생들을 찾아가
일어나선 안 될 일이 터졌다. ‘고위층 별장 성접대’ 연루 의혹으로 법무차관이 취임한 지 6일 만에 물러났다. 이쯤 되면 청와대의 인사 검증시스템이 먹통이라고 진단할 수밖에 없다. 스캔들 관련 첩보를 사전에 접수하고도 걸러내지 못한 민정라인의 책임이 특히 무겁다. 언론에 보도된 “차관에 대한 인사권자는 장관”이라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너무나도 구차스러운 변명에는 차라리 귀를 막고 싶은 심정이다. 대통령을 향해 번져나가는 비난의 불길을 차단하려는 ‘충정’이야 이해가지 않는 바가 아니지만, 박근혜 정부의 인사 난맥상은 집권 초기의 시행착오로 봐주기에는 이미 도를 넘어섰다. 공직자 백지신탁에 대한 사전정보 부족으로 자진사퇴한 황철주 전 중기청장 내정자의 경우만 보더라도 검증과정이 요식행위에 그쳤음을 반증한다. 가장 심각한 케이스는 김병관 전 국방장관 후보자의 경우였다. 인사청문회 도입 이후 도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던 역대 국방장관과 합참의장과는 달리 김 전 후보자는 무기중개상의 로비스트, 연평도 피격 다음날 일본 온천여행 등 30가지가 넘는 ‘비리 의혹 백화점’임이 밝혀졌다.
지난해 3월 경기도는 김포시농업기술센터, 김포금쌀연구회, ㈜우리술과 막걸리용 경기미 계약재배 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면서 ‘막걸리 가공용 경기 쌀 계약재배 협약으로 인해 쌀의 안정적 소비와 도 생산 막걸리 경쟁력 확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고 홍보했다. 한미 FTA로 인해 농업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체결된 이 계약재배 모델은 쌀 재배 농가와 막걸리 제조업체 간 상생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언론에 보도됐다. 농가는 안정적인 소득 향상을, 막걸리 제조업체는 합리적인 가격의 원료공급을 보장받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앞으로 가공용 쌀 계약재배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그런데 경기미가 도내 막걸리 제조업체들로부터 비싼 가격 탓에 외면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다. 경기도가 도내 생산 쌀의 소비 촉진을 위해 쌀막걸리 판매에 나서고 있는 데도 말이다. 보도에 의하면 특히 포천, 용인, 여주, 안성 등 명품쌀 생산지에 자리 잡은 막걸리 제조업체들의 지역 쌀 사용도 극히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안타까운 노릇이다. 도는 지난 2009년부터 경기미를 이용한 쌀막걸리 판매활동을 의욕적으로 전개해왔다. 경기미의 소비 촉진과 쌀을 이용한 가공
김학의 법무차관의 사퇴를 불러온 이른바 ‘별장 성접대’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자고 나면 새로운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형국이다. 건설업자의 별장에서 성접대를 받았다는 인물들의 구체적인 실명이 떠돈다. 이 명단 외에도 별장에 드나든 정관계와 언론계 인사가 여럿이라고 한다. 관련 동영상에 대한 소문도 무성하다. 그곳에서 마약파티를 벌였다는 정황에 대해서도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 막장 드라마도 이런 막장 드라마가 없다. 한국사회의 총체적 도덕 불감증을 드러내주는 단면이자 갈 데까지 간 비리 유착의 전형이라 할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기는커녕 서둘러 봉합되지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스럽다. 권력을 가진 관련자들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건을 덮기 위해 백방으로 손을 쓰는 거야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문제는 일각에서 ‘대가성’을 운운하며 미리 방패막이를 하려는 기미가 보인다는 점이다. 법리적으로는 대가성이 입증돼야 관련자를 형사처벌 가능하다는 주장이 옳을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형사처벌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 지금 수사당국이 주력해야 할 일은 진실의 규명이다. 별장에서 과연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누구누구가 어떤 경위로 별
한국지역언론인클럽(KLJC : Korean Local Journalist Club)은 지난 22~23일까지 경주시 The-K 경주호텔에서 ‘디지털시대 미디어 환경과 지역신문 지원실태’를 주제로 2013년 춘계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손균근 KLJC회장을 비롯해 이동우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엑스포 2013 사무총장(전 청와대 기획관리실장)과 이인선 경상북도 정무부지사, 이칠구 포항시의회 의장 등 기관단체장과 회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문종대 동의대 교수가 ‘디지털시대 지역신문 발전방안’을, 우희창 충청남도 미디어센터장이 ‘지역신문 지원실태와 해외사례’를 주제로 발표했으며 이어 남궁창성 KLJC 수석부회장의 사회로 김철웅 제민일보 편집국장, 조송현 국제신문 편집부국장, 경북매일 임재현 부국장 등이 토론을 펼쳤다. 손 회장은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KLJC가 서울에 있는 정책 당국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지역 언론 관련 입법의 중요성 등을 제기해 관철시키도록 하겠다”며 “이를 통해 독자와의 소통에 무게 중심을 두고 어려워지는 미디어 환경 극복에 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