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단체에서나 화합하고 구성원과 관계를 잘 유지하는 원만한 사람이 돼야겠지만, 사회활동은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고 독설가인 필자도 조직 생활은 역시 어려운 일이다. 옛적에 부처님께서 궁궐을 빠져나와 출가하실 때 함께한 마부가 있었다. 부처님과 한날한시에 태어난 찬나이다. 찬나도 출가하여 비구가 됐는데, 부처님과의 개인적인 친분을 내세워 늘 거들먹거렸다. 성격은 괴팍하고 거칠었으며, 욕지거리를 잘해서 부처님의 제자인 목련과 사리자를 헐뜯기도했다. 부처님이 찬나를 불러 가르치셨다. “찬나여, 두 명의 제자는 그대의 선한 벗이니라, 벗을 섬기고 따라서 수행하도록 하라” 부처님이 세번이나 충고하셨지만 소귀에 경 읽기였다. 찬나의 교만함은 고쳐지지 않았다. “아난다여, 내가 입멸한 뒤에 찬나에게 아무도 말을 걸지 않는 벌을 주어라, 어떤 비구도 먼저 말 걸지말 것이며 대답도 하지 마라, 그래야 찬나가 부끄러움을 알고 뉘우칠 것이다” 부처님이 열반에 드신 뒤 아난다는 찬나에게 가서 부처님의 벌을 알렸다. 찬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부처님이 세 번이나 일러주셨는데도 깨우치지 못한 것을 뒤늦게 자책하며 세 번이나 정신을 잃었다. 그 뒤 찬나는 참회해 교만함을 버리고 홀로
한국의 소득 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가운데 30위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통계청이 처음으로 공개한 ‘팔마 비율’은 처분가능소득 기준으로 보면 2015년 1.42, 2016년 1.45, 2017년 1.44로 2011년의 1.74보다는 개선됐다. 그러나 OECD 국가 중에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영국, 리투아니아, 미국, 터키, 칠레, 멕시코 등 6개국만이 한국보다 높았다. 팔마 비율은 소득 상위 10%의 소득점유율을 하위 40%의 소득점유율로 나눈 값이다. 팔마 비율이 커지면 소득 격차가 벌어졌다는 의미다. 불평등 해소를 내건 문재인 정부에서 소득 격차가 계속 벌어지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소득 불평등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열심히 일하고 성과를 많이 낸 사람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은 경제의 생산성을 끌어올린다. 그러나 사회 구성원 간의 빈부 격차가 지나치게 커지면 사회적 갈등과 정치적 불안이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한 국가적 혼란은 국민 전체의 손실로 이어진다. 당연히 소득 격차를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엇보다 경제가 탄탄하게 성장해서 일자리가 늘어난다면 소득분배 개선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소득 격
그동안 접경지역 주민들은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을 감내해 왔다. 각종 규제로 인해 주민 삶의 질은 나아지지 않고 정체돼 있어 오지나 다를 바 없다. 정부는 2011년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을 수립해 이 지역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했으나 ‘규모 위주의 백화점 식 나열’이란 비판을 받았다. 이에 정부는 지난 2월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 일부를 수정해 체계적 지원을 하기로 했다. 투자실적이 없거나 실현 가능성이 낮은 민자 사업들을 과감히 조정해 사업추진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 때 발표된 사업들은 ▲남북 교류협력 기반조성 ▲생태·평화 관광 활성화 ▲생활 SOC 확충 등 정주여건 개선 ▲균형발전 기반구축 등으로 오는 2030년까지 13조2천 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나쁘지 않다. 그러나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지역 주민과 경기도의 가장 절실한 요구는 접경지역을 수도권정비법상 수도권에서 제외해달라는 것이다. 농산어촌도 만찬가지다. 경기도는 그동안 연천과 가평군을 수도권에서 제외하라고 정부에 건의해왔다. 그리고 지난 18일엔 연천군과 가평군 2개 군에 더해 김포시, 파주시, 양주시, 동두천시, 포천시 등 접경지역 6개 시군과
1895년 12월, 고종이 서재필을 만났다. 갑신정변을 일으켰다가 실패하여 미국에 망명했던 역적 서재필을 정부의 고문관 자격으로 초청했던 것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한국의 토론문화에서 빠트릴 수 없는 일대 사건이다. 서재필은 1896년 4월에 창간한 ‘독립신문’ 사설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무슨 일이든지 공사간에 문을 열어놓고 서로 의논하여 만사를 작정하고 실상과 이치와 도리를 가지고 햇빛 있는 데서 말도 하고 일도 하는 것이 나라가 중흥하는 근본이다” 9월에 고종이 칙령 제1호로 반포한 의정부 관제에 회의라는 항목과 회의운영에 관한 세부 규정이 실려 있다. 서재필이 배재학당 학생들을 통해 토론회를 보급할 무렵에 정부에서도 근대적 회의방식을 채택했던 것이다. 같은 시기, 서재필이 배재학당에서 미국 민주주의를 소개하면서 토론의 필요성을 강조했을 때 깊이 공감한 학생들이 ‘협성회’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협성회 학생들이 논의를 통해 만든 토론회의 세부 규칙이다. -말하는 사람들은 공평한 발언시간을 가져야 하고, 정해진 방식에 따라 말해야 한다. -토론은 찬성과 반대의 양편으로 나뉘어 자신의 주장을
우리나라의 연간 이혼 건수는 약 12만건. 3만여건이던 1980년대 초 4배에 이른다. 하루 316쌍꼴이니 날마다 ‘돌싱’이 600여 명이 쏟아지는 셈이다. 그중에는 중년 이혼도 대다수 포함하고 있다. 황혼이혼도 마찬가지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둣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혼인지속기간이 20년 이상인 부부의 이혼이 3만6천300건으로 전년에 비해 9.7% 늘었다. 혼인지속기간이 30년을 넘는 이혼 건수(1만3천600건)도 10년 전보다 1.9배 급증했다. 자녀들이 자립하는 시점에 오랜 세월 쌓인 불만이 폭발해 이혼 서류를 내미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성의 ‘반란’이 특히 심하다 그런가 하면 한국의 평균 이혼연령은 갈수록 높아져 남자 46.2세, 여자 42.4세가 대종을 이룬다. 올해 초 통계로는 남자 45~49세, 여자 40~44세가 더 늘었다. 50대 이상의 황혼이혼 역시 가파른 곡선을 보인다. 물론 이혼 이유도 다양해졌다. 하지만 이혼이란 게 이미 형성된 관계를 해소하는 것이어서 파생되는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특히 재산 문제에 있어선 더욱 복잡하다. 거기에 자녀가 어릴 경우엔 사정이 난해해 진다. 이런저런 사정을 감안 각자의 삶을 살기위한 선책으로 ‘이혼’ 대
괜찮아요, 아빠 /방극률 특별하게 선물로 받은 아들의 목소리 용돈 부족하지 않느냐? “괜찮아요, 아빠” 어디 아프지 않느냐? “괜찮아요, 아빠” 배고프지 않았느냐? “괜찮아요, 아빠” 유격훈련은 힘들지 않았느냐? “괜찮아요, 아빠” 진급도 하였으니 장가도 가야지? “괜찮아요, 아빠” 극히 짧고 단순한 질의응답일지라도 아들은 반성할 일 발생시키지 않았고 아비는 늘 반성 중이었네. - 방극률 시집 ‘괜찮아요, 아빠’ / 서정문학·2019 시인에게 아들은 어떤 아들일까? 주변에 가까운 사람들과 마주하는 현장에서도, 사회성으로 나누는 시인은 모두가 따스한 인간애로 정깊은 사람들로 항상 그 자리에 있기를 바란다. 아버지의 자리에서 성장통을 겪으며 성장해 직업군인에 이르기까지 이 땅의 아버지들은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시인은 함축적이고 은유적인 기법을 채용하지 않더라도 기교와 멋을 담지 않는 특성이 있다. 쉽고 빠르게 전위되는 감정이입들이 그래서 더 시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방시인은 시의 미학과 성취도를 가늠하는
행복이란 생활에서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 흐뭇한 상태를 말하며, 불행의 반대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배움에 대한 열망과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지혜의 소중함을 알게 해준다. 엎어지면 코닿는 곳에 학교가 있을 정도로 집에서 학교가 가까운 편인 한국은 매년 발표되는 행복과 관련된 수치는 부끄럽기 짝이 없다. 2018 UN의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나라별 행복도 순위에서 1위 핀란드, 2위 노르웨이, 3위 덴마크, 한국은 57위였다. 또한, 한국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과 기대수명은 높지만, 사회관계나 사회적 자율성(선택의 자유) 항목에서 하위권을 차지했다. 즉, 한국은 사회관계와 선택의 자유측면에서 행복을 제한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행복은 사람마다 기준이 제각각이며 절대적인 기준이 아닌 상대적인 성격이 강하다. 어떤 학생들은 학교에 가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학생들은 성적이 향상되거나 부모나 교사, 친구에게 칭찬을 받았을 때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물론, 학교생활에서의 행복의 바탕에는 교사의 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기본으로 깔려 있는 셈이다. 그럼, 학교 안에서 학생들이 행복하려면 어떤 조건이 충족돼야 할까
국회의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22일 오전 여야 5당 원내대표가 회동했지만 합의 없이 헤어졌다. 다만 오후에 자유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선거제 개혁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법 등 개혁법안을 함께 묶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으로 처리하는 방안에 합의했지만 한국당이 강력 반발하면서 여전히 의사일정은 안개 속이다. 여야 4당과 한국당의 접점 없는 대립이 문재인 대통령의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을 계기로 여야 간에 형성된 대치 전선에 포개진 셈이다. 그러니 꼬인 정국은 더 꼬이고 정쟁 양상은 더 복잡해진 것이 아닐지 걱정된다. 특히 한국당이 주말 장외 투쟁에 나서고 황교안 대표가 “문 대통령은 김정은 대변인”이라고 말한 것, 이에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다시 그런 발언 하면 용납 않겠다”고 맞대응한 것도 더 강한 충돌의 예고편 같아 불안하다. 일단 민주당과 한국당 앞에 놓인 정치일정이나 계획을 고려할 때 획기적 반전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당장 이날 오후 한국당 제외 여야 4당의 개혁법안 패스트트랙 합의에 대해 초강경 대응을 예고해 더욱 그렇다. 한국당은 4당의 패스트트랙 합의를 한국당을 ‘겁박’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