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시인 T. S. 엘리엇은 그의 시 ‘황무지’에서 “4월은 잔인한 달 / 죽은 땅에서 라일락꽃을 피우며 / 추억에 욕망을 뒤섞으며 / 봄비로 잠든 뿌리를 일깨운다”라고 읊으면서 “겨울은 오히려 / 우리를 따뜻하게 감싸 주었었다. / 망각의 눈이 대지를 덮고 / 마른 구근으로 가냘픈 생명을 키웠다”라고 봄을 이야기했다. 시인이 생명이 움트는 봄의 기운을 잔인함에 비유한 것은 아마도 엄동의 겨울을 지내온 인내의 고통을 표현하고자 한 의미였으리라. 봄만큼 인간의 감성을 풍성하게 하는 것도 없다. 그래서 예부터 많은 사람들이 한결같은 목소리와 각종 미사여구를 동원해 봄을 노래했다. 이런 봄의 화신(花信)이 20여일이나 일찍 왔다. 덕분에 시야가 머무는 산마다 들마다 울긋불긋 하다. 홀로 단아하게 봄을 맞이하던 목련은 벌써 하얀 옷깃을 여미듯 꽃잎을 떨구고 있다. 따라서 올 것 같지 않던 봄도 어느덧 여름을 향해 성큼 달아난 느낌이다. 예년 같지 않은 계절 탓에 울상인 곳도 생겨났다. 벚꽃 축제를 계획했던 지자체들이다. 이런 사정을 아랑곳하지 않고 일찍 꽃망울 터트린 벚나무의 자태는 아름답고 화사하기만 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봄이 희망과 부활의 계절임을
자몽 /김명은 꺾인 나뭇가지에 유리 풍선이 얹혀 있다 이빨에 물어뜯긴 입술로 입을 맞출까 음소를 노랗게 물들이며 태양의 허밍을 청취하고 있다 첫 키스가 마지막까지 숨겼던 어절이 드러나는 시간 다물어버린 입속에서 성조(聲調)가 썩고 썩은 침묵이 쏟아진다 칼날은 시고 달고 쓰다 따뜻한 혀에 얼어붙은 알갱이 침묵을 이겨낸 혀가 출구 없는 악보를 읽는다 방랑하던 음이 혀끝을 처음 자리로 되돌려 놓는다 - 김명은 시집 ‘사이프러스의 긴팔’ 우리는 언제까지 ‘꺾인 나뭇가지에 얹혀 있는 유리 풍선’처럼 불안한 삶을 이어가야 하는 것일까. 행복을 가장한 불행에 언제까지 입을 맞추어야 하는 것일까. 태양의 허밍을 듣노라면, 칼날처럼 예리한 첫 키스의 추억은 달콤만 해야 마땅할 것이나, 실은 자몽처럼 시기도 쓰기도 하다는 것을 우리는 고백해야 한다. 그로부터 이어지는 다물어버린 입 속의 썩은 침묵들. 그러나 우리의 혀마저, 심장마저, 얼음 알갱이처럼 차가워진 것은 아니다. 비록 출구가 보이지 않는 삶일지라도 우리는 악보를 읽듯 우리의 삶을 허밍하여야 한다. 방랑하는 음이 방랑이 아니게 될 때까지./김명철 시인
최근 배우자의 말이나 행동으로 인해 속상했거나 화가 났던 순간이 있었는가? 그 불편했던 상황을 떠올려보자. 만약 그때 배우자가 어떤 행동 또는 말을 했으면 내 기분이 상하지 않았을까? 그 당시 배우자에게 기대한 것은 무엇인가? 평소 1시간 정도 운전하면 충분히 도착 가능한 거리를 도로 사정 때문에 2시간 만에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그리고 3시간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출발했는데 운전 2시간 만에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어느 경우가 더 피곤할까? 운전한 시간은 같기 때문에 육체 피로도는 동일할지 모르겠지만, 예상(기대)보다 긴 시간 운전한 경우 심리적 피로가 높아진다. 매일 오가며 잘 알고 있는 출근길에도 내 기대와 다른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데 하물며 부부 사이에는 얼마나 많은 일이 발생하겠는가. 부부 사이에도 기대가 존재한다. 하지만 배우자는 내 ‘기대’에 항상 부응하는 사람이 아니다. 배우자도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내 기대와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런 상황에서 부부 사이에 존재하는 기대가 합리적이지 않다면 부부 아포리아(난관)에 빠지게 된다. ‘명선수는 명지도자가 될
추위는 이제 끝나고 꽃소식이 밀려온다. 여름 지나면 선풍기 먼지 털어서 비닐 씌워 창고에 넣어 두듯이 추위 이야기는 이제 곱게 개어서 장롱 속에다 넣어 둬야 할 때가 됐다. 비교적 북쪽 지역인 우리 동네도 이제는 완연한 봄이다. 청평 호반에 얼음이 녹아 보트 놀이가 가능해졌는가 싶었는데 오늘은 보니 개동백은 노란 물감이 탈색되기 시작했고 양지바른 곳에는 벌써 진달래가 성급한 계집아이 새 옷 입혀주면 자랑하러 뛰어 나가듯 꽃망울을 터트리고는 뽐내기 시작을 했다. 4월은 나 개인적으로 보나 국가적으로 보나 난제가 수두룩한 달이다. 사방천지 꽃소식에 묻혀, 가는지 모르게 지나는 4월이기도 하지만 솔직히 4월이 오는 것이 개인적으로도 두렵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T. S. 엘리엇의 시 황무지에서 잔인한 4월이 시작되었는지 모르나 시대도 많이 변했건만 4월이 오면 잔인한 4월이라는 이야기가 여전히 많이 나오고 그래서 그런지 모르나 우리에게는 아직 아물지 않은 아픔이 있다. 기억하기조차 싫으나 차마 잊을 수 없는 끔찍한 일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어제 어느 라디오 프로에서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긴급 기자회견을 한 것을 가지고 대담이 있었다. 그런데 너
현대건설은 성남시 고등동 494-5번지 일대에서 ‘현대지식산업센터 성남 고등’을 분양한다. 이 지역은 이른바 ‘북판교’다. 현대지식산업센터 성남 고등은 지하 5층~지상 8층, 연면적 4만9천여㎡ 규모로 지식산업센터 263실, 상업시설 48실, 지식산업센터 창고 20실로 구성된다. 현재 조성 예정인 제2·제3판교테크노밸리와는 각각 직선거리 2~3㎞에 불과하며, 올해 완공될 제2판교테크노밸리의 경우 약 2천여개 기업이 입주 예정이라 10만명가량 고용 창출이 기대된다. 서울 송파 문정지구와도 인접해 있으며, 강남과 출퇴근도 편리하고 인근 지역으로 이동하기 쉽다. 숲세권 입지와 주변에 수변 및 근린공원도 가깝다. 현대건설만의 특화설계도 적용된다. 또한 호실 조합을 통해 필요한 만큼 사무공간을 선택할 수 있어 1인 창업자부터 대규모 기업까지 입주할 수 있다. 개인·법인사업자 상관없이 분양 가능하며, 중도금 무이자 융자 알선 및 입주 시 취득세·재산세 감면(2019년 12월 말까지 취득세 50% 및 재산세 37.5% 감면, 이후 미정)등 금융 및 세제혜택도 제공된다. 상업시설도 동시에 분
특수관계 없는 자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고가로 양도하는 경우, 거래가액이 시가의 130%를 초과하면 그 초과액을 양도자가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과세한다. 고가거래가 있는 경우, 보통은 납세자가 그 거래가액이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있어서 고가로 거래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김알박씨는 2012년에 건물을 취득해 보유하다가 2016년에 특수관계없는 법인에 양도했다. 김알박은 자신의 양도가액이 상속세및증여세법에 따른 고가양도에 해당된다고 보아 거래가액에서 시가의 130%를 차감한 금액을 증여재산가액으로 보아 증여세를 자진 신고했으며, 실제 양도가액에서 증여재산가액을 차감한 금액을 양도가액으로 보아 양도소득세를 신고납부했다. 하지만, 세무당국은 김알박이 이른바 “알박기”를 통해 고가로 양도했으므로, 고가양도가 거래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보고, 김알박이 납부한 증여세를 돌려줬다. 그리고, 실제 거래금액을 양도가액으로 보아 양도소득세를 추가 과세했다. 즉, 고가양도에 따른 증여세 과세 규정으로 양도소득세를 줄이려는 꼼수로 본 것이다. 조세심판원은 건물 거래가액에는 향후 정비사업 추진으로
호반써밋 송도 호반건설은 29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8공구 M2블록에 공급하는 ‘호반써밋 송도’의 견본주택을 열고 본격적인 분양 일정에 돌입한다. ‘호반써밋 송도’는 지하 4층~지상 최고 49층, 10개 동, 전용면적 84, 101㎡ 아파트 1천820가구와 전용면적 74, 84㎡ 아파텔 851실로 구성된다. 아파트의 약 70%가 전용면적 84㎡로 구성되며, 아파텔은 소형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어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이 예상된다. 이 단지는 남향 위주의 배치와 판상형과 타워형의 조화를 이룬 설계로 일조권과 통풍을 확보했다. 4베이로 설계했고, 가변형 벽체를 적용해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소비자가 원하는 공간 구성이 가능하다. 주부의 가사동선을 배려해 주방가구를 배치하고, 높은 천장고를 적용해 개방감 있는 실내공간을 제공한다. ‘호반써밋 송도’의 가장 큰 특징은 지상에 차가 없는 단지다. 보행 동선을 분리했고, 단지 주출입구에는 어린이 통학 승하차 공간도 마련할 예정이다. ‘호반써밋 송도’는 인근에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 송도랜드마크시티역(가칭, 2020년 개통)이 예정
‘만리장천에 울고 가는 저 기러기/제비를 후리러 나간다. 제비를 후리러 나간다./복희씨 맺힌 그물을 두루쳐 메고서 나간다./망탕산으로 나간다./우이여∼ 어허어 어이고 저 제비 네 어디로 달아나노.’ 우리가 잘 아는 판소리 ‘제비가’의 한 대목이다. 놀보가 흥보의 이야기를 듣고 박씨를 물어다 부자가 되게 해 줄 제비를 후리러 다니는 내용이다. 이처럼 제비는 가난한 사람을 돕고 은혜를 갚는 하늘의 심부름꾼을 뜻한다고 해서 예부터 매우 친숙하다. 특히 음력 9월 9일 중양절에 강남에 갔다가 3월 3일 삼짇날에 돌아오는데, 이와 같이 수가 겹치는 날에 갔다가 수가 겹치는 날에 돌아오는 새라고 해서 민간에서는 감각과 신경이 예민하고 총명한 영물로 인식하고 길조(吉鳥)로 여겨왔다. 따라서 집에 제비가 들어와 보금자리를 트는 것은 좋은 일이 생길 조짐으로, 제비가 새끼를 많이 치면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독일에서도 제비는 특별대우를 받는다. 봄을 알리는 새이며, 동시에 행운을 가져오고, 집을 수호하는 새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초의 제비가 도착하는 날에는 노래와 환성으로 맞이하는 풍습이 있다. 일부 지방에서는 가족 전원이 문에 나와서 맞이하고, 제비들에 엄숙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