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를 뒤흔든 ‘성인지 감수성(性認知 感受性)’, 이게 무엇인가? 2월 1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를 법정 구속시킨 2심 판결문에 등장한다. 판결문은 나오자마자 논란에 휩싸였는데, 특히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표현이 그랬다. 물증 없이도 ‘감수성’으로 유죄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성인지 감수성(gender sensitivity)의 개념에 대한 합의된 정의는 아직 없지만, 대체로 성별 간의 차이로 인한 일상생활 속에서의 차별과 유·불리함 또는 불균형을 인지하는 것을 말한다. 넓게는 성평등 의식과 실천 의지 그리고 성 인지력까지의 성 인지적 관점을 모두 포함한다. 성인지 감수성은 성범죄 사건 등 관련 사건을 심리할 때 피해자가 처한 상황의 맥락과 눈높이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개념은 2018년 4월 대법원 판결에서 등장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 당시 대법원 제2부는 학생을 성희롱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은 대학교수가 낸 해임 결정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이때 판결에서 “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 심
비가 추적거리는 늦은 밤 점점 드세지는 개 짖는 소리 잠을 깼다. 몸도 무겁고 귀찮기도 해서 그러다 말겠지 하고 돌아눕는데 인적도 끊긴 밤 동네 온 동네 개들이 연달아 짖는 소리에 간간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어둠속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어릴 적 고향을 떠난 친구였다. 예전의 모습은 간 데 없고 머뭇거리며 털어놓는 사정얘기에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자신도 모르게 싸움에 말려들어 뜻밖에 살인을 해서 시체를 숨겨 도망을 왔다고 했다. 그러니 어렵겠지만 아무도 모르게 산에다 묻자는 말을 하는 친구는 금방 쓰러질 듯 보였다. 두 말 않고 친구를 방으로 데리고 들어왔다. 불빛에 보이는 친구의 얼굴은 초췌하기가 말이 아니었다. 반찬 없는 밥이나마 따끈한 국에 말아 한 술 뜨고 몸을 녹이도록 했다. 상을 물리고 앞장서서 일어서려는데 친구가 얘기나 하자고 했다. 친구는 살인을 한 적도 없고 가지고 온 것은 시체가 아니라 돼지를 한 마리 잡아 왔다고 했다. 현직에서 물러나 허송세월하며 병든 몸으로 누워있다 보니 그 동안 곁에 있던 사람도 발그림자도 없고 진정한 친구가 누구인가 여기저기 찾다 어린 시절 친구를 찾아왔다는 얘기였다. 그
호반건설이 송도국제도시에 공급한 ‘호반써밋 송도’의 분양 열기가 뜨겁다. ‘호반써밋 송도’ 견본주택에는 지난 달 29일 개관후 4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다녀갔다. 호반건설의 ‘호반써밋 송도’ 견본주택에는 오픈 첫날부터 하루 종일 수 백여 미터의 대기줄이 이어졌다. 견본주택 내부에도 유니트를 관람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고, 상담석은 대기줄이 줄지 않고, 마감시까지 상담이 이어졌다. 호반건설 분양관계자는 “송도국제도시에서 1년 5개월 만의 공급이라서 관심들이 뜨거운 것 같다”며, “평면, 가변형 벽체, 다양한 수납공간 등 상품에 대한 반응이 좋고, 주변 시새 대비 합리적인 분양가가 적용돼 상담이 하루 종일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송도국제도시 8공구 M2블록에 들어서는 호반건설의 ‘호반써밋 송도’는 지하 4층~지상 최고 49층, 10개 동, 총 2,671가구 규모로 지어진다. 아파트는 전용면적 84,101㎡ 1820가구, 아파텔은 전용면적 74,84㎡ 851실로 구성된다. ‘호반써밋 송도’ 아파트의 평균
정부가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개편안을 내놨다. 비수도권 사업의 경우 경제성 비중을 30∼45%로 5%포인트 내리고, 지역균형발전 비중은 30∼40%로 5%포인트 올리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정책평가의 비중은 기존의 25∼40%를 유지하되 일자리, 환경, 생활여건 개선 등 사회적 가치의 항목을 신설했다. 예타제도는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 예산낭비 국책사업이 무분별하게 진행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도입됐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고 정부의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 원 이상인 사업이 대상이다. 그동안 예비타당성조사 제도는 공공투자사업(총사업비 500억원 또는 국고지원 300억원 이상인 건설, R&D, 정보화사업, 중기지출 500억원 이상인 복지 등 기타사업)의 타당성을 예산편성 전에 객관적으로 검증해 재정 부실화를 막는제도로 활용됐다. 실제로 지난 20년간 총 849개 조사대상 사업(386조3천억원) 중 불요불급한 300개 사업(35.3%, 154조1천억원)을 막아 재정효율화에 기여했다. 하지만 지방에서는 이 제도에 대한 문제 제기가 적지 않았다. 경제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사업의 경우 예타 통과가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점에서 공평하지 않다는 것
지난 1일부터 전국 대형 백화점·마트·쇼핑몰과 매장 크기 165㎡ 이상의 슈퍼마켓에서 1회용 비닐봉투 사용이 전면 금지되고 있다. 고객에게 1회용 비닐봉투를 줬다가 적발되면 위반 횟수에 따라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예외는 있다. 물기가 있거나 액체가 흘러나올 수 있는 경우 등은 속 비닐로 포장해도 된다. 이를테면 생선이나 고기, 두부처럼 액체가 샐 수 있는 제품, 아이스크림처럼 내용물이 녹을 수 있는 제품, 또는 흙 묻은 채소가 여기에 해당된다. 현재 국내 비닐봉투 사용량은 약 211억 장(2015년 기준)이다. 관계기관은 이번 조처로 총 22억2천800만 장 정도 1회용 비닐봉투 사용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중국이 폐비닐 수입을 금지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쓰레기 대란’이 벌어졌다. 또 지난해 7월 필리핀에 수출된 6천500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재활용이 불가능한 유해 폐기물이란 사실이 적발돼 국제적으로 나라망신을 시켰고 필리핀 국민들의 혐한감정을 불러 일으켰다. 필리핀에 불법 수출된 이 쓰레기는 올해 2월 평택항으로 돌아왔다. 이런 일들로 인해 국내 불법 폐기물 발생·처리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동안
1998년 경기문화재단 선정으로 한국전통흑색 논문을 쓰다가 흑색을 비교하기 위해 일본 쿄토에 갔다. 이미 자연색이라 부르며 물감통에 넣어 염료점에서 파는 것을 보고 한국전통염색을 대중화 시켜야겠다고 결심했다. 그후 작품을 준비하여 2000년에 마로니에갤러리 개인전을 위해 실크에 그려 설치미술로 표현한 흑-Black project 180점을 가지고 다시 쿄토로 갔다. 전시장이 쉬는 날 엄청나게 큰 건물속에 들어 갔는데 그안에서 다양한 일본 음식을 맛보고 온갖 재료로 만들어진 일본 과자를 접했다. 근데 이게 왠일인가. 입구쪽에서 입장 티켓을 받는 것이 아닌가. 돌아보니 우리가 들어간 곳은 뒷문이라 입장 티켓을 요구 하지 않은 것이다. 나오면서 엄청난 입장 티켓 비용에 놀랐는데 그것이 쿄토 컨벤션센타였다. 가장 인상 깊었던 컨벤션센터는 홍콩아트바젤이 열리는 중국 구룡반도와 홍콩 침사추이를 마주보고 야경으로 유명한 빅토리아 하버에 있는 홍콩 완차이컨벤션 센타이다. 수백 건의 세계적인 회의, 지역 컨퍼런스, 미팅과 세미나가 매년 바로 이곳 홍콩 컨벤션&전시센터(Hong Kong Convention and Exhibition Centre; HKCEC)에서 열리고
▲홍사준 수원시청소년재단 이사장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기지역본부가 업무협약을 맺은 경기대학교 사회봉사센터와 공동으로 ‘산·학 협력을 통한 지역주민 밥드림 자원봉사활동’을 진행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 2일 수원시 우만3단지 입주민과 단지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봉사활동에는 LH 수원권주거복지지사 6명과 경기대 학생으로 구성된 자원봉사단 6명 등 모두 10여 명이 참석했다. 밥드림 사업은 우만종합사회복지관에서 1999년부터 인근 지역에 있는 학교 급식소에서 급식류를 기부받아 결식이 우려되는 어려운 주민에게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 계획된 6차례 중 처음 실시된 이날 행사는 밥과 반찬, 김치, 국 등을 배분, 설거지, 도시락 배달, 식당 정리 후 마무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지역 사회 내 나눔문화를 확산시켜 행복지수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는 계기가 됐다고 LH 관계자는 설명했다. 우만종합사회복지관 황재경 관장은 “LH와 경기대학교에서 지역주민을 위한 자원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줌으로써 복지관을 찾는 입주민 및 지역주민들의 복지체감도가 상승 되어지는 같아 기쁘다”며 “밥드림 자원봉사활동이 계속적으
스페인 ‘산티아고 데콤포스텔라’는 예수의 열두제자 중 한명인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곳이다. 예루살렘에서 이곳을 향해 9세기부터 순례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때부터 지금의 ‘산티아고 가는 길(카미노 데 산티아고)’이 만들어 지기 시작했다. 길이는 프랑스의 국경 도시 생 장 피드포르에서 부터 약 803㎞다. 우리나라에도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시작한 길이 여럿 있다. 대표적인 것이 2012년 완성된 ‘제주 올레길’, 그리고 한반도 남단의 4면을 에워싸는 4500㎞의 ‘코리아 둘레길’ 등등. 이런 가운데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이후 정부가 DMZ를 따라 한반도를 횡단하는 도보여행 길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오는 2022년까지 국비 200억 원, 지방비 86억 원 등 총 286억 원을 투입해 인천 강화군에서 강원도 고성군까지 456㎞에 달하는 DMZ 길을 만들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그 첫 사업으로 비무장지대(DMZ) 내부를 걸을 수 있는 이른바 ‘평화안보 체험길(가칭·평화둘레길)’을 조성해 이달 말부터 개방한다. 정전 협정 이후 처음으로 DMZ가 민간에 개방되는 것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해당 지역은 고성 동부, 철원 중부, 파주
저녁 한 때의 카니발 /박성현 가장 빛나는 추억은 긴 침묵과 함께 오네 꿈을 속삭이는 바람과 카니발의 찬란한 불빛들이 끝없이 이어진 공원의 검붉은 해변, 나는 서쪽의 깊고 조용한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네 지금은 아무도 모르는 카니발의 저녁 한 때, 외투에 스며든 빛을 털며 수많은 사람들이 익어가네 당신은 달콤한 버터에 녹고 라디오는 버지니아 풍의 흘러간 재즈를 틀었지 우리는 느리게 현을 치는 콘트라베이스에 이끌려 한없이 투명한 춤을 추었네 산책이란 아무도 모르는 지도를 걸으며 아무도 모르는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 꿈을 속삭이는 가벼운 바람 속에서 카니발의 때 늦은 저녁이 긴 침묵과 함께 오네. 시인의 시를 읽다보니 음악의 선율이 전언되는 이야기시의 새로운 맛을 느낀다. 누구나 꼭 한번 받고 싶은 상이라고 했던가, 한국시인협회 젊은시인상 수상을 먼저 축하한다. 시인은 중앙일보 신인문학상으로 문단에 이름을 올렸다. 시집 ‘유쾌한 회전목마의 서랍’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가능공간을 한껏 열어 놓고 잠재성의 세계와 현실적 층위를 아슬아슬하게 잇고 있는 시편들 속에 무의식의 시적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다. 시인은 아무 희망 없이 시를 사랑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