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섰다. 인구 5천 만 명 이상,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는 나라를 ‘30-50 클럽’ 국가라고 하는데 지금까지는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일본 등 6개 국가였다. 우리나라는 세계 일곱 번째로 진입했다.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나라들은 과거에 세계를 상대했거나 식민지를 경영했던 초강대 제국들이었다. 그런데 한국은 오히려 약소국으로서 식민 지배를 받았고 수탈과 전쟁으로 황폐화됐던 나라다. 그래서 30-50 클럽 진입이 더욱 뜻 깊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6년 2만795달러를 기록하면서 2만 달러 시대에 들어섰고 12년이 지난 지금 3만 달러를 돌파해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가 3.5%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할 경우 2022년에 4만 달러를 넘어서고, 성장률이 3% 수준이면 2023년, 2.5%면 2014년, 2%면 2027년에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중산층 이하 서민들은 이를 체감하지 못한다. 경제 전문가들은 ‘대기업의 수출에 의존한 성장’이기 때문에 소득의 많은 부분을 대기업이 차지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은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고 한다. 그러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4일 구속됐다. 사법부 전직 수장의 구속은 사법부 71년 최악의 아픈 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 2명이 구속 수감돼 있는 대한민국의 또 다른 비극이기도 하다.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40여개 혐의를 적용한 검찰은 “헌법 질서를 위협하는 중대범죄”라고 지적했다.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청와대와 ‘재판거래’를 하고 특정 법관들에게 인사 불이익을 준 것은 삼권 분립을 위배한 범죄라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범죄사실 중 상당 부분 혐의가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며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경과와 피의자의 지위 및 중요 관련자들과의 관계 등에 비추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 판단에는 양 전 대법원장이 단순히 보고만 받은 게 아니라 직접 개입한 정황을 보여준 증거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기소 후 재판에서 양승태 대법원장 및 법원행정처 수뇌부의 행위가 사법행정권 남용인지를 세세하게 밝혀야 하는 지난한 과정이 남아있다. 법원은 앞으로의 재판 과정에서 법과 양심에 따라 공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재판에 임하는 양 전 대법원장은 사법부 전직
클럽의 역사적 기원은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클럽은 초기의 나뭇가지나 지팡이 등을 이용한 상당히 유치한 것이었고, 15세기에 이르러 골프 도구의 제조는 활이나 칼을 만드는 무기 제조 직공들의 부업이 됐으며, 전쟁 때는 무기를 만들고 평화 시에는 골프 클럽을 만들어 판매했다. 우드의 헤드로는 감나무인 퍼시먼이 주재료이며, 비행기의 프로펠러를 본떠서 만든 단단한 합판 헤드도 나왔다. 샤프트로 쓰이는 강철로는 총신에 쓰였던 쇠가 사용됐으며, 아이언의 헤드는 쇠를 달구어 때려 만들었는데 전차 생산 공법을 응용했다. 이렇듯 골프 도구의 제조는 전쟁 무기를 위하여 개발된 기술이 전용됐다. 탄소 섬유 샤프트는 우주 개발의 부산물이며 클럽은 전쟁 문명을 평화적으로 이용한 표본이었다. 골프클럽은 1934년의 미국 골프계의 한사람이 20개 이상의 클럽을 가지고 라운드하는 것은 상식이었으며, 대회에서 상위에 랭크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클럽을 사용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는 풍조가 있었다. 골프가 본질적으로 왜곡돼 버리려 하는 위화감이 고조되면서 1938년에 공식경기에 사용하는 클럽의 수를 14개 이내로 제한하는 규칙이 생겨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클럽이 저마
미국은 지금 세계 최강의 패권 국가이다. 미국의 패권은 앞으로 백 년, 이백 년은 지속될 것이다. 미국이 그렇게 장기적인 패권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함에는 6가지 요소가 있다. 첫째는 풍부한 농산물이다.미국은 넓고 비옥한 땅에 완벽한 수리 시설과 운송 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농산물 수출에서는 2등이 없는 1등이다. 중국의 약점 중의 하나가 농산물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둘째는 석유 매장량이다.최근 연이어 발견한 자료로는 미국의 석유와 가스 매장량은 미국이 500년을 쓸 수 있는 매장량이다. 미국 여행을 하노라면 곳곳에 석유를 뽑아 올리는 방아 같은 기구가 움직이고 있고 그 위에는 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미국의 풍요함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셋째는 대학이다.미국 대학들의 경쟁력은 다른 나라들의 추종을 불허한다. 세계 100대 명문 대학들 중에 절반 이상이 미국 대학들이다. 이들 대학에서 해마다 인재들을 배출한다. 네 번째는 민주주의이다. 민주당, 공화당 양당 체제가 뿌리를 내리고 있어 4년마다 자유 경쟁으로 대통령을 선출한다. 더러는 잘못 뽑히기도 하지만 4년 후에는 국민들이 갈아 치울 수 있는 열린 체제이다. 다섯째는 기독교다.미국은 프로테스탄
도금 /도종환 그대가 금잔에 빛 고운 술을 건네도 나는 한 모금도 입술에 대지 않으리 그대 몸을 감은 영락(瓔珞)의 방울들 찬란해도 그대 눈부심에 결코 눈 주지 않으리 도금의 시대여 궁정악이 뿜어내는 현란한 음악소리 높아도 악기의 녹슨 몸통을 가릴 수 없는 시대여 일찍 찾아 온 무서리에 쓰러진 저 푸른빛의 슬픔을 나는 노래하리 유효기간이 다 되어가는 황홀한 식탁을 위해 나는 단 한 곡의 음악도 연주하지 않으리 풍찬노숙을 견디는 저 꽃들 적빈을 택한 향기를 노래하리 오오 도금의 시대여 -시집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 2011·창비 인간은 언제나 도금의 시대를 산다. 본질과 달라진 형식들과 내용보다 감각이 우선되는 세상을 탄식하는 시인의 노래는 사실 적극적 가난을 요구하는 율법처럼 들리기도 한다. 세상의 황홀한 식탁보다 푸른빛의 슬픔을 노래해야하는 풍찬노숙의 꽃들처럼 우리의 생애에 단 하루라도 가난한 심령으로 빚어진 향기가 있었기를 노래하고 있다. 모두가 찬란한 영락(瓔珞)의 목걸이 눈길이 빼앗길 때 마치 밤하늘의 별과 이마를 맞대며 찬이슬을 머금은 들녘의 꽃들처럼 피어야할 시간과 져야할 시간을 어기지 않는 섭리에 순종할
프랑스 화가들에게 남부지방은 도피처이자 꿈과 이상향을 일으키는 곳으로 인식돼 왔다. 화가들은 파리에서 지내면서 지친 마음을 쉬게 하고자 남부 지방을 찾곤 했는데, 여행지에서 뜻밖의 자신을 발견함으로써 예술 세계의 큰 전환점을 얻기도 했다. 세잔은 엑상프로방스에서 자랐다. 파리에서도 오래 활동을 해왔지만 위대한 업적은 고향인 엑상프로방스에 다시 정착한 이후에 달성이 되었다. 고흐 역시 생애의 마지막 몇 년을 아를에서 보내며 노란색이 찬연하게 빛나는 작품들을 남길 수 있었다. 화가들은 남부를 여행하며 지치고 상처 받은 마음에 안정을 찾았고, 파리에서는 느낄 수 없는 온화한 공기와 따사로운 햇빛 속에서 새로운 색채 자극을 받았다. 때론 지중해를 바라보며 이국적인 세계를 꿈꾸기도 하였다. 마티스가 니스 여행 중에 얻었던 감흥도 그것이다. 그가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니스에서 남겼던 종적은 매우 인상적인데, 그는 이곳에서 화가가 지닌 모든 관능을 자유롭게 펼쳐보였던 것이다. 파리에서 체류하던 그가 갑자기 니스를 방문했던 것은 쉼이 필요해서다. 그의 건강은 쇠약했고, 화가로서의 자아도 위축됐으며, 부인과도 이별한 후라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였다. 1918년에 그린 &l
이미 상당하게 진행된 제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간의 인간다운 삶’에는 더욱 큰 위기가 도래했다. 과학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 하였지만 인간이 인문학에 대한 깊이가 없었다면, 아마도 인간은 기술문명의 노예가 될 것이 자명하다. 근대문명의 슬로건이었던 자유(민주주의)와 평등(사회주의)과 박애(기독교)는 과학기술의 정보와 계산, 기계의 신 앞에 이미 굴종했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신은 죽었다”라는 니체의 선언은 이제 “인간은 죽었다”로 바뀌어야 될 성 싶다. 오직 기계문명에 굴종하는 호모 사피엔스, 이미 기계인간, 사이보그가 될 준비를 마치고 있는 시점에서 인문학을 받쳐온 인간의 상상력과 자유의지와 합리적 삶은 이제 ‘기계적 삶’으로 대체돼 가고 있으며, 인간은 생각도 기계가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인간이 확보한 문명의 데이터는 포화상태로 인공지능(AI)이라는 노예를 요구하고 있다. 철학의 선진국인 독일과 프랑스에서도 철학의 종언이 선언된 지 이미 오래이며 철학의 기여는 미약할 뿐이다. 심지어 과학기술문명의 주변부에서 들러리로 옛 영화를 들먹이면서 말장난을 하고 있는지도
인공강우는 요오드화은(AgI)이나 드라이아이스 등을 구름에 뿌려 물방울이 생기게 하거나 얼음 결정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이처럼 인공적으로 비를 만들어내는 인공강우 전문가를 레인메이커로 부른다. 과거 기우제(祈雨祭)를 지내던 인디언 주술사라는 뜻에서 유래됐다. 최초의 인공강우는 1946년 미국의 빈센트 쉐퍼가 4000m 상공에서 구름에 드라이아이스를 뿌리는 방식으로 성공했다. 중국에서도 2007년 6월 랴오닝성 대가뭄 때 이를 활용한 적이 있다. 1차로 인공강우용 로켓 1천500발을 발사해 2억8천300만t의 비가 내리도록 했고 2차로 항공기 3대와 로켓 681발로 5억2천500만t의 비를 얻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기 전에는 수십 발의 로켓으로 먹구름 속 비를 미리 내리게 한 덕분에 올림픽 기간 내내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세계 50여 개국에서 날씨 조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러시아 일본 등도 인공강우를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기상청과 국립기상과학원을 중심으로 실험을 하고 있는 초보적인 단계다. 본래 인공강우는 주로 강우량을 늘려 가뭄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연구됐지만 최근엔 미세먼지를
집으로 가는 길 /신경림 가볍게 걸어가고 싶다, 석양 비낀 산길을. 땅거미 속에 긴 그림자를 묻으면서. 주머니에 두 손을 찌르고 콧노래 부르는 것도 좋을 게다. 지나고 보면 한결같이 빛 바랜 수채화 같은 것, 거리를 메우고 도시에 넘치던 함성도, 물러서지 않으리라 굳게 잡았던 손들도. 모두가 살갗에 묻은 가벼운 티끌 같은 것, 수백 밤을 눈물로 새운 아픔도, 가슴에 피로 새긴 증오도. 가볍게 걸어가고 싶다, 그것들 모두 땅거미 속에 묻으면서. 내가 스쳐온 모든 것들을 묻으면서, 마침내 나 스스로 그 속에 묻히면서, 집으로 가는 석양 비낀 산길을. -신경림 시집 ‘뿔’ 모든 것은 한곳으로 집결된다. 밖으로 나돌던 몸과 마음이 한곳으로 향하고 그 한곳에 들어가 몸을 눕힌다. 그리하여 우리는 외부에서 오는 모든 압력을 이겨내며 살아간다. 시는 이러한 우리의 생활에 진정한 힘이 되어주는 곳에 대한 소중함을 말한다. 지나고 보면 모든 일은 한결같이 빛바랜 수채화 같은 것이다. 거리를 메우고 도시의 넘치던 함성도. 물러서지 않으리라 굳게 잡았던 손들도. 모두가 살갗에 묻은 가벼운 티끌 같은 것이다. 그리고 수백 밤을 눈물로 새운 아픔도. 가슴에
올해 채용시장은 지난해보다 더 얼어붙을 전망이다. 취업포털 사람인 조사에 따르면 기업 10곳 중 4곳이 올해 정규직 신입사원을 채용하지 않거나 채용계획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4년제 대졸 예정자 중 정규직 일자리를 구한 이는 10명 중 1명(11%)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20대 실업률은 일본의 2배를 넘어 ‘한국과 일본의 청년실업 비교분석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청년실업률이 크게 높은 것은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데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큰 데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난해 말 책정한 올해 취업자 증가 규모는 15만명으로 기존 취준생은 말할 것도 없고 올해 새로 취업시장에 뛰어드는 4년제 대졸자 30여만 명을 수용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이러한 청년 노동시장에서 진행 중인 중요한 변화는 인력수요의 단계적인 변화다. 정보화 기술의 도입과 확산에 따라 다음과 같은 변화가 순차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첫 단계로 기술이 일자리를 대체했으며, 기술을 활용하는 인력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다음은 저숙련 서비스업 일자리의 증가다. 이는 저임금 일자리가 면연하게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