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파람새 /박미라 사랑을 훔쳐서 목숨으로 쓴다는 도둑이 있었다 도둑질할 품목의 무게와 특성쯤은 알아야 한다고 한여름 생선보다 쉽게 상할 수도 있고 보관방법도 천차만별이라고 더구나 그 무게를 아는 자 없더라고 달랠 만큼 달랬는데 전설 속 대도大盜라도 된다는 듯 휘파람소리만 강물처럼 흘려보내더니 마침내 나는 눈멀고 귀멀어 도둑의 행방 환하게 보이고 찢어진 목청을 다스릴 만한데 이제, 목숨을 훔쳐서 사랑으로 쓴다는 도둑의 소식에 나는 그저 겨울로 향하는 휘파람새 소리거니 귀를 닫는다 우리는 누군가의 사랑을 훔쳐야만 살아갈 수 있다. 엄마의 사랑이나 자식의 사랑, 혹은 친구나 연인, 나아가 나에 대한 ‘나’의 사랑을 훔쳐 파먹어야만 목숨을 부지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사랑이라는 것의 무게와 특성을 가늠할 수 없는 것이 문제다. 사랑의 정체는 변화무쌍 그 자체일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사랑한다는 것, 그것으로 목숨을 이어간다는 것은 얼마나 애가 타는 일인가. 그런데 ‘도둑’은 이제, 목숨을 훔쳐 사랑으로 쓴다고 한다. 사랑으로 목숨을 살리는 것도 버거운 일인데, 목숨으로 사랑을 살리겠다는 것이다. 그에게는 목숨이 아니라 사랑
전국적으로 심각한 학교폭력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지금, 학교폭력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학폭위 심의건수가 지난 4년 새 전국에서 두 배 가까이 증가하고 있고, 학폭 피해 학생 위로금 명목으로 지급된 보험 건수만 지난 5년간 6백여 건, 액수로는 4억2천5백여만 원이며, 학폭위 이후 소송에 휘말릴 것을 우려한 교사들의 보험 가입도 대폭 증가해 한 법률비용보험 상품의 교사 가입자는 1년 새 10배로 폭등한 상태이다. 최근 스마트학생복이 10일부터 약 일주일간 초·중·고교생 총 1179명을 대상으로 벌인 청소년들의 학교폭력 상황 및 인식 변화 등을 파악하는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작년 대비 학교폭력이 감소했다고 느끼는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약 53.6%가 감소하지 않았다고 대답했으며. 그중 절반이 넘는 학생이 ‘성인에 비해 솜방망이 처벌(51.7%)’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2004년 학교폭력예방법과 함께 도입된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회’ 이른바 학폭위는, 학교 폭력이 발생했을 때 당사자들을 직접 조사해, 그 결과에 따라 가해 학생에게는 처벌을, 피해 학생에게는 심리치료나
아침저녁으로 기온차가 심하다. 여행으로 잠자리를 며칠 바꾸었더니 그것이 화근이 되었는지 감기로 며칠간 고생을 했다. 오늘은 나의 글을 읽어주는 독자분들에게 환절기 건강관리 잘하시라는 말씀부터 드리고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평소 스포츠 중계방송 시청을 즐기지 않는 성격이지만 그래도 메이저리그에 우리나라 선수가 뛰는 날이면 나도 모르게 보게 되고 그러다 보니 국내 야구도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는데 며칠 전에 끝난 플레이오프 5차전은 명승부를 넘어 감동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팽팽하던 것이 5회를 넘기고 6회에 3점을 먼저 뽑은 넥센은 기세가 살아나는 듯했으나 이내 SK 외국인 선수 로맥에게 동점을 허용하는 3점 홈런으로 원점이 되었다. 기세가 오른 SK는 여세를 몰아 6회가 끝나기 전에 최항의 3점을 쓸어 담는 역전 2루타로 멀찌감치 3:6으로 도망갔다. 게임은 SK가 굳히기를 한듯해 보였고 8회가 마무리될 때는 4:9가 되어 있어 있었다. 9회 초 공격만이 남아있고 5점 차이이니 누가 봐도 게임은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고 보였다. 아웃 카운트 세 개만 잡으면 되니 그냥 맥없이 끝날 거란 생각으로 너무 아쉽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그러나 9회 초에 나타난
‘조물주 위에 건물주가 있다’는 유쾌하지 않은 농담이 있다. 남의 건물을 임대해 살거나 장사를 하는 사람들의 푸념이다. 과도하게 월세를 인상한다든가 세입자들에게 갑질을 일삼는다는 부정적 인식이 많다. 반면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장래 희망이 건물주라는 어린이들도 많다. 그런데 어려운 세입자들의 입장을 이해해주는 천사 같은 건물주도 있다. 인천 부평구 부평 로데오거리에 위치한 한 상가 건물주가 그 주인공이다. 이 건물 1층에서 버무리 떡볶이 가게를 운영하는 백모 씨가 밝힌 내용은 이렇다. 얼마 전 건물주가 도장을 가지고 오라고 했다. 이런 경우 십중팔구는 임대료를 인상하겠다는 통보일 것이다. 당연히 긴장을 한 백씨에게 건물주는 ‘한시적 월 임대료 조정 합의서’라는 계약서를 내밀었다. 이 계약서에는 ‘경기 불황으로 인한 임차인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자 한시적으로 임대료를 인하 한다’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2018년 11월1일부터 2019년 12월 30일까지 임대료를 깎아 주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임대료는 월 600만원이었는데 100만원을 인하한 500만원만 받겠다는것이다. 그러니까 14개월간 1천400만원을 덜 받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임대료 인하 혜택은
중·고교 여학생들이 급기야 거리로 뛰쳐나왔다. 전국 각지 여학생 모임 등 30여 개 단체는 학생독립운동 기념일인 3일 서울 도심에서 ‘스쿨미투’ 집회를 열었다. 학교 내 미투(Me too) 운동을 일컫는 스쿨미투가 200여일이 지나자 교문을 박차고 나온 것이다. 교육·사법 당국과 학교가 스쿨미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사건을 축소하거나 덮고 넘어가기에 급급했던 탓이다. ‘여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다’는 명칭의 스쿨미투 집회는 학교 현장의 민낯을 보여줬다. 이들의 목소리는 학교에 만연된 구조적 성차별 문화와 성범죄가 얼마나 심각한지 일깨워준다. 학식과 덕행에서 모범을 보여야 할 교사가 학생을 성적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기성세대는 고개를 들지 못할 처지가 됐다. 스쿨미투는 지난 4월 서울 용화여고 학생들이 불을 붙였다. 이 학교 학생들이 ‘#ME TOO’(나도 겪었다), ‘#WITH YOU’(당신과 함께) 등을 적은 메모지를 창문에 붙이면서 스쿨미투는 전국으로 번져 나갔다. 용화여고에서는 교사 18명이 성폭력으로 파면·해임·정직·견책 등의 징계를 받았다. 광주의 모 고교에서는 전수조사 결과 학생 180여 명이 교사들에게 성적인 모욕이나 추행을 당한 것
호반건설이 2일 하남시 현안2지구 A1블록 ‘하남 호반베르디움 에듀파크’ 견본주택 개관과 함께 본격적인 분양에 나선다. 하남 호반베르디움 에듀파크는 지하 3층~지상 25층, 6개 동, 총 999가구 규모다. 전용면적 59㎡ 단일면적 5개 타입으로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소형으로만 공급된다. 유형별 가구 수는 ▲59㎡A 290가구 ▲59㎡A-1 335가구 ▲59㎡A-2 118가구 ▲59㎡B 146가구 ▲59㎡C 110가구다. 하남 현안2지구는 하남시 신장동 228번지 일대 56만여㎡ 부지에 물류유통 및 주택지가 조성되는 도시개발구역이다. 현재 물류 유통부지에는 대형 쇼핑몰인 스타필드 하남이 들어서 있다. 하남 호반베르디움 에듀파크는 지하철 5호선 덕풍역(개통 예정)이 개통 되면 역세권 단지가 된다. 인근 상일IC와 하남IC를 통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올림픽대로, 중부고속도로 이용도 편리하다. 주변에는 하남시 보건소, 하남 우체국, 신장 2동주민센터 등 공공기관도 있고, 이마트(하남점), 홈플러스(하남점) 등 대형 쇼핑시설, 하남문화예술회관, 메가박스(하남스타필드점) 등 문화시설도 가깝다. 인근에 덕풍천이 있고, 크고 작은 공원이 많아 환
세무서는 A의 부동산 자금 출처를 조사했는데, 남동생이 인출한 금액과 A 통장에 입금된 금액이 일치했지만, A와 남동생간 금전소비대차 약정서도 없으므로 정상적인 금전소비대차로 볼 수 없어 A가 증여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A는 부동산 취득자금이 부족해서 빌린 것으로서, 남매 간에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아 차용증을 작성하지 않았고, 자금 이전 방식을 계좌이체가 아닌 현금입금의 방법으로 한 이유는 남동생 부부가 불화를 겪고 있어 이혼을 대비해 남동생 재산을 은닉하기 위한 것이며, 변제 여유가 되어도 상환하지 않은 이유 또한, 이혼을 우려해서 라고 설명했다. 조세심판원은 남매 간에 한 차용증서가 없는 금전거래가 금전소비대차인지 아니면 증여인지는 사실 관계에 따라 판단할 사안이지 차용증서가 없다고 무조건 증여로 추정해서는 안된다고 봤다. 오히려 명백한 증여의사가 없고, 직계존비속도 아닌 남매간에는 거액을 증여할 합리적인 이유도 없으므로, 증여보다는 자금융통거래로 보여진다고 판단했다. 우리나라 세법은 부모자식 간 금전소비대차는 대체로 인정하지 않는다. 차용증서, 이자 지급, 금전상환 사실 등이 명백한 경우엔 금전소비대차를 인정받을 수 있지만, 대부분
오늘 한 출판사에서 신간 서적 한 권을 보내 왔다. 중동문제의 전문가인 아비 조리쉬가 쓴 ‘혁신국가’란 제목의 책이다. 21세기 이스라엘 기술혁신의 기적이란 부제가 붙었다. 이 책의 서두에서 이스라엘이 최악의 조건을 극복하고 오늘의 번영하는 국가를 이룰 수 있었던 정신적, 문화적 요인을 두 가지 사상에서 비롯되었음을 지적한다. 히브리어로, 티쿤 올람 정신과 후츠파 정신이다. 티쿤 올람 정신은 우리 겨레의 홍익인간(弘益人間)정신과 맥을 같이 하는 정신이다. 티쿤 올람은 세상을 고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말로 널리 인간을 유익하게 함으로 세계를 변화시켜 나간다는 홍익인간 이화세계(弘益人間 理化世界) 정신과 뜻을 같이 한다. 이 세상을 보다 좋은 곳으로 고쳐 나가며 세상에서 더 높은 도덕과 정의를 실현할 책임이 우리들에게 있다고 믿는 사상이 티쿤 올람 정신이다. 이스라엘의 기술혁신의 동기가 되고 있는 정신이 티쿤 올람이라면 그러한 혁신정신은 후츠파(CHUTZPAH)로 대변된다. 후츠파 말은 “대담함과 당돌함”을 뜻하는 이스라엘 고유의 말로 어려움과 고난, 좌절과 위협에 굴하지 아니하고 틀에 박힌 고정관념을 거부하고 권위에
졌다 /황구하 한나절 내내 미동도 없다 늦가을 오후 바람 좋은 풀밭에 앉아 어디 보자, 누가 먼저 움직이나 북천 너럭바위 두루미랑 수읽기를 하다가 겨루기를 하다가 스르르 손 풀고 일어섰다 그는 외발로 서 있었다 우리 주변에는 고수(高手)들이 참 많다. 재테크의 고수, 연애의 고수에서부터 노래의 고수, 술의 고수, 춤의 고수, 업무처리의 고수, 공부의 고수, 입담의 고수, 시 쓰기의 고수 등등. 이런 고수들과 같이 있을 때면 우리 같은 하수(下手)들은 기가 죽고 맥이 풀리기도 한다. 그런데 두루미가 흔히 외발로 오래 서 있는 것은 체온 유지를 위해서라고 한다. 두루미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절대고수가 되지 않을 수 없는 셈이다. 그렇게 고수들이 저마다의 고수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고수가 되기까지의 가혹한 인내에 대하여 경의를 표하고 그 경지에 찬사를 보내야 마땅하겠지만, 부러워할 것까지는 없겠다. 우리는 증오와 사기와 협잡에서는 최악의 하수이지만, 우리도 우리들 나름대로의 고수다운 면이 있을 것이니 말이다. ‘스르르 손 풀고’ 일어나서 생각해본다. 나는 무엇의 고수일까. /김명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