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뒤로 쳐지며 사라지는 산모롱이. 몇 개 구름이 아슴아슴 떠다니는 빠끔하게 드러나는 하늘. 자동차를 타고 오르는 구불구불한 이 길이 어쩌면 이다지도 정겨운지. 연거푸 숨고르기 하는 음악. 훤하게 뚫려있지 않아서 오히려 매력적인, 앞을 짐작할 수 없는 오르막길. 간혹 그날그날 해결해야 할 일이 턱에 차올라 지칠 때마다 이 길을 생각한 적이 있다. 오르고 오르는 그 숱한 날 중에 오늘은 특별히 팔공산 구불구불한 이 길을 따라 숨 고르러 간다. 어머니, 아버지 푸근한 사랑 그득히 채우러 ‘벼꽃마을 남매계’에 간다. 왁자하게 사람소리 끓어오르는 넓은 홀에서 그려지는 그림은 참, 희한하다. 푸짐하게 차려진 음식상이 보이고 공간 가득 음악이 흐르고 이십대의 조카, 질녀부터 오십대의 아재, 숙모, 이모, 삼촌, 어르신까지. 한 공간에서 다양한 연령대가 혼연일체로 꾸미는 소박한 축제. 과거 소시민들의 잔치가 이런 모습이었을까 싶다. 이 그림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것은 어르신들의 무대다. 흥이 차오르자 춘향가 중에서 감옥에 갇힌 춘향이 이도령에게 쓴 편지를 노래로 해 보겠다는 팔순의 어머니와 아직도 청아한 목소리 그대로 유지하고 계신 칠순의 숙
시민우선·경기발전·언론창달을 기치로 창간된 경기신문 창간 16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경기신문은 국내외 정치,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확하고 예리한 분석과 전망을 내놓으며 언론발전과 지역발전에 기여해 왔습니다. 또한 독자들에게 유익하고 빠른 정보를 꾸준히 제공하는 언론으로 큰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영혼 없는 이란’ 말이 종종 쓰이고 있습니다. 이 시대 한국 언론을 지칭하는 안타까운 말입니다. 사실보도도 아니고, 공정보도도 아니고 사회적 공기(公器)라는 사명감 없이 그저 유행 따라 가는 옷장수처럼 시류에 따라 말과 글을 파는 장사꾼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수가 정보를 독점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기가 힘들 정도로 정보가 넘쳐납니다. 인터넷과 정보통신의 발달로 정보 홍수의 시대가 온 것입니다. 언론은 우리 사회의 눈과 귀입니다. 급변하는 사회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불편부당하고 정확한 보도를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정제되지 않은 수많은 매체들의 난립과 과잉경쟁으로 자극적인 보도나 편파적인 보도의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경기신문은 이런 언
안녕하십니까? 경기도교육감 이재정입니다. 경기도민에게 신속·정확하고 정직한 보도로 신뢰를 구축해온 ‘경기신문’의 창간 16주년을 경기교육 가족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경기도를 넘어 광역 수도권의 새로운 소식과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 소식을 전하기 위해 노력해온 직원 여러분의 노고와 정성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직필·정론·공정의 가치를 내걸고 험난한 길을 올곧게 걸어온 경기신문은 창간이래 지금까지 험난한 언론의 한계를 넘어 각종 정보를 생생하게 전달하여 세상을 보는 안목을 넓혀주었으며, 도민의 삶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경기도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언론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기원합니다. 교육에서 미래를 봅니다.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입니다. 학교는 학생들이 보편적, 기본적 가치를 깨닫고 스스로 자아를 발견하고 성장하는 장(場)입니다. 흡사 새끼 병아리가 안에서 껍질을 쪼는 ‘줄’과 어미 닭이 그 소리를 듣고 바깥에서 껍질을 쪼는 ‘탁’의 힘이 적절하게 합쳐져서 새로운 세상으로 알을 깨고
요 며칠 언론사의 보도에 모두들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6.12북미정상회담과 6.13지방선거 때문입니다. 언론사마다 제각각 회담 결과와 선거 상황, 앞으로의 전망을 앞다투어 보도했습니다. 그중에서 내 생활과 가장 밀접한 기사를 꼽는다면 바로 우리 경기지역 언론의 보도였습니다. 경기도민의 입장에서 남북관계의 변화가 접경지역인 경기도에 미치는 영향이나 6.13지방선거에서 보여준 경기도민의 민심의 현주소를 가장 정확하고 빠르게 알려주었습니다. 지역 언론의 중요성을 다시금 인식하며, 경기도민의 알권리를 위해 힘쓰는 경기신문에 존경과 감사를 표합니다. 경기신문 창간 16주년을 1,330만 경기도민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전국 최대 광역의회인 경기도의회는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지방분권 개헌’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자치와 분권으로 진정한 지방정부시대가 열리기를 소망합니다. 6.13지방선거와 함께 개헌 국민투표가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아쉽지만, 자치와 분권은 도민의 요구이며 시대적 가치입니다. 경기도의회는 앞으로도 온전한 지방정부시대가 열릴 수 있도록 함께하겠습니다. 경기지역의 대표 언론인 경기신문에서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경기도지사 남경필입니다. 열정과 정직함을 바탕으로 도민의 눈과 귀가 되어준 ‘경기신문’의 창간 16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지난 16년간 경기신문은 도민의 의견을 경청해 건강한 여론을 형성하는 동시에 경기 국제마라톤대회, 경기 로컬푸드데이, 수원화성돌기 행사 등 다양한 행사를 펼치며 도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해왔습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도 불구하고 지역신문으로서 언론의 사명을 다해 오신 박세호 대표이사 회장님, 그리고 현장의 생생함이 살아있는 보도를 위해 도내 구석구석을 발로 뛰며 취재에 힘써주신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언론의 공정한 시각이 꼭 필요합니다. 이제까지도 그랬듯 지역사회의 상식과 정의를 바로 세우고, 우리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바른 언론으로서 경기신문의 선도적인 역할을 기대합니다. 앞으로도 경기도의 발전과 도민의 행복을 위하여 애정 어린 조언과 따뜻한 격려를 아낌없이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경기도는 지역 여론을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경청하겠습니다. 창간 16주년을 맞은 경기신문이 지역주민의 더 큰 사랑을 받으며, 힘차게 성장해 나가기를 기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선거 결과에 결코 자만하거나 안일해지지 않도록 각별히 경계하겠다”며 “다시 한 번 마음을 새롭게 가다듬고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치러진 지방선거 및 재보궐 선거 결과와 관련해 “국민께서 정부에 큰 힘을 주셨다. 지방선거로는 23년 만에 최고 투표율이라니 보내주신 지지가 한층 무겁게 와 닿는다.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광역단체장 17곳 중 14곳, 기초단체장 226곳 중 151곳에서 승리하면서 지방선거 사상 최대 압승을 거뒀다. 재보선에서도 11곳 중 10곳을 휩쓸었다. 문 대통령은 “국정 전반을 다 잘했다고 평가하고 보내준 성원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며 “모자라고 아쉬운 부분이 많을 텐데도 믿음을 보내셨다. 그래서 더 고맙고 더 미안하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지켜야 할 약속들과 풀어가야 할 과제들이 머릿속에 가득하다”며 “쉽지만은 않은 일들이지만 국정의 중심에 늘 국민을 놓고 생각하고, 국민만 바라보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6·13 지방선거 투표율이 60.2%로 확정됐다고 14일 밝혔다. 이날 집계된 최종 투표율은 선관위가 전날 오후 6시 투표 종료 이후 발표한 잠정 투표율과 같은 수치다.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은 2014년 6·4 지방선거(56.8%)보다 3.4%포인트 높았다. 역대 지방선거에서 투표율이 60% 이상을 기록한 것은 1995년 제1회 지방선거(68.4%)에 이어 23년 만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잠정 집계였던 만큼 최종 투표자 수에는 소폭 변동이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투표율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선관위는 전날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투표율이 최종 60.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6·13 지방선거 특별취재본부
롯데건설과 신동아건설이 15일 김포 고촌에서 ‘캐슬앤파밀리에 시티 2차’ 견본주택을 열고 본격 분양에 나선다. ‘캐슬앤파밀리에 시티 2차’가 들어설 김포신곡6지구는 도시개발사업지구로 김포시 고촌읍 신곡리 940번지 일원에 위치한다. 김포신곡6지구는 전체 5천113가구 규모로 이 가운데 ‘캐슬앤파밀리에 시티’ 총 4천665가구가 순차 공급된다. ‘캐슬앤파밀리에 시티’는 지난해 12월 1차분 1천872가구가 성공적인 분양을 마쳤고, 이번에 분양에 나서는 2차분은 지하 2층~지상 16층 36개동, 전용면적 74~125㎡ 총 2천255가구다. 세부 타입별로는 ▲전용 74㎡ 157가구 ▲전용 80㎡ 330가구 ▲전용 84㎡ 1천293가구 ▲전용 99㎡ 439가구 ▲전용 111㎡ 4가구 ▲전용 125㎡ 32가구 등으로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전용 84㎡ 이하 중소형타입 비중이 약 80%에 달한다. 김포 고촌은 서울까지 차량으로 5분이면 진입 가능해 서울 서남부권에서 가장 뛰어난 서울생활권을 누릴 수 있는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내년 개통 예정인 김포도시철도가 운영되면 서울 접근성은 더
오래된 폐가와 보통 주택을 보유하다가 보통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 사실상 주택으로 볼 수 없는 폐가 때문에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적용받지 못한다면 매우 억울할 것이다. 폐가도 주택에 포함하여 비과세를 적용해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규정한 소득세법에서 주택이란, 건축물대장 등 공부상의 용도 구분이나 건축 또는 용도 변경에 대한 당국의 허가 유무 및 등기 유무와는 관계없이 주거로 사용되는 건물을 뜻한다고 대법원은 해석하고 있다. 즉, 주택은 사람이 주거 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세무 당국이 폐가 여부를 깐깐하게 판정하는데, 사례를 보면 건축법상 건축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폐가가 된 경우가 아니라면 공부상 용도가 주거용인 경우에는 주택으로 보는 것이고, 장기간 공가 상태로서 주거용으로 사용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언제든지 본래의 용도인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라면 주택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즉, 벽, 기둥, 지붕이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면 폐가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판례나 조세심판례를 살펴보면, 너무 오래돼 대수선 없이는 사람이 거주하기 어려운 정도이면서 실제로도 장기간 사용한 사실이
죽편(竹篇) /서정춘 여기서부터, ― 멀다 칸칸마다 밤이 깊은 푸른 기차를 타고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년이 걸린다 시란 언어로 만든 오묘한 집이어서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정답이 없는 문제처럼 같은 시를 가지고도 보는 사람에 따라 수만 가지 해석이 가능한 것이 시의 힘이다. ‘죽편’은 짧지만 웅숭깊은 의미를 품고 있다. 지난하고 굴곡진 생활 앞에서도 대나무가 절개와 정절, 득도를 상징하는 것처럼 올곧은 삶을 살아가려고 애쓰는 시인의 모습이 보인다.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년이 걸’리는 긴 시간, 삶의 마디마디 겪어야 할 어려움을 이겨내고 온전한 생의 꽃을 환하게 피우겠다는 의지도 오롯하다. 촌철살인(寸鐵殺人)의 시어들을 품고 사는 시인도 눈물과 그리움과 생에 대한 절실함을 품고 ‘칸칸마다 밤이 깊은’ 시절을 견디며, 대꽃이 피는 마을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인생을 살아내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지만 꿋꿋하게 걸어가야 할 이유다. /김밝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