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6년 어느 날 세종은 일부 집현전 학자들에게 어명을 내린다. “일에 치여 공부할 시간이 부족할 테니 당분간 본전(本殿)에 나오지 마라. 대신 집에서 열심히 책을 읽어 성과를 내도록 하라.” 사가독서(賜暇讀書)제는 이렇게 시작 됐다. 처음엔 선 듯 나서는 신하가 없었다. 그러나 바로 정착 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세종은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짧게는 몇 달,길게는 3년까지 집이나 한적한 절에서책을 읽도록 배려했고 비용은 물론 음식과 옷까지 내렸다고 한다. 요즘으로 치면 휴가비를 듬뿍 주고 실시한 일종의 고차원 ‘강제휴가’이었던 셈이다. 휴가의 목적은 휴식을 통한 재충전이다. 그래야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노동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어서다. 휴가에 관한한 프랑스는 단연 최고의 나라다. 바캉스의 원조(元祖)나라답게 1년 동안 한 달 휴가가 의무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또한 눈치 보지 않고 권리로 여기며 사용 한다. 프랑스는 여기에 걸맞게 지난 1982년부터 세계최초로 ‘체크바캉스’ 라는 제도도 시행중이다. 경제적인 이유로 휴가를 못 가는 인구 30%에게 여행비 지원을 해주는 일종의 여행 ‘바우처’ 제도다. 여행경비를 수표를 발급해 여행지에서 이용도록 하고 있
도롱뇽 /김영준 며칠간 도롱뇽은 길을 잃었다 늘 다니던 길을 잃고 허우적거리다가 그 길 위에서 말라 죽었다 어느 촌로가 흘린 마른 멸치처럼 무더기로 쏟아졌다 산길 오르막에 콘크리트 길을 만든다고 쳐놓은 틀에 갇혀 염천이 그들을 건조하고 있는 동안 내가 생각한 건 고작 멸치 육수뿐이었다 물에서 나오는 즉시 멸하는 작은 짐승 불어터진 국숫발처럼 나도 나의 발걸음도 동강동강 끊어지고 있다 - 김영준 시집 ‘물고기 미라’ 중에서 오늘은 뒤돌아보고 성찰해보자. 내가 모르는 나의 행동이 다른 생명의 길을 막지는 않았는지, 혹은 내가 알고 있었다 할지라도 그 결과를 세심하게 살피지 못해서 다른 사람에게 치명적인 해독이 되지는 않았는지, 그래서 다른 생명이 길을 잃고 말라 죽지는 않았는지, 또 그래서 다른 사람이 나도 모르게 쳐놓은 틀에 갇혀 멸치처럼 마르고 있지는 않은지, 그들이 나의 불민함으로 죽도록 고생하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나는 멸치국수의 국물 맛이나 면발이나 고명에 대하여 툴툴거리고나 있지는 않은지, 내가 해주는 만큼 그들이 나에게 주는 게 없다고 인상이나 박박 쓰고는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자. 지금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의 얼굴과 눈빛부터 살
시리아 반군 지역에 화학무기가 살포된 지 일주일 만인 지난 14일 미국은 영국·프랑스와 함께 수도 다마스쿠스와 서부 홈스를 폭격했다. 작년 4월 7일 홈스의 공군기지에 59발의 미사일을 발사한지 1년 만이다. 이번에는 총 105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다만 미국은 이번 공격이 화학무기 시설 세 곳만 노렸으며, 추가 공습은 없다고 못 박았다. 이렇게 제한적인 정밀타격임을 강조하는 것은 러시아와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것을 우려해서다. 원래 시리아 내전은 2011년 3월 이른 바 ‘아랍의 봄’의 연장선상에 있는 민주화 운동으로,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과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군 간의 내전으로 시작되었다. 경제불황과 난민에 의한 일자리 축소, 흉작으로 인한 이촌향도 현상 등으로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는데, 정부의 유혈진압에 의한 다수 시민의 사망으로 더욱 격화되었다. 여기에 네오 오스만주의를 추구하는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 시아파 정권 퇴진을 통해 이란의 영향력을 줄이려는 카타르와 사우디가 개입하여 외교적 압박과 미디어 선동으로 아사드의 퇴진을 추진하였다. 그러나 그가 권력을 포기하지 않자 반군에 무기와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내전이
경찰은 기존 각종 범죄·112신고 등 치안통계를 토대로 경찰 중심의 순찰시간과 장소를 선정해 왔다. 이로 인해 주민들이 직접 느끼는 체감 안전은 크게 향상하지 않았다. 2017년 9월부터 새롭게 추진중인 ‘주민밀착형 탄력순찰’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주민들이 순찰을 희망하는 시간대와 장소를 선택하면, 이를 바탕으로 경찰이 참고하여 집중 순찰하는 주민 소통형 순찰체계로, 새로운 방식이다. 탄력순찰을 신청하는 방법은 첫째, 지구대·파출소 별로 주민센터, 지하철역, 버스정류장, 학교, 아파트 등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에 탄력순찰 홍보부스를 운영한다. 우리 동네가 자세히 나와 있는 지역상세지도를 비치하여 순찰 희망 시간대와 장소에 스티커를 부착한다. 둘째, 인터넷 ‘순찰신문고(Patrol.police.go.kr)’를 통해 희망하는 순찰 시간과 장소를 요청한다. 셋째,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스마트 국민제보’를 설치해 ‘여성불안’ 항목을 선택, ‘순찰요망’ 코드를 선택하여 신청한다. 주민들의 신청을 통해 온·오프라인으로 순
지난 12일 수원시가 한시기구였던 ‘군공항이전추진단’을 상시기구인 ‘군공항이전협력국’으로 개편했다. 군공항이전과는 ‘이전지원과’로 군공항지원과는 ‘상생발전과’로 명칭을 변경했고, ‘소통협력과’를 신설했다. 군공항 이전 추진 과정에서 ‘상생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을 개편했다고 하지만 우려스럽다. 행정안전부는 수원시가 2월 12일 개정한 ‘수원시 군 공항 이전 지원 조례’가 화성시의 자치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검토의견을 보내왔고, 경기도는 수원시에 지체없이 조례를 시정할 것을 권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원시는 위법적인 조례를 근거로 홈페이지 업무분장표에 ‘예비이전지역’ 시민단체를 관리하고 홍보·지원하는 업무를 명시하고 있다. 노골적으로 화성시 자치권을 침해한다고 자랑하고 있는 셈이다. 수원시의 이런 행태는 이미 소통, 상생과는 거리가 멀다. 그동안 수원시 군공항 조직이 작아서 화성시와 갈등이 커진 것은 아니다. 본질은 수원시가 화성시를 대하는 태도에 있다. 수원시가
수원화성에 들어갈 때 가장 먼저 만나는 시설은 옹성(甕城)이 된다. 우리나라 성곽에 옹성이 있는 곳은 여러 곳이지만, 벽돌로 된 곳은 수원이 유일하다. 성곽에서 가장 취약한 곳은 나무로 만든 성문이다. 불에 약한 목재 문을 보호하기 위해 문짝에 철갑을 입히고 외부에는 작은 성곽인 옹성을 만들어 본성(本城)에 붙이기도 한다. 옹성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대부터 만들어졌고 다양한 평면과 형태로 발전되어 왔다. 평면은 원형이 많으나 일부는 사각 형태도 있다. 옹성곽(甕城郭)은 주로 한 겹이지만, 2겹, 3겹으로 된 것도 있고 출입구의 위치도 다양하다. 유럽에서는 옹성을 바비칸(Barbakane, 작은 요새)이라 하며 중국에서는 우리와 같이 옹성(瓮城, Urn Castle)이라고 부른다. 한반도 옹성 역사를 살펴보면 삼국시대 백제와 신라의 유적에서는 옹성이 보이지 않고 고구려 산성(오녀산성 동문지, 국내성, 패왕조산성)에만 찾아 볼 수 있다. 아마 옹성 제도가 일찍 시행된 중국 영향권에 속한 이유로 보인다. 고려 시대에는 인종1년(1123)에 고려에 다녀간 송나라 사신 서긍(1091~1153)이 쓴 고려도경(高麗圖經)에 옹성의 기록이 있다. ‘개성의 서문인
미세먼지가 국민들의 생활을 바꿔놓고 있다.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았다는 의미의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한탄이 나온다. 날씨는 풀렸지만 휴일에도 어디 놀러나가지도 못하고 집에만 있어야 하는 날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미세먼지 마스크로 무장하고 숨 한번 크게 못 쉬는 날이 이어진다. 10년 전만 해도 이런 상황이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유명 회사의 황사마스크는 올해 전년 1분기(1~3월) 대비 100%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또 다른 회사도 지난해 2월 같은 기간에 대비해 2배가 늘었다. 공기청정기도 마찬가지다. 한 회사의 지난 1·4분기 공기청정기 렌털·판매 실적이 동기 대비 200% 이상 증가했다. 공기청정기 특별전을 열고 있는 모 대형마트의 지난 3월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70%나 늘었다. 호흡기에 좋다는 배나 도라지 건강식품과 돼지고기도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 미세먼지의 습격으로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경기가 취소되는 사태가 발생했고 오는 6.13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도 미세먼지 관련 공약 경쟁을 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미세먼지 전쟁’이라고도 할 만 하다. 본란을 통해 몇 번 강조했지만 국민들의 생명보다 더 귀한 것은 없다
경기 인천 수도권 주민들의 최대 관심사인 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 경선의 막이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은 지난 15일 인천시장 후보 전화투표 경선을 시작해 오늘 중으로 결과가 나온다. 당규에 따라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20~21일 1, 2위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추가로 실시한다. 경기도의 경우 내일부터 20일까지 경선이 진행된다. 이번 경선은 권리당원 투표 50%와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 50%를 합산한 결과로 예비후보들은 ‘당심’과 ‘민심’을 동시에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경기, 인천 모두 예비후보는 각각 3명이다. 경기지사 후보는 이재명 전 성남시장과 전해철 의원, 양기대 전 광명시장의 3파전으로 최근 여론조사 결과 이재명 전 시장이 여전히 선두를 유지하고는 있으나 50%를 넘을지 관심이다. 전해철 의원이 맹추격과 막판 선전 여부가 관건이다. 게다가 오늘 오후 2시 세 후보의 TV토론 생중계가 예정돼 있어 이 결과에 따라 변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18~20일 예정된 후보 경선에서 이 예비후보가 50%를 넘어 후보로 결정될 지 아니면 23~24일 두 후보간 결선투표가 이뤄질지 판가름을 지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후보 진영은 TV토
버스터미널부지 낙찰 의혹제기 관련 최대호, 이정국 檢 고발·도당 제소 이 “제소취하 회유시도 여부 밝혀라” 중앙당 지도부 “집안싸움에 불쾌” ‘진흙탕’ 변질에 전략공천 검토까지 더불어민주당 안양시장 예비후보들 간 갈등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중앙당 차원에서 후보 전원을 배제하고 전략 공천을 검토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15일 민주당 각 후보들과 중앙당 관계자에 따르면 민주당 안양시장 예비후보들이 일부 후보의 자격 검증은 물론 해당 후보자가 의혹을 제기한 상대 후보와 공무원노조 관계자를 잇따라 검찰에 고발하는 등 6·13 안양시장 선거를 ‘진흙탕’으로 변질시키고 있다. 이정국 예비후보는 지난달 30일 안양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대호 예비후보가 지난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을 검찰에 고발하고 경기도당 윤리심판원에 제소했다”며 “현재 언론에서 의혹을 제기한 버스터미널부지 낙찰업체의 주주현황과 주식변동내역을 스스로 밝힐 것과 검찰 고발 및 도당 윤리심판원 제소에 대한 제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