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산 장비의 ‘백도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뒷문’이라는 뜻의 백도어를 정보통신(IT) 업계에선 ‘사용자 몰래 기기에 심어진 불법 시스템 변경 코드’라 말한다. 백도어를 악용할 경우 보안절차를 피해 마음대로 비밀번호를 바꾸거나 정보를 빼오고, 심지어 원격 기기조작까지 가능해진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백도어가 심어진 중국산 카메라가 도심 곳곳에 설치돼 있다면 어떻게 될까? 평택시는 지난 12월 공무원들이 특정업체에 특혜를 준 정황이 포착돼 경찰 수사를 받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른 적이 있다. 당시 문 모(B정보통신 대표)씨가 사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었고, 평택시 소속 공무원 15명이 허위공문서 작성 및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리고 공무원 5명이 적게는 100만 원에서 20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해 졌지만, 시는 지난달 말께 인사위원회를 열고 2명에 대해서만 ‘견책’이라는 경징계를 내렸다. 관련 공무원의 징계 수위가 낮은 것에 대해 특별히 논할 이유는 없지만, 시가 조달우수제품을 납품받지 않고 규격에 맞지 않는 중국산…
지난달 12~14일 6만여명 발길 대성황 전국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매김 권율 정체성 부각… 콘텐츠 강화 심혈 고인돌공원에 독산성 세트 설치 ‘변신’ 조선시대 테마 마을·재인청 무대 등 경기도 대표 역사문화축제로 우뚝 행사장 왕복 6차선 주도로 통제 첫 시도 주차장·먹거리존 만들어 편의성 ‘업’ 일부 미흡 불구 관람객들 “잘했다” 호평 내년 10주년 맞는 축제, 멋진 결실 기대 임진왜란 당시 도성(都城, 한양)으로 통하는 전략 요충지였던 독산성. 쌀로 말을 씻기는 ‘세마(洗馬)병법’으로 왜군을 물리쳤던 ‘명장’ 권율 장군의 지혜가 숨 쉬고 있는 곳이다. 독산성에 스며 있는 영웅의 호국혼과 승전의 기쁨을 오롯이 느껴볼 수 있는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오산시의 대표 축제인 독산성문화제가 지난달 12일~14일까지 사흘간 오산시 금암동 소재 고인돌공원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는 6만여 명의 시민과 관광객이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독산성 영웅, 권율의 지혜와 만나다!’라는 주제로 공연, 체험,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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士자가 들어가는 직업군 중 변호사, 법무사, 노무사, 행정사가 있다. 왜 선비를 뜻하는 士가 들어가 있을까? 높은 학식과 올곧은 성품이 요구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황퇴계집에 보면 선비는 자기 몸을 깨끗이 하고 옳게 행하는 것 뿐이니, 화와 복을 논할 것이 못 된다고 하였다. 여기 세 개의 일화를 소개한다. 지난 6월, A라는 사람이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되어 구제를 위해 한 행정사를 찾았다. 행정사가 어떻게 술을 마시게 됐냐고 물었다. 의뢰인은 “그냥 마셨어요. 여러 번 음주운전을 했는데 운이 없어 적발됐어요”라고 반성의 기색 없이 내던지는 식으로 말했다. 행정사는 사건 수임을 거절했다. 당장 수임료를 받겠지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불가피하게 음주운전을 할 수밖에 없었던 거짓 상황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양심에 걸릴뿐더러, 설사 그 거짓이 운좋게 받아들여져 구제가 된다 하더라도, 그는 다시 또 음주운전을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행정사가 공공의 적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장인 B씨는 서울 서초에 있는 변호사 사무실을 찾았다. 소속직원을 해임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변호사는 해임에 이를 만한 중대한 사유를…
야외활동을 하기 좋은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도 잠깐 인사를 하나 싶더니 겨울 같은 추위가 계속 되고 있다. 건조해진 날씨에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데, 2018년 1월부터 10월까지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주요 발화요인은 1위 작동기기(1만4천928건), 2위 담뱃불(6천898건), 3위 불꽃·불티(6천342건)로 나타났다. 그중 담뱃불은 57명의 사망자와 358명의 부상자를 내는 피해를 입혔다. 우리 인천에서도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1천341건의 화재 중 담뱃불에 의한 화재는 195건으로, 전체화재 중 2위에 해당하는 발화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부터 궐련형 전자담배의 큰 인기로 라이터 등 화기 사용이 줄어들면서 2016년 319건, 2017년 258건으로 매년 감소추세에 있긴 하지만, 여전히 전체 화재 원인 중 두 번째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담뱃불 화재에 대해 우리 모두의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지난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한 오피스텔 재활용 처리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신원 미상인이 피우다 버린 담배 불씨가 재활용 파지에서 훈소하다 화재가 난 것으로 조사됐고, 송도국제도시의 또 한 아파트 단지 상가시설 재
즐거운 높이 /이수명 이렇게 지붕 꼭대기에 올라선다. 이렇게 지붕은 넓게 깔리고 지붕은 아무것이나 찬양하고 아무 지붕이나 날리고 지붕이 날아간다. 이유 없는 높이들이 높이뛰기를 하고 있다. 높이는 언제 어디서나 존재한다. 그리하여 우리가 벗어날 수 없는 굴레이며 또한 벗어나고자 하는 하나의 목표이다. 그러한 높이는 하나의 지붕으로 표상된다. 세상은 마치 무엇이든 높이 올라야만 존재가 드러난다는 듯 높이뛰기를 하고 있다. 우리 주변의 온갖 빌딩과 아파트와 일등 이등을 다투는 경쟁들, 속도에 속도를 붙이며 하늘을 향해 오르고 있다. 또한, 저마다의 의미를 그곳에 두고 올려다볼 수 있는 지붕이라면 아무것이나 찬양하고, 아무 지붕이나 넓게 깔고 깔아 내 영역이라는 표시를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날아가 버리는 지붕들, 산산이 부서지는 그 높이들, 너와 내가 한 곳에 있다하나 같을 수 없다는 생각에 너나없이 한 곳을 향해 몰려가는 우리의 그러한 모습은 사실 이유 없는 높이들이 높이뛰기를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한시라도 내려놓을 수 없는 그러한 일들은 우리를 무한한 부침 속으로 몰아넣기도 하는 것인데 지붕이 지붕을 날려버리듯 서로가 서로에게 절망을 안겨주는 우리 사…
지난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종교적 이유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했다. 기존 대법원 판례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양심적 병역거부는 정당한 사유가 아니므로 처벌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여긴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대법관 13명 중 9명이 양심적 병역거부는 정당한 사유에 포함되기 때문에 처벌을 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나머지 4명은 “진정한 양심을 심사하는 건 불가능하다”, “병역을 거부하는 행위는 국가안전보장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면서 2004년 판례를 따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김명수 대법원장은 “집총과 군사 훈련을 수반하는 병역 의무의 이행을 강제하고, 불이행에 대해 형사 처벌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되거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위협이 된다고 봐야 합니다”라고 판결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정당한 병역 거부 판단 기준도 제시했다. 진정한 양심은 신념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다. 양심이나 신념을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대법원은 가정환경과 성장과정, 학교생활 등을 모두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모호하다. 지난 6월 헌법재판소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 대체복
중소기업 제조업 생산은 지난 2월부터 8개월째 감소했다. 올해 1∼9월에는 작년 동기 대비 4.3%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던 2009년 같은 기간에 8.8% 줄어든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고 한다. 불황이 중소기업에 한파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산업의 경영환경이 나빠지면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크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거기에 미국과 중국시장 판매 감소와 내수 위축으로 현대·기아차 3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치를 훨씬 밑도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한때 세계시장을 호령했던 스마트폰 산업도 최상위 제품에서는 애플에, 중저가 제품에서는 화웨이, 비보 등 중국업체에 밀리면서 고전하고 있다. 대표 제조업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의 한파를 부품 협력업체인 중소 제조업체가 고스란히 맞고 있다. 견디다 못한 차 부품업체들은 지난달 정부에 3조원 규모의 긴급 자금지원을 요청했다. 중소 협력업체들이 다시 활기를 되찾으려면 자신들이 부품을 공급하는 대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지만 당장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우리는 소규모 개방형 국가로 수출의존도가 높은 나라다. 하지만 미·중 무역 갈등, 미 금리 인상,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수사’란 범죄의 혐의 유무를 밝혀 공소의 제기와 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범인과 증거를 찾고 수집하는 수사기관의 활동을 말한다. 대한민국의 현재 형사소송법상 모든 수사의 최종 책임자는 검사이며 검찰은 수사지휘권, 수사종결권, 기소독점권 등을 가지고 있고, 사법경찰관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검찰의 지휘를 받아 수사를 진행한다. 다른 나라의 예를 들어 보면, 영미법계에서는 경찰의 수사권과 검찰의 기소권을 구별해 권한을 부여했고, 독일만 예외적으로 수사와 기소가 모두 검찰의 권한이긴 하나 검찰은 자체적 수사 인력을 보유하지 않아 실제 수사는 경찰이 시행하고 검찰은 순수하게 법률적 통제만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검찰은 범죄에 관해 수사할 수 있으며 동시에 법원에서 유·무죄 판단이 가능하도록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 수사의 시작, 영장청구, 기소여부, 공판 집행 등 수사 관련 대부분이 가능하다. 이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수사는 경찰이, 기소는 검찰이’ 함으로써 ‘혜택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방향으로 수사구조를 개혁해야 함이 필요하다. 검찰의 독점적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은 수사업무를, 검찰
11월 11일 하면 흔히 친구나 연인끼리 빼빼로 과자를 주고받는 ‘빼빼로데이’를 떠올리지만, 11월 11일 11시라고 하면 아주 다른 의미가 된다. 11월 11일 11시 전 세계가 부산을 향해 1분간 묵념을 올리는 국제 추모행사, ‘턴 투워드 부산’. 이런 행사가 왜 부산에서, 11월 11일에 열릴까? 부산에는 한국전쟁으로 전사한 유엔 참전용사들이 영면해 있는 세계 유일의 유엔기념공원이 있다. 또 11월 11일은 제1차 세계대전 종전을 기념하는 전사자 추모일로, 미국에서 제대군인의 날(Veterans Day)이자 영연방국의 현충일(Remembrance Day)이다. 즉 ‘턴 투어드 부산’은 부산에 안장돼 있는 유엔군 참전용사들을 향해, 국제인 기준의 현충일인 11월 11일에 추모로 하나가 된다는 뜻을 모아 11시, 1분간 묵념하는 추모행사다. 2007년 캐나다 참전용사 빈센트 커트니(Vincent Courtenay)씨의 제안으로 시작돼 이듬해인 2008년부터 정부 주관행사로 격상됐으며, 2014년부터는 유엔 참전 21개국과 함께하는 국제추모행사로 개최되고 있다. 아직 ‘턴 투워드 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