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시대의 인간은 좋은 결과보다는 과정의 기쁨으로 살아갈 것이다. 결과물들의 품질이나 가성비에서 결국 인공지능로봇의 솜씨를 이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몸으로 표현하는 예술과 공연은 과정지향성 예술이다. 미술은 현장에서 그리는 과정을 보여주면 영어로 퍼포먼스(Performance)라고 부른다. 호모루덴스 인간이 결과를 잊고 과정을 즐기는 모든 활동은 퍼포먼스 예술로 볼 수 있다. 예술은 원초적 감정을 언어화 하는 힘을 주며 두뇌의 전인적 발달에도 좋다. 노벨상 연구에서 뛰어난 연구자들은 자폐증 성향도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한 곳에 집착하며 반복을 좋아하는 성향이 위대한 발견, 발명과 연결된다. 그들의 반복도 퍼포먼스이다. 한국 공교육에서 ADHD 아이들과 자폐증 아이들이 결과지향적 커리큘럼에 의해 소외받으면 한국에는 창조적 기업이 줄고 노벨 과학(의학)상이 나오기 어렵다. 또한 공동으로 하는 과정지향성 과제로 관계 맺기와 책임감을 배우지 않으면 국경의 의미가 사라지는 ‘경제+문화협력 시대’를 한국이 주도하기 어렵다. 과정지향성 예술의 특징은 실수까지 예술이 된다는 점이다. 실수가 더 멋질 수 있는 분야가 바로 퍼포먼스이다. 성인
10월 9일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지 572돌 되는 날이다. 백성들이 자기의 뜻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는 것을 불쌍히 여겨 한글 창제 후 반포를 했다. 우리나라 역사에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그 중에 한글 창제는 경이로운 순간이다. 한글은 세계 문자 중에 창제 시기와 원리가 정확히 알려진 유일한 문자다. 창제 동기부터 피지배층을 위한 평등의 문자로 누구나 쉽고 평등하게 쓸 수 있도록 했다. 발음 작용을 반영하여 만든 과학적인 문자로 사람의 말소리를 가장 잘 적을 수 있는 이상적인 문자다. 한글 창제 과정과 운용법을 설명한 ‘훈민정음 해례본’은 세계기록문화유산이다. 이는 한글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그런데 우리 문자 생활은 비극적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 바깥벽에는 학교 이름이 한자로 크게 쓰여 있다. 옆에 중학교와 초등학교도 건물 가운데에 큼지막하게 한자로 썼다. 초등학교는 영자 표기도 크게 보인다. 다른 학교도 비슷한 구석이 많다. 교내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교훈탑이다. 커다란 돌덩이에 ‘교훈’이라는 글자부터 모두 한자로 써 있다. 건물 안에도 마찬가지다. 학교 교육목표, 연혁 그리고 안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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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산에 오르나”라는 질문은 “왜 사는가”라는 화두처럼 난해하다. 그래서 답을 구하는 자체가 부질없다. 산을 오르는 동기가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해답 없는 질문을 계속한다. 이에대해 1924년 6월 에베레스트에서 목숨을 잃은 영국 산악인 조지 맬러리는 “산이 거기 있기 때문에(Because it is there)”이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산악인이 가장 오르고 싶어하는 산은 아무래도 히말라야가 아닌가 싶다. 히말라야는 세계의 지붕답게 8000m 이상 고봉이 ‘풍요의 여신’이라는 안나푸르나를 비롯 14개나 되서다. 이를 지상의 별로 쳐서 ‘히말라야 14좌(座)’라고 한다. 하지만 이 고봉들은 전문 산악인들에게 조차 쉽게 등정을 허락하지 않는다. 1986년 이탈리아의 라인홀트 메스너가 인류 최초로 8,000m 14좌 완등에 성공한 뒤, 36년 동안 수많은 도전자가 그의 뒤를 이었지만 완등자는 40명 뿐이다. 그중 한국인 완등자는 6명이다. 지난 7월9일 등정에 성공한 김미곤대장을 비롯 고 박영석, 엄홍길, 한왕용, 김재수, 김창호대장 등. 한 국가에서 6명의 14좌 완등자를 배출한 것은 우리나라와 스페인뿐이다. 세
사막을 횡단하는 카라반에게 낙타의 존재는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번 집을 떠나면 목적지까지 도착하는 동안 언제나 함께 먹고 자고 목숨을 건 위험을 감내하면서 먼 거리를 이동하며 살고 있다. 카라반들은 선조들로부터 이어오는 방법대로 텐트를 치고 사막에서 잠을 잤다. 사람들은 텐트 내부에서 잠을 자고 밖에서 낙타를 재웠다. 그 날은 다른 날보다 몹시 추웠던 것 같다. 텐트 안에서도 추워서 몸을 웅크리고 떨며 잠을 설치고 있는데 순하고 말 잘 듣는 착한 낙타가 계속 칭얼거리고 있었다. 걱정이 된 주인이 나가서 낙타를 쓰다듬어주며 추워도 참고 자면 곧 해가 뜬다고 하자 낙타가 닭의 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말을 했다. “코가 너무 시려서 떨어져 나갈 것 같아요. 다른 건 괜찮지만 코가 없으면 어떻게 주인님을 태우고 다니겠어요.” 주인이 듣기에 그도 그럴싸했다. 그렇다고 낙타의 코만 따로 들어오게 할 수가 없어 머리를 안으로 들여 주었다. 억지로 잠이 들었는데 꿈에서 낙타가 주인 앞에 얼굴을 바짝 들이밀고 울면서 말을 이었다. “앞다리가 떨어져나갈 것 같아요.” 겨우 잠이 들 만하면 뒷다리가 그리고 조금 지나서 꼬리가…
인상학이란 생각과 마음 상태에 따른 얼굴에 자신의 운명과 삶의 방향을 나타낸다는 것을 기본 원리로 삼아, 이를 알아내고 살피며 얼굴과 골상을 함께 보는 학문이다. 두상을 볼 때는 골상을 보게 된다. 두상의 형태로 마음의 깊이나 얕음을 관측할 수 있다. 뒤짱구는 마음이 깊고 또 의지도 확고하여 쉽게 마음이 동요되지 않고 사물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힘이 있다. 중국 고서 ‘삼국지연의’에는 제갈량이 숨질 때 그의 심복 마대에게 유언하기를 “위연은 반골(反骨)이 있으니 내가 죽은 뒤에 반드시 죽여라”며 그 계책을 일러주는 대목이 있다. 이후 위연은 모반을 꾀했고 마대의 칼에 숨졌다. 반골(反骨)이란 목 바로 위의 뒤통수가 발달한 것으로 제갈량도 사람을 잘 파악하는 훌륭한 인상학자였다. 도자기도 장인의 손끝에서 잘 빚어져야 훌륭한 작품이 되듯 사람도 엄마 뱃속에서부터 엄마의 심리적·정서적인 마음가짐과 언행이 태아에게 중요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태교를 잘 받아야 두상이 둥글게 된다. 좋은 두상으로 태어나도 머리를 골고루 잘 쓰지 않으면 처음의 형상을 잃게 되지만, 잘 쓰면 더욱 더 둥글게 발달한다. 필자가 기업…
한길순대 /권성훈 저마다 검은 속내를 감추고 있는 순대같이 권선시장 어디쯤 한길로 닳아진 골목 있지 숨이 끊어질 때까지 목줄을 잡고 있던 입과 항문이 뱉어낸 구부러진 거리마다 비워내고는 충만한 생에 입김이 서려 있네 다만 터져 나오는 전생의 입구를 막고 시작과 끝을 둥글게 포개는 몸피 손발 없이 내장으로만 피어났다 오래 만져왔거나 많이 걸어온 것들의 식사 휘청거리는 전·생·애를 건너가는 고단했던 오장육부가 담긴 욕계 한 그릇 꽉 찬 창자로 텅 빈 창자에 머물다 가네 피가 내장이 되고 내장이 피가 되어 삶은 삶이 한길에서 환생하는 여기는 도솔천 대형마트가 도심 곳곳을 장악하고 있는 요즈음 재래시장은 그립고 반가운 공간이다. 같은 동도 아니고 조금 멀긴 했지만 권선시장을 즐겨 애용하던 나로선 고향같이 푸근한 느낌이 되살아나 그 때의 추억을 만지작거리게 된다. 입구부터 족발과 순대집이 죽 늘어서 있던 곳, 시장을 보다가 허기가 지면 가끔 듬성듬성 썬 순대를 뜨끈한 국물과 함께 우겨넣던 곳, 거기 한길순대가 있었던가? 우리는 그저 맛을 탐하고 추억을 곱씹을 뿐이지만 시인은 순대에게서 온전했던 한 생을 반추한다. 한 내장이 한 내장으로 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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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은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교통의 요충지로 그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도시다. 앞으로 하남시만의 고유한 콘텐츠를 적극 개발하고 우수한 인적자원을 키워 도시경쟁력을 향상시키며 수도권 중심도시로서의 내일을 열어 가겠다.” 김상호 시장은 40만 자족도시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누구나 이사오고 싶은 도시, 하남에 사는 것이 자랑스러울 수 있는 빛나는 하남’을 위해 ▲시민 참여로 만드는 혁신 하남 ▲삶과 꿈을 키우는 희망찬 하남 ▲역사와 레저문화로 즐거운 하남 ▲편리하고 세련된 명품 하남 ▲첨단과 연대의 공존 하남을 5대 시정목표로 내세운 세부 전략 아래 취임 한지 100일을 맞이한 구상을 들어봤다. 인구 늘고 건물 올라가는 양적 성장뿐 아니라 하남시민이 자족할 수 있는 콘텐츠 창조가 중요 ‘100년 도시위원회’ 구성해 시민과 함께 미래설계 감일 주택지구내 석실묘 발굴로 역사계 관심 집중 향후 역사박물관 건립·백제 연계 프로그램 개발 계획 시민과 늘 소통하며 명품도시 하남으로 도약 추진 원도심과 신도심의 균형발전 계획은 우선 하남시가 자족할 수 있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
어제 한국의 금융시장이 패닉에 가까웠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4.44%, 코스닥지수는 5.37% 각각 폭락 했다. 이날 폭락으로 코스피 시총은 1천491조2천980원에서 1천425조8천620원으로 65조4천360원이나 줄어들었다. 이는 시총이 64조8천200억원 줄었던 2011년 8월19일의 종전 최대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지수는 좀처럼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미중 무역분쟁에 달러화 강세, 신흥국 경제 우려 등 악재가 쌓이면서 공포심리가 확산된 데 따라 맥없이 추락했다. 외국인들은 이날 증시에서 5천억 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이 영향으로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4원 급등한 1,144.4원에 마감했다. 한국시장 외에 다른 아시아증시들도 폭락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3%대의 하락률을 나타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5%대, 홍콩 항셍지수는 3%대의 폭으로 각각 떨어졌다.미국의 국채금리 상승, 신흥국들의 위기, 미-중 무역 전쟁, 미국 기술주들의 실적악화 우려 등 불안요인들이 미국시장을 흔들었고 이것이 아시아시장에 타격을 준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금융시장의 불안은 그 자체만으로 실물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