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수대(烽燧臺)는 근대 이전에 사용하던 군사통신제도로 낮에는 연기, 밤에는 횃불로 신호를 전달하였다. 운용방법은 현장의 정세에 따라 1횃불은 평상시, 2횃불은 적이 나타남, 3횃불은 적이 국경 가까이 옴, 4횃불은 적이 쳐들어옴, 5횃불은 적과 싸움 일어남 등으로 구분되었다. 조선 시대 봉수로(烽燧路)는 5개로 한양 북쪽에 3개, 남쪽에 2개가 있었다. 전국에 설치된 봉수대는 600여 개로 모두 다음 봉수대로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종착점은 한양 남산이었다. 병조는 매일 남산 봉수대의 정보를 종합하여 승정원에 전달하고 또 승정원은 임금에게 알리게 된다. 즉, 남산 봉수대는 봉수의 종착지로 왕이 있는 곳을 상징한다. 그런데 이처럼 종착지 봉수가 남산 이외에 하나가 더 있는데 바로 수원화성의 ‘봉돈’이다. 바로 수원화성 봉돈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모든 봉수대에는 5개의 화두(火竇)가 있는데 다음 봉수대에서 횃불의 개수를 인지할 수 있게 배치되어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가 남북으로 길어 화두 5개는 동서로 설치되어야 다음 봉수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수원의 봉돈은 동서 방향 배치가 아닌 남북으로 설치되어 정보를
물리학에서는 ‘관성의 법칙’이라는 이론이 있다. 관성의 법칙은 외부에서 힘이 가해지지 않는 한 모든 물체는 자기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현상을 일컫는다. 사회과학에서는 ‘경로의존성’이라는 이론이 있다. 인간이 만든 법률이나 문화, 기술 등은 한번 형성이 되면 외부로부터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내용이나 형태가 그대로 존속한다는 이론이다. 두 이론 모두 ‘타성’과 ‘정체’를 상징하는 이론이기도 하다. 위 이론에서 보듯 인간은 변화를 두려워하고 불편해 하는 존재이다. 변화해서 얻는 이익보다 변화하지 않고 현상을 유지함으로써 얻는 이익이 많으면 변화하지 않는게 인간의 속성이다. 특히 공무원의 경우 시장과 시대의 흐름에 따라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기업과 달리, 시장과 무관하거나 영향을 적게 받기 때문에 변화에 대한 유인이 적다. 변화하지 않아도 또는 변화해도 본인에게 아무런 이익이 되지 않는데, 사명감과 당위만을 가지고 본인과 조직을 위해 ‘혁신’하려고 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 지 의문이다. 규제혁신과 정부혁신을 위해서는 ‘혁신&rsq…
기획재정부는 지난 달 17일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실 보좌관들이 재정정보원의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에서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수십만 건을 불법 유출했다며 검찰에 고발하였다. 이에 심의원은 무고 혐의로 맞고소를 하였다. 검찰은 21일 심의원실을 압수수색하였고, 심의원은 현 정부의 청와대 업무추진비 내역을 공개하였다. “오후 11시 이후 비정상시간대에 사용한 건수는 총 231건 4천132만8천690원, 법정공휴일 및 토·일요일에 사용한 건수는 총 1천611건 2억461만8천390원”이라고 폭로하였다. 또 지난 2일 국회에서 추가로, 세월호 미수습자의 발인식이나, 영흥도 낚싯배 전복사고 등 민감한 시기에 업무추진비가 술집에서 부적절하게 쓰였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김동연 장관은 비인가자료를 공식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내려받아 공개한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하였고, 심의원을 검찰에 고발하였다. 청와대는 아무 문제없다고 해명하였다. 국민의 시각에서 ‘청와대 업무추진비 논란’의 핵심은 두 가지다. 업무추진비가 정상적으로 쓰였는지, 아니면 위법·부당하게 집행되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또 다른 쟁점은 심의원이 불…
문신 /조정인 고양이와 할머니가 살았다 고양이를 먼저 보내고 할머니는 5년을 더 살았다 나무식탁 다리 하나에 고양이는 셀 수 없는 발톱자국을 두고 갔다 발톱이 그린 무늬의 중심부는 거칠게 패었다 말해질 수 없는 비문으로 할머니는 그 자리를 오래, 쓰다듬고 또 쓰다듬고는 했다 하느님은 묵묵히 할머니의 남은 5년을 위해 그곳에 당신의 형상을 새겼던 거다 고독의 다른 이름은 하느님이기에 고양이를 보내고 할머니는 하느님과 살았던 거다 독거, 아니었다 식탁은 제 몸에 새겨진 문신을 늘 고마워했다 식탁은 침묵의 다른 이름이었다 고양이는 할머니와 함께 살다가 먼저 죽고 할머니는 5년을 더 살았다. 고양이는 할머니를 위해 “나무식탁 다리 하나”에 “셀 수 없는 발톱자국”을 남겨 놓았다. 할머니는 그 자국을 쓰다듬으며 살았다. 할머니와 고양이 사이에 남겨진 발톱자국. 작고 사소한 흔적이라도 그렇게 남기고 그렇게 바라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흔적을 하느님의 형상으로 깨달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제 몸에 새겨진 문신을 늘 고마워했던 식탁’처럼 그 흔적이 나에게 남게 된 것을 기꺼이 받아들 수 있다면
실버세대 일자리 지원 정책 인천시가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 인천 중장년 기술창업센터 등을 통해 노인들의 활기차고 행복한 인생 설계를 돕고 있다. 또 노인일자리사업을 통해 올해만 2만7천여 명의 노인들이 파티쉐, 바리스타, 문화재·숲생태 해설사, 행사 안내원, 실버강사, 사서도우미 등으로 제2의 인생을 열었다. 강성원(70)씨는 보안업계에 종사하다 은퇴 후 인천시의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을 통해 시니어 영화관인 미림극장에서 일하게 됐다. 강 어르신은 관람객에게 직접 영화를 소개하고, 상영작을 선정하는데도 참여한다. 강씨는 “고전 영화에 대한 기억과 영화 평론의 재능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돼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안성영(75)씨는 중·고등학교 교사로 40년을 일하다 은퇴 후 시의 사업을 통해 지역아동센터 공부방에서 아이들의 학습을 지도하게 됐다. 안씨는 “은퇴하면 더 이상 아이들을 가르칠 수 없을 줄 알았는데, 다시 아이들을 만나게 돼 행복하다”며 “하루하루가 새롭고 즐겁다”고 말했다. 이처럼 실버세대를 응원하는 인천시의 정책을 소…
취임 100일 맞은 백 군 기 용인시장 용인시는 크다. 기초지자체임에도 시의 면적이 서울특별시와 거의 엇비슷할 정도인가 하면 인구 100만을 돌파해 광역시를 포함한 전국 10대 도시에 이름을 올릴 정도다. 경기도 동남부권의 변방으로 취급받던 20여년전의 용인시는 전국에서 사람과 기업이 모여 들며 폭발적인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며 ‘살고싶은 도시’로 자리매김했고, 여전히 도시성장력에서 첫손 꼽히는 매력적인 도시라는데 이견이 없다. 민선 7기 새로운 용인의 대표머슴이 돼 어느새 취임 100일을 맞은 백군기 용인시장을 만났다. <편집자 주> - 시장 취임 후 100일을 맞는 소회는. 취임일이 엊그제 같은데 100일이 훌쩍 지났다. 믿음과 성원을 보내주신 시민들 덕분에 밤낮없이 일할 수 있었다. ‘사람중심’의 원칙을 바로 세우고 ‘새로운 용인’의 토대를 다지는 일에 전념했다. 100일밖에 되지 않은 기간이지만 정의롭지 못한 부분을 개선하고 원칙을 바로 세우는 등 100만 대도시의 시스템을 재구축하느라 노력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을 통해 명품행복도시 용인을 향한 여정을 가겠다. - &lsq…
키워드로 본 이재명도지사 취임 100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8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이 지사는 이 기간 굵직한 주제를 내세워 이슈 몰이를 했다. 지역화폐와 공공건설원가 공개, 100억원 미만 관급공사 표준시장단가 적용 등이 대표적이다. 청년배당과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도입 등의 복지정책도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이들 이슈는 억강부약(抑强扶弱, 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도와 줌)이라는 이 지사의 철학이 밑바탕이 됐다. 즉, 공정 경쟁의 토대를 만들고, 불로소득 등은 환수해 도민에 공평하게 돌려 주겠다는 것. 민선7기 이재명 호의 성공을 위한 씨뿌리기의 시간이 된 지난 100일을 공정과 평화, 복지의 키워드로 풀어봤다. ◇ 복지 패러다임 전환 이재명 지사 취임 이후 가장 핫한 이슈 중 하나가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도입이다. 이 지사가 4차산업혁명이 가져올 대량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제시한 대안으로 부동산으로 인한 불로소득을 환수, 국민에게 돌려주는 게 골자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9월 열린 더불어민주당-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토지공개념이 헌법에 도입된 지 수 십년이 지났지만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으면서 부동산이 특정 소수의 투기수단으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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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장애인 20명 중 1명은 지난 한 달간 한 번도 외출하지 않고 집에서만 지냈다. 이유는 외출하려고 해도 ‘몸이 불편해서’(72.7%), ‘외출 도우미가 없어서’(12.0%) 등이다. 중증 장애인만 본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할 것이다. 또 장애인 절반 정도는 집 밖 활동에도 불편을 느꼈다. 외출 자체가 어려우니 다른 활동은 말할 것도 없다. 지난 1년간 영화관람을 했다는 장애인은 4명 중 1명에 불과했다. 사회, 문화, 여가활동 여건이 열악한 것은 물론이고, 정치적 권리도 행사하기 어려웠다. 특히 투표하고 싶어도 투표장에 가는 것 자체가 어렵고, 도와주는 사람도 없고, 어떻게 투표를 해야 하는지 정보도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애인 복지를 향상한다고 하면 장애인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장애인용 시설을 확대하고 수당을 늘리는 것을 생각한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진정한 의미에서 장애인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장애인이 집이나 시설에만 머물지 않고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동권 보장이 절실하다. 규모가 큰 건물은 물론이고, 음식점, 약국, 편의점…
골목상권이 최근 3년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대형마트와 복합 쇼핑몰의 확산과 인터넷 쇼핑 등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골목상권은 자영업자들로 구성돼 있는데 이 상황을 방치하면 우리나라 경제의 숨통을 죄는 심각한 위험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영세한 자본으로 시작한 자영업자들이 한번 무너지면 재기할 방법이 없는데다 최근 고용상황도 좋지 않아 취업할 곳도 마땅치 않다. 자영업과 골목상권, 전통시장이 보호돼야 하는 이유다. 이에 지난해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이 발의됐다. 계류 중이던 이 법안이 최근 다시 관심을 끈다. 지난달 11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개정안에 대한 재논의가 진행되면서 부터다. 유통법안은 복합쇼핑몰의 의무 휴무와 신규 출점 규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의 취지는 복합쇼핑몰의 신규 출점 규제와 강제 휴무를 통해 고객들을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으로 유입시켜 서민경제를 살리겠다는 것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복합쇼핑몰들이 강제휴무를 해야 한다. 롯데몰 등 복합쇼핑몰은 대형마트처럼 1년 24회, 연중 1개월 가량 강제로 쉬게 된다. 이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