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한국 사람들은 법을 잘 안 지킨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일제가 한국을 식민통치하면서 우리 전통사회의 생활바탕을 완전히 파괴하고 일본이 도입한 독일의 법조법(法曹法=사법·司法-체계에 맞추기 위한 국가 법)을 시행함으로써 생긴 혼란과 반항이 그 원인이다. 우리의 전통사회에서는 도덕이나 법의 근원을 자연의 섭리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도리(道理=사람이 면 당연히 지켜야 할 하늘의 이치) 또는 순리(順理)에 거슬리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그래서 법(法)이라는 글자도 물 수(水)변에 갈 거(去)자를 써서 법은 물이 흐르듯 자연스러워야 한다고 하였다. 이렇게 우리의 전통법은 법이라기보다는 도덕률과 일상적인 생활관습을 중심으로 하는 생활원리였다. 따라서 국가의 제도도 육분주의(六分主義), 즉 하늘과 땅 그리고 봄·여름·가을·겨울을 본받아서 이(吏)·호(戶)·례(禮)·병(兵)·형(刑)·공(工)의 여섯 종류로 만들었다. 즉 이조(吏曹)는 하늘을 본받아 임금과 관리들의 일을 관장(管掌)했고, 호조(戶曹)는 땅을 본받아 백성들을 다스리는 일을 관장했으
산 전체 면적의 20% 가량이 물들었을 때를 단풍 시작일로, 80% 이상 되었을 때를 절정일로 잡고 있다. 그렇다면 단풍이 물드는 속도는 얼마나 될까. 일반적으로 하루에 산 정상에서 아래쪽으로 35m, 북에서 남으로 20㎞를 간다고 한다. 남에서 북으로 하루 30㎞ 속도라는 꽃소식 보다 약간 늦다. 단풍은 보통 9월 말께 설악산 정상에서 시작돼 오대산 치악산을 거쳐 지리산 소백산 월악산 등으로 번져간다. 그리고 11월 내장산 주왕산 월출산까지 남하하면서 사라진다. 설악산 단풍이 지난 주말 절정을 이뤘다. 그리고 경상도와 전라도의 경계에 있는 지리산도 이번 주말쯤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시작점을 출발한 단풍이 꼭지점에 이르고 있는 형국이다. 따라서 전국 산은 지금 온통 붉은 물감을 뿌려 놓은 모습들이다. 흔히 단풍이 절정에 이른 것 을 ‘불탄다’라고 한다. 우릴 황홀케 하는 새빨간 단풍잎들 덕분이다. 시인 김영랑은 이러한 단풍을 “장광에 골 붉은 감잎 날아오아 /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 오메, 단풍 들것네/추석이 내일모래 기둘리니 / 바람이 자지어서 걱정이리 /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 오메, 단풍 들것네.” 라고 노래했다. 조선후기 학자…
시시한 시 /김진수 도대체 어디 가서 시를 만날 것인가 어떻게 쓰는 것이 시가 된단 말인가에 “고것 참, 배웠단 놈이 그런 것도 모르냐?” 언문을 배우신다 기어이 우기시는 한글학교 갓 입학한 일흔 여덟 울 어머니 “시옷에 짝대기 하나 빤듯이 끄서봐라!” 시옷에 짝대기를 빤듯이 끄서보니 사람(ㅅ)이 올곧은(ㅣ) 생각하날 부린다? 아뿔사, 이것이었네 네 모습이 시로구나 -2011년 ‘유심’ 5월호 시가 무엇인가 어떻게 쓸까 고민하는 아들에게 시옷에 짝대기 하나 빤드시 끄서 보라는 어머니의 말이 미소를 자아낸다. 시는 대상을 베끼고 받아 적는다 라고도 한다. 이 시에서도 시인인 아들이 어머니의 말을 받아 적었다. 언문을 배우고 있는 어머니에게 시라는 글자를 쓰는 일은 시시했을 것이고, 아들은 사람이 올곧은 생각하날 부린다 라는 깨달음을 얻기까지 꽤 오랜 시간 습작이 필요했을 것이다. 시가 정서나 사상과 상상 그 표현의 자유를 획득한다 하더라도 시 한 편 한 편 쓰는 일은 두렵고 어려운 일임에는 틀림없다. 과일이 제 맛을 낼 때까지 기다리듯 시 또한 무르익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맛있게 익은 시
경기북부 지역이 정부의 각종 규제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얘기다.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중첩규제 문제 해결과 교통·문화 인프라 구축 등이 절실하지만 정부는 지금까지 안보를 전가보도(傳家寶刀)처럼 내세우며 주민들의 절실한 어려움을 외면해왔다. 이런 불만이 지난 14일 양주 경기섬유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경기북부 10개년 발전계획 정책콘서트’에서 분출했다. 또 북부발전을 위한 제안도 속출했다. 북부도민들은 남경필 지사에게 국지도 39호선 조기 추진, 산림자원 개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통일교육 특구 지정, 평화통일경제특구 지정, K-디자인 빌리지 조성사업, 별내선 복선전철 진접선 연결, GTX 파주 연장, 반환공여구역 합리적 개발, 전철 7호선 연장 및 교외선 재개통, 지하철 9호선 양정역 연결 등을 건의했다. 이에 남 지사는 ‘경기북부 10개년 발전계획’(이하 북부계획)을 밝히고, 이 지역 발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북부계획은 남지사의 주요 공약 중 하나로 낙후된 경기북부지역 발전의 중장기 비전을 설정하고 향후 10년간 경기북부 발전을 효율적으로 견인하기 위해 마련하는 종합 계획이다. 경기북부를 ‘한반도…
학업활동과 교우관계문제로 학교생활에서 일탈한 학생들에 대한 각별한 진로지도가 절실하다. 학업성적을 중시하는 획일적인 학교교육의 역기능이 갈수록 심각해진다. 학생 개개인의 타고난 특성과 재능에 적절한 교육을 위한 다양한 선택적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때이다. 매년 발생하는 6~7만 명의 학교 밖 청소년 중 50%는 진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중고생들은 한반에서 5~10%정도가 성매매 등 탈선행위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업지도과 잡무에 시달린다며 교사들의 관심과 노력이 매우부진하다. 이들을 종합적이고 총체적으로 지원할 장기적 정책수립이 시급하다. 경기연구원은 학교 밖 청소년 지원 대책과 현실적 보완방안 연구보고서를 14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올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학업 중단 학생들의 주요 상담은 진로상담이 48.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생활정보 제공 36.7%, 심리상담 22.2%, 일자리 소개 21.9% 등의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학업 중단 후 교류하는 친구는 1~5명이 40.9%를 차지했고 친구가 없는 경우도 36.3%에 달한다. 학교 밖 청소년은 현재 학업형, 무업형, 직업형, 비행형, 은둔형으로 구분된다. 문제는 이
바람은 상쾌하고 단풍 짖게 물들어간다. 도심, 교외 곳곳에서 가을축제가 한창이다. 서울불꽃축제에서의 시민의식 실종, 대학축제의 지나친 선정성이 언론에 보도되고, 오랜 전통을 가진 진주남강유등축제의 유료화에 대한 찬반 반응이 뜨거웠다. 축제의 기원이 제의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결실이 있는 가을은 축제의 계절임에 틀림없다. 기획하고 주최하는 측이나 참여하고 즐기는 입장에서 방법에는 차이가 있지만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힐링일 것이다. 1990년대부터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 이미지 제고 등을 목적으로 많은 축제가 기획 운영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2015년 지역축제는 664개에 이른다. 국가나 지자체가 주관·후원하고, 3일이상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축제만 통계 잡은 것이다. 콘셉트도 지역의 전통문화 중심에서 국화, 억새, 구절초, 단감, 장단콩, 반딧불이 등 자연환경이나 특산물에 초점을 맞추어 확대 진행되고 있다. 경기도 내에서 진행되는 축제는 60개다. 그중에는 이천쌀문화축제,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이 문화체육관광부 최우수 축제로 선정되었고, 여주오곡나루축제가 유망축제로 선정되었다. 이제 생활의 일부가 되다시
흥행이라는 용어가 널리 퍼지기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 일본의 흥행업자들이 대거 조선에 들어와 대중심리와 영합한 신파 연극이나 영화들을 상업의 목적으로 만들어 전국방방 곳곳에 배급하면서 일반인들에게 정착된 것이라는 것이 정설로 되어 있다. ‘흥행’이라는 표현이 관객들을 홀려 ‘수익’을 얻는다는 뜻으로 해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흥행의 정의를 다르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유형의 이익에서 무형의 이익이라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기에는 지역 자산의 가치의 상승, 문화 예술의 융성을 통한 지역경제 파급의 기대효과와 같은 것이 빅 데이터로서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거기에는 도시 활성화와 관련된 도시의 재생과 같은 것이 있을 것이다. 지금도 어떻게 도시를 활성화시키고 도시재생을 통해 어떻게 창조도시로서 발전시켜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 계속 연구되어지고 있다. 도시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그 지역의 문화 콘텐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은 최근에 들어 더욱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또한 지역민들의 문화요구가 급속도록 늘어나면서 국가에선 지역 사회의 균형 발전과 더불어 지방자치단체에선 지역도시의
“나는 오늘 백국화 한 분(盆)을 내 조그마한 서실(書室)로 뫼셔 드리며 스스로 ‘선생’이라 부르는 뜻은 세상이 하도 구지분하고 어지럽고 시속(時俗)이 또한 얕고 엷어 미황(迷徨) 속에서 허덕이므로 나는 물러나 조용히 이 꽃 앞에 와서 탄원하고 질의하고 묵상함으로써 무엇을 얻자 함이다. 알뜰하기로는 친구인 채로 귀하기로는 손님인 채로 점잖기로는 군자인 채로 정답기로는 식구인 채로. 나는 이제 내 서실로 뫼셔 드린 백국을 ‘축민선생(逐悶先生)’이라 부르기로 한다.” 국화 사랑이 유별났던 노산 이은상 시인의 상국삼도(賞菊三到)라는 글이다. 그는 글에서 국화를 고민·번민을 내쫓아주는 스승이라 표현했다. 예부터 국화는 이처럼 특별한 상징성이 부여되고 시제(詩題)에 많이 사용되는 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천에 이름을 가진 꽃이라 불린다. 오상(傲霜)을 비롯 은군자(隱君子)·은일화(隱逸花)·중양화(重陽花)·상하걸(霜下傑)·황금갑(黃金甲)·동리(東籬)·동리가색(東籬佳色)·연년(延年)·수객(壽客)·가우(佳友)·일우(逸友)·냉향(冷香) 등등. 별호도 품종만큼이나 많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만 절화(節華)·여절(女節)·여화(女華)·여경(女莖)·일정(日精)·갱생(更生)·부연년(
/윤동주 삶은 오늘도 죽음의 서곡을 노래하였다 이 노래가 언제 끝나랴 세상 사람은 뼈를 녹여내는 듯한 삶의 노래에 춤을 춘다 사람들은 해가 넘어가기 전 이 노래 끝의 공포를 생각할 사이가 없었다 하늘 복판에 알새기 듯이 이 노래를 부른 자가 누구뇨 그리고 소낙비 그친 뒤 같이도 이 노래를 그친 자가 누구뇨 죽고 뼈만 남은 죽음의 승리자 위인들! - 윤동주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정음사 1972 윤동주 시인을 죽게 하는데 일조한 조상을 둔 사람들이 국내외에서 망언을 일삼고 있다. 윤동주 시인이 떠난 지도 반백년이 지났건만 아직도 아픔은 잊혀 지지도 사라지지도 않고 있다. 오늘도 삶은 끝나지 않는 죽음의 서곡을 부르고 있다. 죽음을 부추기고 죽음을 장려하고 있다. 갈수록 삶은 뼈를 녹여내는 듯 아프다. 그러나 이 노래를 그치는 사람들이 있다. 있었으며 또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희망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그들은 바로 윤동주와 같은 위인들 때문이다. 죽고 뼈만 남은 죽음의 승리자 위인들 말이다. /조길성 시인
지난 주말 친구의 권유로 영화 ‘인턴’을 감상했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인터넷 의류 업체 ‘About the Fit’의 창업자인 줄스 오스틴은 기업의 사회 공헌 차원에서 65세 이상 노인 대상 인턴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전화번호부 회사의 부사장으로 재직하다 은퇴하고 아내와 사별한 70세 벤 휘태커. 그는 다시 사회로부터 자신의 필요성을 느끼고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인턴 프로그램에 지원, 합격한다. CEO인 줄스로부터 너무 오지랖이 넓다며 회의적인 평가를 처음엔 받았다. 그러나 연륜에서 묻어나는 처세술과 각종 노하우들을 전수해주어 점점 신뢰를 갖게 되고, 개인 운전 기사 일도 하게 되며 둘은 베스트프렌드가 된다. 어린 회사 동료들에게는 연애 상담, 클래식 스타일 코디 등을 알려주며 친근한 아버지와 같은 관계를 이뤄나간다. 평이한 내용이다. 급격한 반전도 없다. 그러나 우리들의 이야기여서 벌써 200만의 관객이 보았다.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도 크고 벤의 직장 인턴생활 자체가 감동적이다. 부사장 출신이지만, 인턴사원이지만 허드렛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사랑하고 일하고, 일하고 사랑하라! 그게 삶의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