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예는 자기 몸과의 ‘전투적 소통’이다. 적의 목숨을 취하는 일은 곧,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극한 소통’을 통해서 자신의 의지와 몸의 흐름이 일치될 때 비로소 본질적 가치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그런 이유로 무예를 배우기에 앞서 가장 먼저 익히는 것이 신법(身法) 즉,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하고 그 한계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심법(心法)과 안법(眼法)이라고 하여 평온한 마음 속에서 자신을 들여다보는 수련을 근본에 두고 있다. 자기 몸의 한계를 끌어 올리는 것이 수련이지만, 그 기준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수련을 진행하면 그 순간 몸은 부서지고 만다. 건강하기 위하여 혹은 누군가로부터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하여 수련하는 무예가 오히려 자신의 몸에 무리가 되어 종국에는 독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것이 수련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는 비단 눈으로만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오감(五感-눈 코 입 귀 몸)을 통해서 자신과 자신을 감싼 세상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오히려 눈으로만 그 형국을 이해한다면 5분
포도나무는 무화과 석류와 함께 가장 오랜 재배역사를 갖고 있다. 개량종을 최초로 재배한 사람들은 지중해 동부연안에 걸친 지역의 셈족과 아리안들로 알려지고 있다. 이집트인들은 기원전 4천년께 재배를 시작했고 그리스 로마에서도 비슷한 시기 생명과 풍요, 축제의 상징으로 포도가 재배됐다. 포도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시기는 고려시대에 중국으로부터로 추측된다. 하지만 정확치 않다. 청자에 포도그림이 있는 것으로 보아 유추할 뿐이다. 그리고 일반 재배가 시작 된 것은 조선시대다. 숙종 때 발간된 ‘산림경제’에 포도품종과 재배방법이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그렇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연산군의 포도사랑에 관한 기록이 있다. 연산 11년 7월25일, 연산군이 대비와 함께 경회루의 연꽃을 구경하고, 시를 지어 바치게 하는 장면이 그것이다. 기록에는, 승정원이 원중(院中)에 수정포도(水精葡萄) 한 덩굴이 익었으므로 승지들이 따서 얼음 넣은 쟁반에 담아 왕에게 바치니, 왕이 스스로 다음과 같은 시를 지어 내렸다고 했다. “얼음 채운 파랑 알이 달고 시원해/ 옛 그대로인 성심에 절로 기쁘네/ 몹시 취한 주독만 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병든 위(胃) 상한 간(肝)도 고쳐 주겠네.” 얼음
오지(奧地) /조수옥 산 첩첩 눈 끝을 향해 달려오는 산맥 허리마다 누군가 휘갈긴 비백飛白 사이로 뾰족 내민 산의 이마에 적막이 깊다 내 등뼈를 타고 몰아치던 그해 겨울 눈보라 비칠거리는 능선 한가운데서 적설은 내 허벅지까지 친친 붕대를 감아댔다 흔적은 흔적을 지우고 그 아스라한 경계에서 나는 산이었다가 나무였다가 아무것도 아니었다가 사방은 온통 눈 첩첩 거대한 북극곰들이 으르렁거리며 진을 치고 가쁜 숨을 내쉬었다 더는 갈 수 없는 내 몸의 오지 등뼈 그 골짜기 거제수나무 껍질에서 저문 바람소리가 들렸다 웅성거리는 곳에 귀 기울이면 사무치는 것은 그대를 향해 뛰어가는 발자국만은 아니었다 다만 그곳에 짐승처럼 웅크리고 있을 그대의 거처가 궁금했으므로 아직 봉인되지 않은 그리움이 겨울을 나고 있으리 외진 바람으로 - 조수옥 시집 ‘오지’ 도서출판b 산 첩첩 눈 끝을 향해 달려오는 산맥 허리마다 누군가 휘갈긴 비백飛白의 말씀은 변방의 말씀이다. 그래서 적막하며 더는 갈 수 없는 오지 등뼈 그 골짜기 거제수나무 껍질에서 저문 바람소리가 들린다. 이 말씀은 적막의 말씀이며 난분분 흩날리는 눈 속에서도 사무치게 그리운 삶의 맥박소리가 되어 들려오기
채팅 어플을 이용한 개별 성매매가 대폭 늘어나고 있다. 성윤리에 반하는 성매매와 관련된 범행이 자행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진정한 사랑을 통한 생명의 창조적기능인 성관계가 쾌락과 탈선으로 확산되어 가서는 안 된다. 스마트폰 채팅으로 성매매가 손쉽게 이루어져 단속이 쉽지 않다. 성적자극을 주는 변태적 행위가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통해서 확산되어가고 있다. 도시지역에서 자행되고 있는 매춘행위의 단속을 위한 당국과 시민단체의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하다. 수원시 최대 유흥밀집지역인 시청 인근에서 불법 성매매가 수년째 기승을 부리고 있어 시민피해가 심각하다. 정부는 2004년 3월22일에 성매매특별법을 제정하였다. 이 법은 성매매업주에 대한 엄벌과 피해여성의 인권보호가 핵심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불구속 수사방침 등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서 억제효과가 미미해서 시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경찰은 범죄 규모가 작고 재범이 아닐 경우 법원이 영장을 기각한다는 이유로 애당초 불구속 수사방침을 유지한다. 불법 성매매와 이로 인한 각종 범죄가 활개를 치고 있어 강력한 처벌이 절실하다. 경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에서 성매매 혐의로 2천195건에 4천646명이 적발되었
고양시 대화동, 장항동 킨텍스·호수공원 주변단지 일대가 관광특구로 지정됐다. 이 지역은 비즈니스, 컨벤션, 박람회, 한류관광이 융합된 곳이다. 이곳은 지난해만 55만 4천 명의 외국인 유료입장객이 다녀갔다. 고양 관광특구 내 킨텍스와 호수공원, 아쿠아플라넷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앞으로도 국·내외 관광객과 방문객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양 관광특구는 평택 송탄관광특구와 동두천 관광특구에 이어 도내 세 번째 관광특구다. 관광특구는 지난 1993년 ‘관광진흥법’ 도입 이래 이듬해인 1994년 8월 제주도, 경주시, 설악, 유성, 해운대 등 5곳이 국내 최초로 지정됐다. 관광특구로 지정되면 관광활동과 관련된 관계법령의 적용이 배제되거나 완화된다. 이를테면 특구 내에서는 옥외광고물 허가 등의 기준을 완화할 수 있으며, 음식점 옥외영업도 허용된다. 축제·공연 등을 위한 도로통행 제한조치도 가능하고 관광서비스와 안내 등 관련된 예산 지원을 포함하는 관광여건이 집중적으로 조성된다. 특구지역 공모사업을 통해 매년 약 30억 원 규모의 국비, 도비 등 예산 지원도 가능해진다. 관광특구는 정부에서 지정했으나 2004년 지정권한이 시·도지사에게로 이양됐다. 이번 특
‘문기결합’(문화와 기업의 결합)이라는 신조어를 낳은 ‘심양현상’의 무대, 중국 심양에 새로운 ‘심양현상’이 나타날 조짐이다. 2006년 무렵부터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한 기업과 문화, 기업과 사회의 공존을 도모한 심양현상은, 단순히 심양의 기업인들이 문화예술 등 민간단체에 경제적으로 지원한 메세나(Mecenat) 활동에 그친 것이 아니었다. 심양지역 조선족사회 각계가 화합과 공생, 공동발전을 전제로 서로 뭉치고 단결하여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실천운동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다. 더욱이 심양현상의 주역인 심양조선족련의회 길경갑 회장이 언급한 바대로, 심양현상에는 심양의 조선족사회와 한국인사회의 조화로운 결합도 포함되었다. 2008년 심양한국인(상)회의 KBS노래자랑대회 유치를 당시 심양시 조선족기업가협회 길경갑 회장이 적극 후원했으며, 2009년에는 한국인사회와 조선족사회가 함께 힘을 모아 세계한인기업인 대회인 한상대회를 글로벌한상대회 이름으로 심양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심양의 한민족사회가 선착(先着) 한민족인 조선족과 후착(後着) 한민족인 재중한국인 사이에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요즘 성폭력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지위 가릴 것 없이 지각없는 사람들 때문에 하루가 멀다 하고 성추문으로 온통 우리사회를 어지럽히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의 한 공립고등학교에서 발생한 교사들의 성추행·성희롱 사건과 국회의원의 성폭행 사건으로 또다시 충격을 주고 있다. 교수, 군인, 판검사 등 그동안 일부 몰지각한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지만 이젠 신성한 학교에서, 그것도 가장 모범을 보여야 할 교육자들이 성추문으로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는데 대해 심히 유감스럽고 참담하기 그지 없다. 딸아이를 두고 있는 부모들 입장에선 요즘 TV뉴스 보기가 민망할 정도다. 곁눈질을 해도 성희롱이고, 몸을 스치면 성폭행이고, 엉덩이에 손이 닿으면 경찰서로 끌려가야 한다. 직장 상사가 술자리를 권해도 지위를 남용한 성폭력이고, 술을 따르라고 손을 잡아도 성폭력이다. 엘리베이터에서 어린 여학생을 예쁘다고 머리를 만지면 자칫 112순찰차에 실려 가는 판이 됐다. 어쩌다 세상이 이렇게 변해버렸을까. 기자가 자랄 적엔 신랑각시놀음을 했었고, 서로 업어주기도 했었는데 그런 세상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진 모양이다. 직장에서 회식을 해도 여자는
어렸을 적 얘기 한번 해야겠다. 그것도 여름 더위를 식히는 필수 핫잇이 된 통닭얘기니까 30년도 훨씬 넘은 얘기다. ‘한강의 기적’을 위해 한집 건너 한집씩 친구 아버지들이 중동으로 돈 벌러갔다거나 수원천에서 동네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멱감던 그 시절, 동네 골목길이며 놀이터에서 함께 뛰놀다가도 밥때가 되면 아무 집이고 몰려가서 먹던 인심좋은 그때도 통닭은 참 인기가 좋았다. 무슨 행사만 있으면 수원역에서 남문(팔달문)까지 시민퍼레이드가 펼쳐지던 그 시절 기름솥에서 통째로 튀겨먹던 소위 옛날식 통닭의 자리를 전기구이통닭이 새로운 대세로 접수했던 어느 날, 남문로터리를 지나 이태리안경 건너편에 등장한 세련된 닭집은 신선 그 자체였다. 먹기 좋게 조각낸 것도 모자라 튀김옷까지 입고, ‘치킨’이라는 이름으로 통닭이란 단어 자체를 지워버린 그 닭집에서는 심지어 햄버거도 아무 때나 먹을 수 있었으니 바로 ‘롯데리아’다. ‘롯데’라는 단어를 빼고는 먹을 것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아이들에게 신적인 존재였던 롯데가 껌도 사이다도 초콜릿도 아닌 통닭을 내놓았으니, 춤바람나서 집나갔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다. 쉰다는 뜻의 휴(休)는 사람(人)이 나무(木)에 기댄 모습이다. 일하다가 잠시 나무 아래서 휴식을 취한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에서는 휴가라 하지만 나라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프랑스어 바캉스(vacance)는 해방, 해제, 면제라는 라틴어 바카티오(vacatio)에서 유래했다. 그리고 정신적·육체적 자질 향상을 위해 학생 교사 군인 법관 등에게 주어지던 긴 휴가였다. 적어도 산업혁명 이전까진 그랬다. 약간 의미가 다르긴 하지만 조선시대에도 바캉스와 비슷한 사가독서(賜暇讀書)라는 휴가제도가 있었다. 1426년 세종이 처음 시행한 이 제도는 촉망받는 젊은 인재들에게 휴가를 주고 독서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휴가 기간은 짧게는 석 달, 길게는 3년까지. 현재 맡고 있는 직무로 인해 책 읽을 겨를이 없으니 본전에 나오지 말고 집에서 전심으로 글을 읽고 성과를 내어 나라에 보탬이 되라는 뜻이 담겨 있다. 다시 말해 관리로 등용된 인재들에게 재충전의 시간을 주었던 셈이다. 휴가를 받은 신하들은 집 혹은 산사를 오가며 자유롭게 책을 읽고 심신을 단련했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씩 읽은 내용을 정리하여 월과(月課)로…
박물관 계단에서 /서순석 살아 욕된 이름들이 투사보다 당당하다. 매국의 후예들은 박물관 밖에서 손가락 마디 늘이며 땅 싸움을 하는데 역사란 산 자(者) 위해 포장된 과거 사적(史籍)은 압축된 시보다 어렵구나. 바람이 그리운 금관, 풍악만을 부르고 등진 해에 몸보다 더 길어진 그림자가 양지를 내몰고 음영을 즐길 때 음모는 구석에 모여 반란을 꿈꾼다. 마지막 왕족도 사라진 이 땅에 양심으로 남은 신명 덜 깨어 있어도 백성아, 혼불로 남을 미친 춤을 추어라. 매국의 후예들이 부와 권력을 대물림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의분에 떨고 있는 시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친일을 한 대가로 축적한 재산을 몰수해야 한다는 당연한 명제 앞에 벌어지는 소송들에서 때로는 승소하고 더러는 패소하는 상황을 가슴치며 한탄한다. 사회 지도층이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고 섬기지 않으면서 개인의 치부와 영달을 위해 권력을 남용할 때 그 나라의 미래는 어둡다. 청산해야 할 과거가 있다면 해야 하고 가족과 생업, 고향을 등지고 오로지 나라 되찾는 일에만 매진했던 애국지사들과 그 후손들이 마땅히 존중받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식민지 사관에서 벗어나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