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을 고발하는 ‘미투’운동의 바람이 거세다. 문학계와 법조계에서 불붙은 이 운동은 이제 종교계까지 퍼지고 있다. 물론 성추문 사건이 발생한 것은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알려지지 않고 쉬쉬하면 감춰졌을 뿐, 오래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일들이다. 그러다가 세상이 변하면서 다양한 언론이 등장하고, 특히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백일하에 공개되기 시작한 것이다. 앞으로 교육계와 의료계 등 전 분야에서 미투 동참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미투 선언은 종교계, 천주교로까지 확대됐다. 한 여성 신자가, 7년 전 아프리카 남수단 선교 봉사활동 당시 수원교구의 한모 신부가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고 폭로한 것이다. 해당 신부도 폭로 내용을 상당 부분 인정했다고 한다. 이에 수원교구는 한 신부에게 정직 처분을 내린 데 이어 25일 교구장인 이용훈 주교 명의의 ‘수원 교구민에게 보내는 교구장 특별 사목 서한’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교구장으로서 사제단을 잘 이끌지 못한 부덕의 소치로 이러한 사태가 벌어져 그동안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온 피해 자매님과 가족들 그리고 교구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이번…
우리 고유의 설 명절이 지났다. 이번 설에는 아주 간만에 빳빳한 신권으로 세뱃돈을 받았다. 신권으로 받은 세뱃돈이 무척 마음에 든다. 세뱃돈을 받으면 반사적으로 지폐의 색깔과 금액에 시선이 간다. 하지만 우리가 주고받는 이 세뱃돈에도 문화유산이 숨겨져 있다. 오늘은 세뱃돈 속에 숨겨진 문화유산을 찾아 여행을 떠나보자. 세뱃돈으로 받은 빳빳한 신권은 모두 1만원권이다. 1만원권의 앞면에는 세종대왕이 중심을 잡고 있다. 세종대왕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래서일까. 1960년에 모델로 처음 발탁된 세종대왕은 지금까지 약 58년의 시간을 지폐 모델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09년 5만원권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항상 고액권의 지폐모델이었다. 그런데 화폐 속 세종대왕의 모습은 실제 세종대왕의 모습이 아니다. 지폐 속 세종대왕은 표준영정으로 김기창 화백의 작품이다. 세종대왕 좌측으로는 하나의 그림이 있다. 해와 달, 다섯 개의 산 등이 그려진 그림이다. 이 그림은 일월오악도로 왕을 상징하는 그림이다. 조선시대 궁궐 건물에는 임금이 앉는 어좌 뒤에 항상 이 그림이 배치되었다. 심지어는 궁 밖 행차 시에도 별도로 챙겨갈 정도이니 임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겸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한 8명의 북한대표단이 25일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했다. 이들은 2박3일 머문 후 27일 북한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런데 평창동계올림픽이 폐막됐음에도 불구하고, 특히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남을 놓고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 논쟁의 촉발은 김영철 부위원장이 2010년 천안함침몰사건의 주범인데 우리 정부가 그의 방남을 허용했다는 것에서 비롯됐다.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남을 반대하는 주장은 이렇다. 우선, 천안함침몰사건의 주범이자 전범인 김영철 부위원장 방남을 우리 정부가 허용한 것은 전사 부모들의 눈물과 절규를 외면한 것이다. 둘째로, 그의 방남은 우리의 군사작전도로까지 열어주는 안보망을 스스로 허물어뜨리는 것이다. 셋째로, 그의 방남 허용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북한의 현송월 삼지연관혁안단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의 대남선전침투에 이어 김영철의 폐막식 파견에 따른 대남선전의 완결장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남을 반대하는 주장은 무엇이 문제인가? 첫째, 김일성 정권의 남침에 의한 ‘한국전쟁&rsq
목 치는 저녁 /백인덕 사흘의 폭염 끝, 날쌘 숫돌에 가위를 갈아 뒤뜰 라일락 가지를 친다. 흐려가는 저녁 하늘 아래 왼손 마디보다 굵은 놈만 골라 분기分岐된 지점에서 싹 뚝, 푸르고 무성한 잎은 상관하지 않는다. 이제 여름도 끝났다. 서너 개 자르고 흰 수건으로 서늘한 목덜미를 닦는다. 묻어나는 이 꾀죄죄한 때, 어제의 나는 오전 열 한 시에서 오후 두시까지 텁텁한 고량주 한 잔의 시인이었고 해질 무렵까지는 글쓰기 선생, 곧바로 왕십리 모교 장례식장 구석자리, 엉거주춤 끝없는 악수 속에 누구의 후배고 제자고 평론가이며 술꾼이었다. 그렇게 어제는 세 개의 가면으로 지나갔다. 향기 없이 잎만 무성했다. 처서處暑 지난 저녁, 불같은 갈증을 다독이며 뒤뜰 라일라 성성한 줄기를 자른다. 감겨드는 내 목 대신 저 푸르고 싱싱한 목숨을 거둔다. -시집 ‘짐작의 우주’ 살다 보면, 자신이 왜 이 자리에 이르러있는지 알지 못할 때가 있다. 의도한 대로 주도적인 삶을 산 이가 얼마나 될까. 열심히 살았는데 엉뚱한 데 와 있기도 하고 애오라지 자신만을 위해 살 수 없는 게 보편적 진리이기도 하다. 시인은 라일락을 전지하면서 정작 자신의 전지하지 못한 삶을
유효하게 성립하고 있는 계약의 효력을 당사자 사이의 새로운 계약에 의하여 계약의 효력을 소급적으로 소멸시키는 것을 계약의 ‘해제’라고 한다. 이러한 계약 해제의 효과는 어떻게 되고 당초 계약의 이행에 따라 과세가 있었을 경우 이 세금을 구제받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계약이 해제되면 계약이 처음부터 체결되지 않았던 것과 마찬가지 상태로 계약이 소급적으로 소멸 되며, 등기·인도 등이 이루어진 경우에도 당초 계약이 해제되면 일단 이전되었던 권리가 제자리로 복귀하게 된다. 다만, 해제가 소급적으로 효력을 소멸시키더라도 제3자의 권리는 해치지 못한다. 당초계약에 의해 과세문제가 발생했는데, 합의해제 된다면 처음부터 계약이 없는 상태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아야 할 것 같은데 실무상으로 다툼도 있고, 또 세금종류에 따라서도 상이하다. 증여세의 경우 신고기한(증여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증여재산을 반환하는 경우에는 처음부터 증여가 없었던 것으로 본다. 즉 3월 이내 반환하는 경우에는 증여세가 과세되지 아니한다. 그러나 신고기한이 지나서 반환하면 증여세를 물어야 하며, 신고기한 경과 후 또다시 3월이 지나서…
88서울 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린 ‘지구촌 설원의 대축제’가 17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전 세계인의 겨울 스포츠 축제인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어제 오후 8시 폐회식을 끝으로 ‘감동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폐막식에서는 K팝 스타공연와 드론 쇼 등을 통해 전 세계 시청자와 3만5천 명을 홀렸다. 경쾌하고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출연진과 선수단이 하나가 돼 폐회식의 피날레를 장식해 감탄사가 흘러나오게 했다. 지난 9일 개막한 평창 동계올림픽은 역대 최대 규모인 92개국, 2천920명의 선수가 참가해 102개의 금메달을 놓고 경쟁했다. 특히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안방에서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대한민국 선수단은 15개 전 종목에 역대 최다인 146명의 선수를 출전시켜 뜨거운 메달 레이스를 펼쳤다. 당초 목표로 했던 종합 4위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태극전사들의 감동의 투혼은 대한민국의 자부심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평창과 강릉, 정선 일원에서의 분산 개최는 당초 우려와 달리 대회 운영과 흥행, 기록에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와일드카드(특별출전권)를 받은 북한의…
경기도와 도교육청, 성남시와 용인시의 ‘무상교복’이나 성남시의 ‘현금배당’ 발표를 보면서 지방선거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도와 도교육청은 올해 무상교복 예산으로 70억 원과 140억원을 각각 편성했다. 여기에 더해 도내 시·군으로부터 70억 원을 지원받아 모두 280억 원의 사업비로 중학교 신입생(12만5천명)에게 1인당 22만원 상당의 교복 모바일 상품권을 지급하겠다고 한다. 현재 24개 시·군이 무상교복사업을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성남·용인·광명·과천·안성·오산시 등 6개 시는 이미 자체적으로 중학교 무상교복 예산을 편성했고 파주시는 시장이 공석이어서 의견을 밝히지 않고 있다. 성남시는 지난 2016년부터 중학생 무상교복을 시행하고 있다. 전국 최초다. 이어 고등학교 신입생 교복도 무상으로 지원한다. 용인시도 올해부터 중·고교 신입생 교복 구입비(1인당 29만6천130원)를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 사회보장위원회도 지난 9일 성남·용인시의 무상교복 사업을 허용했다. 광명·안성·오산, ·과천시도 올해 중학교 신입생 교복비 예산을 마련했다. 성남시는 여기에 더해 모든 시민에게 1인당 18만원씩 나눠 주겠다고 발표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100번도 넘게 본 영화 ‘매트릭스’의 제작자 위쇼스키 형제는 남매로 바뀌었다. 이후 남동생은 형이 여성으로 변한 모습에서 내면과 외면이 일치된 편안함이 보였다고 말했다. 요즘 한국사회의 남녀관계는 성희롱 등으로 매우 불편하다. 노벨상 후보로 존경받아야 할 선배가 성희롱하는 늙은이가 되어버린 근저에는 남녀평등 지수가 낮다는 심리적 불안이 깔려있다. 여성의 접촉에 대한 불편한 표현을 여성적 내숭이나 예의로만 보고 넘기는 남자들이 많기는 하다. 반대로 친근함의 표현을 성희롱으로 보는 여성들도 보인다. 눈빛으로만 하는 성희롱에서 핵미사일 전쟁까지 모든 폭력의 시작은 자기 경험과 관점, 지식에 대한 믿음과 타인의 양심에 대한 의심일 것이다. 정도와 양상의 차이가 있지만 성평등 지수가 낮을수록 여성도 남성도 서로 폭력적이 된다. 지난 칼럼에서 경고한 ‘제2차 한국전’이란 폭력의 시작도 자기 확신과 타인 의심이다. 미국과 북한은 서로를 존중도 않고 믿음도 없는 것이다. 필자는 미북의 전쟁이 종교적 전쟁으로 보인다. 서로 사탄이라 부르는 면이 있다. 트럼프와 절친한 목사는 하나님이 트럼프를 쓰신다고 표현하면서 ‘100
고등학교 때, 응급구조사라는 꿈을 가지게 되면서 대학 전공으로 응급구조학과를 선택하게 됐다. 입학 후, 학교를 다니면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다가 소방구급대원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평소 나는 병원실습을 하면서 응급실 문으로 들어오는 구급대원들을 볼 때마다 그 현장이 항상 궁금했다. 그래서인지 소방서에 실습을 하게 됐을 때 먼저 다녀온 병원실습보다 더욱 기대가 됐고 설렜다. 이후 인천서부소방서 연희119안전센터에 배정을 받으면서 첫 소방실습이 시작됐다. 처음에는 소방서가 어떤 분위기인지 잘 모르는 상태였고,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들 때문에 긴장을 많이 했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모든 분들이 웃으시면서 인사해 주어서 감사했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힘이 생겼다. 그렇게 분위기에 적응을 하고 있을 때 첫 출동을 나가게 됐다. 현장에서 이론으로는 알고 있던 것들이 내 맘대로 되지 않았을 때, 아는 것들도 낯설게 느껴졌고 아무리 쉬운 처치도 실제로 경험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거기다 흔들리는 구급차 안에서 침착하게 환자를 보는 구급대원들을 보면서 앞으로 노력을 많이 해야겠다고 느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