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이 형제자매이며 평등하다는 의식은 인류에게 점점 확산되어 가고 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편히 쉬게 하리라.” 예수께서 이 말을 하는 목적은, 모든 사람을 통합하여 국경을 초월한 형제자매로 만드는 것, 그들을 신과 합일하게 하는 것,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영원한 생명인 사랑의 계율 아래 그들을 하나되게 하는 것이다. (라므네) 사회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서로 존중하는 새로운 관계가 필요하다. 사람들이 지금처럼 상대를 거의 동물로 보는 한 그들은 사람들을 동물처럼 다루는 것을 그만두지 않을 것이고, 폭력 또는 계책을 이용해 인간을 자신들의 목적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삼을 것이다. 사람들이 모두 자신들이 하느님의 딸과 아들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들에게 주어진 생명의 가치를 깨닫지 않는 한 새로운 관계는 형성되지 않을 것이다. (채닝) 네가 두려워하는 사람도 너를 두려워하는 사람도 사랑할 수는 있다. (키케로) 도덕을 얘기하면서 너희의 의무를 너희 가족과 조국의 범위 안에 한정하는 사람들은, 그 범위의 크기와 상관없이 너희에게도 타인에게도 해로운 자기애를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가족과 조국은 더…
20대 초반 나이의 후배와 마포에 있는 경의선 숲길을 걸었다. 루프탑 카페가 보여 들어갔는데 이름이 ‘헤이, 쥬드’다. 주인에게 ‘헤이, 쥬드’ 노래를 청해 흐르게 하고 혼잣말처럼 말했다. ‘나에게 헤이, 쥬드는 프라하의 봄이야’ MZ세대인 후배, 못 알아 듣는다. 꼰대 소리 듣지 않을 선까지 내 암호같은 말을 해명한다. 영화 ‘프라하의 봄(1989 개봉작)’에 비틀즈의 노래 ‘헤이 쥬드(Hey Jude)’가 나온다. 비틀즈의 목소리가 아닌, 체코 가수 마르타 쿠비쇼바(Marta Kubisova/1942년생)가 자국어로 바꿔 불렀다. 비틀즈가 불렀을 때는 우울한 한 아이를 위한 ‘응원가’였는데 마르타 쿠비쇼바는 국민개혁가요로 바꿔 불렀다. 존 레논의 5세 장남 줄리안 레논이 자주 벌어진 부모의 싸움 때문에 어두워진 것을 본 폴 매카트니가 삼촌 마음으로 노래를 만들었다. (줄리안의 애칭이 주드) 1968년, 발표되어 ‘예스터데이’와 함께 비틀즈 최고 명곡이 된 이 노래는 그해 체코 ‘프라하의 봄’ 속에서는 민중 개혁가로 퍼진다. ‘프라하의 봄’은 체코 국민들의 민주화 운동이었다. 나치 독일 점령 하의 체코슬로바키아에게 구원이 되어준 소련은 2차 대전이 끝난 1
2022년의 아쉬움을 달래고 2023년 희망찬 시작을 알리는 새해맞이 제야의 타종행사가 2022년 12월 31일 23시 45분부터 2023년 1월 1일 0시 20분까지 수원시 행궁동 화성행궁 광장 앞 여민각에서 열렸다. 약 5천명의 시민들은 지난해를 돌아보며 새해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제야 타종에 앞서 음악공연이 열렸고 자정부터는 사랑을 만드는 사람들 봉사회에서 새해를 축하하는 뜨끈한 떡국도 나눠줘 시민들의 마음까지 푸근하게 만들었다. 2023년 새해가 밝았다. 모두 만사여의(萬事如意)하고 형통(亨通)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종교계에서도 신년사를 통해 새해 덕담과 함께 염원을 발표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오늘날 지구촌 중생들 서로 간의 균열과 파열음이 곳곳에서 들려온다”면서 “창과 칼을 녹여서 호미와 보습을 만드는 일을 위해 솜씨를 모아야 할 시점” “자비와 상생을 향한 걸음걸음만이 모든 인류에게 진정한 광명이 된다”고 밝혔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대화는 평화의 필수 조건이요, 상호 존중은 대화의 필수 조건”이라면서 “우리 모두 서로 다른 생각과 입장까지도 존중하며 함께 성장하고 번영하는 정의를 추구하면서 참다
저학년 친구들은 수업 시간에 모르는 게 있어도 힘차게 손을 들고 발표한다. 발표할 때 친구들이 나를 주목하는 그 순간이 기분 좋으니까 신나서 손을 든다. 정답과 전혀 상관없이 엉뚱하게 틀린 답을 말할지라도, 그게 맞는지 틀린 지 나도 모르고 옆에 애들도 모르니까 부끄러울 게 전혀 없다. 저학년 친구들은 모두가 발표시켜달라고 애절한 눈빛을 발사한다. 어린이들은 선생님이 발표를 안 시켜줬을 때 기분이 상하지, 틀린 답을 말했다고 주눅 들지 않는다. 아이들이 학교에 다닌 지 4~5년이 지나고 고학년이 되면 상황이 급변한다. 이제 아이들은 친구들이 발표하는 나를 주목하는 게 부담스럽고, 모두 앞에서 틀린 답을 말할까 봐 걱정스럽다. 나보다 공부 잘하고 많이 아는 친구도 가만히 있는데 내가 답을 말해도 되는 걸까 싶기도 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학생이 발표하는 빈도가 줄어들고 교사만 떠드는 조용한 교실이 되어간다. 교실에서 학생들이 발표 시간에 눈치를 보다가 결국 포기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두 과목이 있다. 범인은 영어, 수학이다. 둘 다 선행학습이 만연하기로 유명한 과목들이다. 미취학 시기에 영어 유치원이라고 이름 붙어있는 영어 학원에 다니는 건 흔한 일이고, 소
세상에는 비싸고 희귀한 명품이 많다. 인터넷에서 명품 카메라를 치면 최상위 검색어는 한결같이 라이카다. 세계 최초로 소형카메라를 개발한 라이카의 100년 역사가 곧 사진의 역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라이카의 명성을 뒷받침해온 것은 감각적인 디자인과 혁신적인 기능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구한 역사와 기능만으로 라이카의 명성을 다 설명하기는 어렵다. 첨단기술을 장착한 일본산 카메라가 세계시장을 휩쓸면서 위기에 직면했던 라이카가 선택한 길은 카메라의 기본가치였다. 누가 셔터를 눌러도 비슷한 결과를 찍어주는 작동성이 아니라 찍는 사람의 조작성에 따라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는 카메라를 그들은 추구했다. 이것은 단순히 기술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2005년 라이카는 대한민국의 광복 60주년을 기념해 <라이카 대한국인 바디>라는 60대 한정판 카메라를 생산했다. 안중근 참모중장의 인장과 친필유묵 ‘대한국인’이 음각된 이 카메라에는 '60th Jubilee Independence 1945-2005 R.O.K'라고 각인되어 있다. 라이카는 장인들이 일일이 손으로 만든 이 60대의 카메라에 일련번호를 새겼고, 1번 카메라를 민주주의자 김근태에게 증정했다. 라이카가…
한해가 저물고 있다. 국내적으로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에 이은 수출부진과 무역적자, 밖으로는 글로벌 긴축, 우크라이나 전쟁과 신냉전 가속화, 기후재난 등 제동이 걸리지 않는 두려움과 불안, 총체적 위기의 연속이었다. 무엇보다 경제지표가 우려스럽다. 무역수지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500억달러에 이르는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대외경제의 두 축인 수출품목(반도체)과 최대교역국(중국)이 동시에 휘청거리면서 무역적자가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5월10일 윤석열 새정부가 출범했지만 우리 정치권은 연말까지 최악의 메시지로 기대를 외면했다 국가의 정치‧경제 펀더멘탈이 추락의 굉음을 내는 사이 더욱 양극화된 음지에서 위로와 보호를 받아야 할 서민들의 고통소리는 잘 들리지 않았다. 여전히 검찰수사 등 대선 2라운드 싸움을 벌이고 있는 국회는 새해 예산안과 반도체특별법 등 주요 안건을 늑장 처리한데다 그 내용에서도 민생‧먹거리 방향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새해 경제전망은 더 걱정이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세계성장률을 올해보다 0.5~0.9%p 낮춰 2.2~2.7%로 전망하면서 우리의 성장률을 1.6%로 예상했다. 올 성장
매년 연말쯤이면 맞이하게 될 새해에 이루고 싶은 소망들을 머릿속으로 정리한다. ‘송구영신’이다. 남성들은 금연, 금주 등이 주를 이루고 여성들은 다이어트가 우선순위를 차지하는 듯 하다. 새롭게 무엇인가를 시작하고 하고 싶을 때, 어떤 계기 또는 시점을 특정해야 하는데 보통 해가 바뀌는 시기를 새로운 출발점으로 설정한다.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길, 분수령이다. 어제 뜨는 해가 오늘과 다르지 않고 12월 31일 뜨는 해는 1월 1일에 그대로 오는데 이와 같은 새로운 결심은 왜 새해를 맞이하면서 하게 되는걸까. 아마도 특별한 자신만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심리적 자기의지의 확인조건’ 같은 것일게다. 필자도 40년이 다 되어가는 흡연과의 결별을 위해 새해가 다가오는 시점을 기다리며 의지를 다지곤 했다. 실제로 몇 번은 거의 성공할 뻔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 못난 흡연자는 늘 다시 담배를 피울 구실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굳이 화가 나지 않아도 담배를 다시 피울 명분을 찾기 위해 화낼 일을 찾고 있었고 술자리에서는 누군가 담배 한 대 권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찌질한 나를 보고야 말았던 것이다. 그러고는 늘 스스로에게 핑계를 댔다. ‘최소한 작심삼일은 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