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록(李亨祿, 1808∼1883 이후)은 조선후기 최고의 책거리 화가다. 그가 책거리를 잘 그릴 수 있었던 것은 유명한 화원 집안 출신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할아버지 이종현과 아버지인 이윤민 모두 책거리로 이름을 떨쳤다. 이윤민과 이형록 부자가 책거리에 능하였음은 유재건이 지은 ‘이향견문록’에 다음과 같이 전한다. “화사 이윤민은 문방제구를 잘 그려서 사대부가의 병풍은 그의 손에서 나온 것이 많았다. 당시에 고묘하여 짝이 될 이가 없다고 일컬어졌다. 그의 아들 형록도 가업을 계승하여 정공이 극치에 이르렀다. 내게 여러 폭의 문방도병풍이 있는데 매양 방에 쳐놓으면 간혹 와서 보는 사람이 책들이 책꽂이에 가득 찼다고 여기다가, 가까이 와서 살펴보고는 웃었다. 그 정묘하고 핍진함이 이와 같았다.” 이형록은 조선시대 화가로는 드물게 두 번이나 개명을 했다. 57세인 1864년에 이름을 ‘응록(膺祿)’으로 바꾸더니 불과 7년 후 64세인 1871년에 다시 ‘택균(宅均)’으로 개명했다. 이 사실은 ‘승정원일기’에 기록되어 있다. 화원이기 때문에 이
죽기 전에 논어를 읽으며 장자를 꿈꾸고 맹자를 배워라 김세중 글 | 스타북스 | 352쪽 | 1만5천원 동양을 지배하는 두 가지 사상 유가, 도가 사상을 한 권의 책으로 살펴본다. 단 한 권의 책에 공자와 맹자, 장자의 모든 것을 풀어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저자는 ‘논어’. ‘장자’, ‘맹자’에서 성현들이 추구해왔던 것이 무엇이며 어떤 것을 말하고자 했는지를 밝히는 실마리가 될 만한 명언들을 골라 수록했다. 수 없이 많은 책들 중에서 명저를 고르고 그 명저들 중에서도 경전에 해당하는 책을 뽑은 뒤 단지 몇 개의 명언만을 엄선했다. 각각의 명언들이 남게 된 배경과 맥락을 밝히고 그에 얽힌 이야기를 섬세하게 풀어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어떤 역사적인 사건이 있었는지를 소개함으로써 다시 한 번 명언의 의미를 재조명한다.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곤도 마리에 글 |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56쪽 | 1만3천원 이 책은 정리 리바운드(정리 후 다시 지저분해져서 정리를 매번 계속해야 하는 상황)로 계속 고민하던 저자가 15세부터 연구하던 정리 정돈 방법의 정수로, ‘한 번 정리하면 두 번 다시 어지르지 않는 정리법’을 말해준다. 저자가 말하
수학의 몽상 이진경 글 | 푸른숲 | 298쪽 | 9천800원 ‘수학은 어렵다.’, ‘집합까지만 하고 더 진도를 나가지 못한다.’ ‘수학의 몽상’은 하나의 절대 진리로부터 모든 진리를 설명하려는 수학의 무리한 시도를 포기하는 근대 수학사의 굵직한 사건과 그 과정을 재미있게 보여준다. 동화와 소설, 희곡, 시나리오, 편지 등 형식을 넘나드는 다양한 이야기는 중학생 이상의 수학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고 흥미롭게 근대 수학사를 알 수 있도록 설명해준다. 특히, 수학은 왜 배워야 하나, 수학적 발상의 힘은 무엇인가 등 근원적인 물음에 답함으로써 수학의 참된 재미를 알게 한다. 캘큘러스 박사가 악마와 영혼을 건 내기를 통해 탄생한 미적분학,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세계를 여행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괴델의 불완전성의 정리’를 꿰뚫는 칼리가리의 예언, ‘수학의 자유다’는 명제를 몸소 보여준 칸토어 박사의 강의 등 새롭고 신선한 이야기들이 어려운 근대 수학사를 명쾌하고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한 번도 배운 적 없는 수학을 만날 수 있다. 수학이라는 주어에 과감하게 ‘자유’, ‘시’, ‘꿈’이라는 낱말을 서술어로 붙이고 문학, 역사, 철학 그리고 예술을 넘나
1.주기자: 주진우의 정통시사활극 (주진우·푸른숲) 2.뜨거운 노래는 땅에 묻는다 (최평규·리더스북) 3.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혜민 스님·쌤앤파커스) 4.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8.0) 5.남자의 물건 (김정운·21세기북스) 6.마법천자문 (김현수·아울북) 7.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 (코너 우드먼·갤리온) 8.은교 (박범신·문학동네) 9.안녕하세요 김정남입니다 (고미 요지·중앙M&B) 10.생각에 관한 생각 (대니얼 카너먼·김영사) /자료제공〓교보문고
매매춘, 한국을 벗기다 국가와 권력은 어떻게 성을 거래해 왔는가 강준만 글 | 인물과사상사 | 264쪽 | 1만2천원 정부는 한 편으로 ‘엄정 단속’을 외치면서도 한 편으로는 ‘외화벌이’의 수단으로 매매춘을 국책 사업화한다. 급기야 매매춘이 애국심과 결합해 몸을 팔아 벌어들인 달러로 경제를 일으켜 세운다는 논리까지 등장했으니 가히 국가의 주요 정책 수단이라고 할 만하다. 국가가 ‘포주’가 되어 매매춘을 장려하는 사회와 ‘도덕적 분노’를 앞세워 매매춘 근절을 위한 근본주의적 처방을 남발하는 사회가 공존하는 현실을 우리는 과연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강준만 전북대 교수의 이번 신작에서는 한국 근현대사 속의 매매춘의 실체를 벗긴다. 한국 매매춘의 역사 현장을 산책하며 그 시작과 변화하는 과정을 살펴보는 일은 오늘날 한국 사회를 돌아보는 데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저자는 매매춘에 대해 논하기에 앞서 ‘매춘’이 아니라 ‘매매춘’이란 용어를 사용한다는 말로 글을 시작한다. 매춘이란 몸을 파는 사람과 몸을 사는 사람이 있을 때 성립하기 때문에 성을 ‘파는’ 매춘부(賣春婦)와 성을 ‘사는’ 매춘부(買春夫)가 똑같이 문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용어 선택에서부터 드
강인하고 힘든 소재인 철을 사용해 인간의 삶과 내면을 조명한 두 작가의 전시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수원의 대표적인 아트플랫폼인 ‘대안공간 눈’은 오는 12일까지 김현민의 ‘Oxygen Welding’展과 정효경 개인전을 연다. 김현민 작가는 사투 끝에 건져올린 커다란 청새치를 상어들에게 빼앗겨 뼈만 가지고 돌아오지만, 절망하지 않는다는이야기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김작가는 ‘노인과 바다’의 노인이 낚았던 것과 같은 뼈만 앙상히 남은 물고기를 만듬으로써 ‘결과만 바라보는 현대인들에게 인간의 삶의 의미는 결과로 판단되어선 안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반복적인 용접행위를 통해 만들어진 철골 물고기는 고되고 힘들었을 작가의 작업과정을 짐작하게 하는 동시에, 뜨겁게 달궈지고 두들겨지는 힘든 과정이 힘겨운 우리의 삶과 비슷하다는 의미심장한 은유를 남긴다. 정효경 작가는 ‘눈앞에 보이는 것들이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모든 것들은 그대로이고 흔들리는 것은 자신의 마음’이라는 메시지를 철사를 구부리고 잘라 만든…
◆ 공연 △이천아트홀 교육공연 ‘내친구 플라스틱’(4.14)=이천아트홀 소공연장(031-644-2100) △연극 ‘리턴 투 햄릿’(4.13~4.14)=의정부예술의전당 소극장(031-828-5841) △‘봄맞이 가곡과 아리아의 밤’(4.17)=인천음악문화원(032-429-0248) △나의 樂이 당신의 樂이 되는 ‘국악열전’(4.21)=경기도문화의전당 흥겨운극장(031-289-6424) △아동극 ‘곱단이’(~4.22)=파주출판단지 보림소극장(031-955-3488) △클래식 브래스타 상설공연(~4.27)=수원시민회관(031-244-2162) △인천시립무용단 ‘인천대나례’(4.28)=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031-420-2788) △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락’(~4.29)=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1577-8188) ◆ 전시 △에릭칼 한국특별展(4.13~9.2)=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1577-4356) △허윤희 서양화展(~4.22)=파주 갤러리소소(031-949-8154) △‘그린파이’ 그림책 원화展(~4.24)=성남 책 테마파크(031-708-3588) △민병헌 사진전(5.6)=파주 갤러리 이레(031-941-4115) △선의 아름다움-현대 가구의 시작(
성남아트센터는 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지난달 30일부터 ‘모차르트 오페라 락’ 공연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해 7월 공연을 마지막으로 프랑스 오리지널 팀의 공연은 막을 내렸지만 여전히 식지 않은 뮤지컬의 인기가 한국 초연을 시작으로 다시 한 번 전 세계를 달구고 있다. 이번 ‘모차르트 오페라 락’은 세계 최초로 국내 크리에이티브 팀에 의해 극장 버전 공연이 새롭게 탄생했다. 기존의 프랑스 공연은 ‘아레나’ 버전 공연으로 큰 규모의 공간에서 주로 접할 수 있는 무대였다면 한국 초연은 ‘극장’이라는 공간에서 공연되는 ‘극장’ 버전의 무대로 브로드웨이, 일본에 앞서 국내에서 가장 먼저 선보였다. 이 작품은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와 그의 재능을 시기한 ‘살리에리’, 그리고 ‘알로이지아’, ‘콘스탄체’와 ‘모차르트’의 숙명적 사랑을 담고 있으며, 유럽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음악 시상식 ‘NRJ Music Awards’에서 3관왕(올해의 그룹상, 올해의 신인상, 올해의 노래상)을 석권하며 뛰어난 음악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 받은 작품이다. 특히, 모차르트를 다룬 영화나 다른 작품에서 만날 수 없었던 ‘살리에리’의 인간적인 면은 이번 공연에서 더욱 강조돼 나타냈다는
성남아트센터 청소년 음악회가 지난 5일 공연을 시작으로 2012년 무대의 막을 올렸다. 이 음악회는 청소년들이 클래식과 보다 친숙해지고 공연 관람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선보인 프로젝트이다. 특히 1천원이라는 파격적인 티켓 가격으로 부담 없이 공연을 즐길 수 있고 실력 있는 연주자들과 함께 하는 쉽고 재미있게 진행해 학생, 학부모, 교사 등 모두가 반색했다. 5일 첫 공연에서 추가 공연을 특별 편성, 총 2회 공연 모두 900여석의 관객석을 가득 메워 그 인기를 확인했다. 남성 중창단 유엔젤 보이스와 함께 한 이날 초등학생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춰 가곡, 영화 주제가, 가요 등 다양한 음악세계를 무대에 올려 박수와 환호로 답하는 기록을 냈다. 또 공연 관람 전·후 콘서트홀 광장에서 깜짝 레크리에이션을 진행, 지루함을 날렸다. 청소년 음악회는 오는 11월까지 성남시립국악단, 분당윈드오케스트라, TIMF 앙상블 등이 함께 하는 알찬 무대로 이어진다.
성남아트센터 미술관 본관에서 열리고 있는 어린이 체험전 ‘오물조물 딱딱 이영란의 흙놀이’ 展이 지난 5일 다문화 가정과 입양 가정, 미혼모 가정 등의 어린이와 학부모 120여명을 초청해 특별한 나눔의 시간을 가졌다. 행사는 식목일을 맞아 문화예술 참여 기회가 적은 미혼모 가정과 다문화 가정, 그리고 입양 가정과 함께 소통과 나눔을 통한 마음 속 사랑의 나무를 심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날 아이들은 맨발로 흙 위를 마음껏 뛰어다니며 흙놀이 재미에 흠뻑 빠졌으며, 부모들 역시 아이들과 함께 찰흙을 빚고, 그림을 그리며 동심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개그맨 윤택, 김지선 등도 참석해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도시에서 점점 흙을 접할 기회가 적어지는 요즘, 이렇게 미술관에서 흙놀이를 접할 수 있다니 참 좋다”면서“오늘 하루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좋은 추억을 만드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오물조물 딱딱 이영란의 흙놀이’展은 오는 5월 20일까지 성남아트센터 미술관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