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를 물질적으로 지탱해주는 것(예컨대 음식물과 물 같은 것)이 없으면 정신생활도 있을 수 없다고 해서, 인생을 정신의 힘이 아니라 물질의 힘으로 설명하거나 영혼과 육체를 합친 힘으로 설명하는 것은, 마치 증기 기관차의 움직임을 증기의 힘으로 설명하지 않고 증기를 수시로 실린더 속으로 보내는 밸브의 작용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잘못된 것이다. 물론 밸브가 적절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면 증기도 증기기관에서 실린더로 적절하게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 밸브만 해도, 역시 증기의 힘으로 축이 회전해 개폐되지 않으면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 영혼과 육체의 관계를 피상적으로 판단하는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마법의 고리는 이상과 같은 것이다. 그들은 자주 마법의 고리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이원론(二元論)에 빠지거나, 물질을 생명의 유일한 근거로 인정함으로써 그 고리에서 벗어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표도르 스트라호프) 신성은 언제나 우리의 가슴속에 살며 쉬지 않고 그 본원을 향해 나아가려 한다. (세네카) 내가 인간의 영혼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것 스스로 독립적인 생명을 가지고 있으며, 인간의 마음을 움직여 정신적 생활에 눈뜨게 하는 것을 가리킨다.
넷플릭스 6부작 수리남은 근래 보기 드문 수작이다. 칼과 총으로 사람을 찌르고 쏘는 거대한 액션물이지만 구성이 치밀해 끝날 때까지 화면에서 눈을 떼기가 쉽지 않다. 스토리텔링의 교과서 격인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메시지 중 으뜸인 '캐릭터보다 플롯'에 충실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빼어난 스토리텔링 극답게 인과관계 속에서 자연스럽게 메시지가 드러난다. 극중 전요환(황정민)은 중남미 소국 수리남에서 교포 등을 대상으로 전도활동을 하는 목사인데 할렐루야, 순수한 마음, 형제님 등의 말을 일상적으로 구사한다. 하지만 목사라는 직업은 마약 밀매를 위한 위장술이다. 이 반전에 주목해야한다. 전요환은 그 많은 직업 중에서 하필이면 왜 목사를 택했을까? 이 의문에 대한 답이 수리남의 메시지일 것이다. 이런 메시지가 없다면 수리남은 한낱 폭력물로 끝났을지 모른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목사는 하나의 직업이지만 종교적·사회적 권위를 부여받는다는 점에서 특수하다. 목사가 부르짖는 말은 세속적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 누구나 가닿고 싶은 순수하고 신성한 세계일 터이다. 이쯤이면 전요환이 왜 자신을 목사로 위장했는지 쉽게 이해된다. 마약 밀매라는 거대한 악의 세계를 숨기
1. 2009년 11월에 단행된 북한 화폐개혁은 처참한 실패로 끝난다. 경제 난국을 타결하기 위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10년 한 해에 두 차례나 중국 방문에 나선다. 후진타오 주석에게 경제 협력을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그 자리에서 후진타오는 김정일에게 13억 인민도 먹여 살리는데, 고작 2천만을 굶기냐며 질타했다고 한다. 원조는커녕 욕만 푸짐하게 얻어먹고 돌아오는 김정일 가슴엔 원한이 사무쳤겠지만, 북한 인민을 고난의 행군으로 몰아넣은 것은 중국이 아니라 김일성과 김정일이었다. 같은 한민족이지만, 그런 모욕을 들어도 싸다고 생각한다. 2. 삼성이 세계 12위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자산만 131조 원에 달한다니, 어지간한 국가 자산보다도 많지 않은가. 그런 삼성 총수는 지금 영국에 있는데, 결국 엘리자베스 여왕 장례식엔 초청받지 못한 모양이다. 삼성을 세운 이병철은 사카린 밀수사건, 반도체 신화를 쓴 이건희는 뇌물과 조세 포탈로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집행유예로 풀려나 경영 일선에서 한동안 물러났다. 이재용은 그룹 승계 과정에서 뇌물과 횡령죄를 저질러 끝내 감옥에 갔다. 한국을 대표하는 재벌가에 무슨 범죄의 피라도
여성의 생애주기 중 갱년기에 대해서 정의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연령면에서 볼 때는 대개 45세에서 55세 무렵의 폐경을 전후한 시기를 말한다. 폐경이 가까워지고 나이가 들면서 난소의 기능이 저하되어 에스트로겐(Estrogen)이라는 호르몬의 감소되면 이로 인하여 정신적 육체적 변화가 나타나게 되는데, 이러한 변화가 심하게 나타나는 기간을 갱년기라고 한다. 이 시기에는 열이 오르고 땀이 많이 나는 증상과 함께 질 건조증과 위축이 동반되기도 한다. 부부관계 후 자궁출혈이 많아서 한동안 고생했고 이어지는 만성방광염으로 양약 치료받다가 호전이 없어 내원한 갱년기에 접어든 그녀는 말한다. “남편은 쉬고 와서 혈기가 넘쳐서 시작하는데 저는 너무 피곤하기도 하고 안 하고 싶었어요.” “힘들다고 말을 꺼냈으면 어땠을까요? ” “그러게요, 그 말을 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런가 하면 어떤 60대 남자 환자는 묻는다. “저는 몸 관리도 잘하고 해서 하고 싶은 욕구가 강한데 집사람은 안 그래서 고민돼요. 저번에도 사정사정해서 몇 달 만에 겨우 했네요.” 한다. “물어보세요. 이유가 있을 거예요.“ “몰라요. 그냥 하고 싶지 않다고 하네요.” 한 보도자료에 의하면 기혼자 743
얼마 전 라운딩이 있었다. 필자는 골프를 이제 막 시작한 골린이(골프의 어린이)이다. 골프는 매너가 정말 중요한 스포츠 중 하나이다. 시간 약속, 라운딩 동안 동반자들과의 대화, 라운딩에 임하는 자세, 골프웨어 등 이 모든 것들이 플레이어의 매너를 결정하는 척도가 되기 때문에 라운딩에 나가기 전에 반드시 골프 매너를 충분히 숙지하고 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라운딩 1시간 전에 골프장에 도착하여 환복을 마치고, 티 오프(Tee Off) 시간 20분 전에는 나가서 스트레칭하고 대기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골프를 잘 치는 것보다 상대방을 불편하게 하는 언행을 삼가고, 되도록 앞뒤 팀 상황을 파악해 경기는 집중해서 하되 운동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신속한 움직임을 가져가 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센스있게 움직여 준다면 경기 보조원, 함께 라운딩하는 동반자 모두가 즐겁게 라운딩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와인은 어떨까? 와인에도 몇 가지 꼭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매너가 있다. 와인을 보다 즐겁게 마시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행동들이 동반돼야 한다. 오늘 그중에서 문화적인 차이로 한국 사람들이 하는 3가지 실수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첫째,…
우려하던 경제위기 비상벨이 사방에서 울리기 시작했다. 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을 위협받으면서 외환 당국이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원가 상승 압력을 견디지 못한 식품업계가 일제히 가격을 올리고 있다. 더욱이 경상·재정수지 ‘쌍둥이 적자’ 경고음까지 요란하게 울리면서 한 마디로 총체적 경제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정부는 물론 여야가 힘을 합쳐 충격 대비책을 마련하고 상황을 반전시킬 계기를 만들어내야 한다. 치솟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마저 위협하자 지난주 정부는 강한 구두 개입에 나서는 한편 외환보유액을 풀어 환율을 방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 급등으로 나타난 수입 물가 상승, 무역적자 확대에 대응 강도를 높인 것이다. 하지만 외환시장에서는 조만간 환율 마지노선이 깨지고 1천450원까지 오를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국민 식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식품 가격들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농심 신라면, 팔도 비빔면 등 라면 가격이 평균 10% 이상 단번에 올랐다. 오리온 초코파이와 포카칩 등 과자 가격도 12%가량 인상됐다. 우유와 야쿠르트, 컵밥, 제과·제빵, 치즈, 커피, 아이스크림 등도 줄줄이 가격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치
단풍이 지기 전 추석이 왔다가는 게 다행스럽다. 숲에는 아직도 나뭇잎들이 나무의 상처를 가려주고 하늘을 적당히 숨기다가 드러내 주기도 한다. 철 늦게 우는 새소리는 ‘가을이 가요’ ‘가을이 가요’하고 낮은 소리의 리듬을 탄다. 산속 작은 벌레들의 연주는 땅으로 깔리다 그 소리 끝내 나무뿌리로 스며든다. ‘숲 속의 고요’에 청각이 맑아지는 시간이다. 삶에 의미를 주는 것은 인간관계보다 일이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사람은 어느 정도 고립되어 지낼 때 창작의 방향으로 개성이 발달되기도 한다고 했다. 내가 강의하는 수필창작 반에 등록함으로써 인연을 맺은 L 씨라는 분과 도청 옆 ‘담’이라는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게 되었다. 일주일 전부터 예약해야 된다는 그 집 분위기는 뭔가 담 안의 깊이와 가볍지 않은 분위기가 있었다. L 씨는 내게 ‘보리굴비 정식’이 어떻겠느냐고 했다. 처음 온 음식점이고 내게는 조금 부담이 느껴지는 고급스러운 주문 같았으나 좋을 대로 하자고 했다. 성공은 형식과 물질 속에 있는 것 아니고 삶에 대한 이해와 긍정 속에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나는 성공한 사람과는 거리가 멀어 스스로 인내하며 불행하지 않는 뒤진 자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오늘 같이…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은 인정(人情)을 중시해온 우리의 전통적 법 감정을 대변하지요. 역사 속에서 우리의 법치는 기본적으로 가해자와 피해자를 모두 인간적으로 인식하는 온정주의(溫情主義)에 뿌리를 두고 있어요. 아무리 큰 죄를 짓더라도 진정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면 쉽게 용서하는 게 우리의 양속(良俗)처럼 돼 있는 게 사실이에요. 그래서 세상이 이만큼 평화로울 수 있었다고 해석하는 건 별문제예요. ‘주취감경(酒臭減輕)’이라는 게 있어요. 술에 취해서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저지른 범죄의 경우 죄인의 심신미약을 인정하여 벌을 가볍게 해주는 조치이지요. 범죄자의 사정까지 헤아리고 살필 정도로 온정주의가 법치의 한복판에서 위력을 발휘해온 것은 어쩌면 미덕일 거예요. 그러나 범죄가 날로 지능화하고 흉포화하는 오늘날 이런 느슨한 풍조는 정말 괜찮은 걸까요? 지하철 신당역에서 여성 역무원이 자신을 스토킹해 오던 동료 남자 직원으로부터 살해를 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어요. 쉽게 얘기하면 악마적 성품의 남자가 일방적인 구애 끝에 ‘짝사랑’하던 여성을 잔인하게 죽인 사건이에요. 잊을만하면 발생하곤 하는 유사한 강력 사건들을 보노라면 현행법과 제도가 세태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여부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8일 국민의힘 윤리위는 긴급회의를 개최해,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절차 개시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가능성은 “예상 밖의 일”은 아니다. 이준석 전 대표 본인은 발언 취지가 왜곡됐을 뿐 아니라 정치적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미 “양두구육”, “개고기” “신군부”등의 용어로 국민의힘을 공격해 국민의힘과 정치권에 상당한 논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의원 총회에서도 추가 징계에 대한 “의견”이 제시된 바 있다. 이런 와중에 17일, 이준석 전 대표는 경찰에 출석해, 성 상납 의혹과 관련된 무마 의혹과 무고 의혹 등등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만일 기소가 된다면,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여론 측면에서 보자면,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와 이에 대한 이 전 대표의 대응은, 국민의힘과 이 전 대표 양자 모두에게 득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가 내려질 경우, “당연히” 가처분을 추가로 신청할 것이고,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