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간 화해를 위해 다년간 애써온 재미동포 신은미씨가 국가보안법 위반죄 기소유예 처분이 부당하다며 낸 헌법소원 심판에서 헌재가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무죄 결정을 했다는 기사가 최근 보도되었다. 애초 검찰의 공소사실은 신 씨가 지난 2014년 11월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에서 북한 체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등의 발언을 했다는 것인데, 그 내용인 즉 자신의 여행 경험을 근거로 ‘북한에 핸드폰 보급이 상당히 이뤄졌다’, ‘맥주도 맛있다’ 등의 발언을 한 것이 문제였다는 것이다. 헌재는 해당 발언이 이미 발간된 책자나 기사에 기반한 것이어서 전혀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현장에서 불렀다는 노래 ‘심장에 남는 사람’에도 북한 체제를 미화하는 내용은 없다며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힌 것이다. 검찰 논리대로 라면 분단된 73년 동안 남북이 민족 고유의 정서를 함께 지니고 각각 나름대로 발전해 가고 있다는 사실은 알아서 안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만약 누군가 이를 공표할 경우 법으로 처벌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남이 북의 진실을 알아서는 안되며 이를 알려고 하는 노력 자체가 불법이 되는 것이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법 규정이 아닐 수 없다. 보안법은 이처
사랑한다는 것은 대상의 삶을 사는 것이다. 사랑은 그것을 경험한 자에게 정신적, 내적 기쁨을 줄뿐 아니라, 세상을 즐겁게 사는 데 중요한 조건이다. 진정한 사랑은 어떤 특정한 사람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자 하는 정신상태이다. 즉 우리가 그 안에 있어야 비로소 우리 영혼의 신적 본원을 의식하는 정신 상태이다. 사람들에 대한 너의 선의를 이웃에 대한 선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너는 그 선물을 너 자신에게 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사랑을 받으려고 억지로 애쓰지 말라. 사랑하라. 그러면 사랑을 받을 것이다. (성현의 사상) 인생의 고뇌를 유화(柔和)로, 배신을 은혜로, 굴욕을 용서로 바꾸는 것, 바로 그것이 숭고한 정신에서 나오는 성스러운 연금술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극히 평범하고 극히 쉽게 이루어져서 사람들 눈에 참으로 자연스러워 보이고, 따라서 사람들로부터 격려를 받을 필요조차 없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아미엘) 성인은 자신의 감정을 갖지 않고,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으로 한다. 선한 사람에게는 선으로 대하고, 선하지 않은 사람도 역시 선으로 대한다. 믿는 사람에게는 믿음으로 대하고 믿지 않는 사람도 역시 믿음으로 대한다.
이낙연 후보님,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 추미애 후보를 지지했었습니다. 개혁이 이루어져야 민생이 해결된다고 믿는 나로서는 검찰개혁의 선봉장에 힘을 보태고 싶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후보님을 마음에 두었습니다. 국무총리 재임 시 후보님은 진영을 떠나 한국정치의 자산이었습니다. 대구에서 나고 자란 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경상도 지역에서도 지지받을 수 있는 호남출신 대통령을 염원했습니다. 지역주의 척결은 결국 대통령이 골고루 배출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그러나 역대 대통령도 DJ를 빼곤 대부분 경상도이며, 지금 대통령 후보의 태반도 경상도 출신입니다. 이런 현실은 국민통합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지요. 그래서 후보님이 총리시절의 좋은 이미지를 잘 유지해 꿈을 이루기를 바랐습니다.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간곡히 말씀드립니다. 후보님 자신이나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위해서도 하루빨리 경선 결과를 받아들이고 백의종군하는 마음으로 임해주십시오. 더 이상 이 문제로 진흙탕 싸움에 빠져들서는 안됩니다. 후보님 캠프에서 지금 문제시 삼고 있는 사퇴자 무효표문제는 바로 후보님이 당대표 시절 제정한 특별규정…
말초성 안면신경마비, 이는 12개의 뇌신경 중 7번 뇌신경인 안면신경이 다양한 원인으로 손상되어 발생한다. 직관적으로 많은 분들이 떠올리듯이 복합얼굴운동장애로 눈을 감기 어렵고 이마와 얼굴에 주름이 잡히지 않으며 입이 오므려지지 않아 음식이 흐르는 등을 비롯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8월의 어느 날 한의원을 방문한 그녀도 바로 그랬다.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2주 후였다. 접종 일주일 후에 심하게 어지러웠는데 다시 일주일 후 새벽에 어지러웠고 안면의 불편감에 거울을 보니 좌우가 비대칭이다. 날이 밝자마자 당장 근처의 이비인후과를 갔더니 백신부작용으로 추정하며 곧바로 근처의 4차 병원으로 전원을 하였고 스테로이드와 항바이러스제와 안정제 등의 복합 처방을 받고 복용 중 2일이 지나서 한의원에 내원한 그녀는 자신이 마주한 경험들에 너무나 당혹스러워했다. 특히 백신접종이 두려웠지만 자신이 일하는 직장의 분위기가 접종을 하지 않으면 타인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분위기에 자신이 솔선해서 접종을 독려했을 정도로 이런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 정말 한치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접종 후 3일 후까지 불편한 증상이 없어서 안심했다고 했다. 그러나 발병 후 누구라도 뚜
여당의 대선 후보로 이재명 경기지사가 결정된 가운데 국민의힘 본 경선 레이스가 마지막 20여일간의 대회전에 들어갔다. 4명의 후보로 압축된 국민의힘 최종 경선은 11일 호남지역 후보 합동토론회를 시작으로 모두 7차례의 지역 순회 토론회와 3차례의 양자 맞수 토론회가 진행된다. 이어 11월 1일부터 나흘간 국민여론조사와 당원투표를 거쳐 5일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4명의 후보로 압축하기까지 수차례의 토톤회를 갖는 등 자질 검증 기회를 가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야당 대선 주자들이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럽다. 준비 안된 후보 자질 논란에다 막말, 개그 같은 공방,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손바닥 왕(王)자 등 낯 뜨거운 장면의 연속이었다. 토론회가 끝난 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후보자 사이에 삿대질 등 물리적 충돌 직전까지 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또 다른 유력 주자인 홍준표 후보도 상대 후보를 겨냥한 듯 막말 논란을 일으켰다. 게다가 4강 후보가 발표된 이후에는 순위나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지만 확인할 수 없는 수치와 순위가 특정 캠프 관계자와 언론을 통해 노출되면서 이를 둘러싼 볼썽사나운 모습이 이어졌다.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야권의 대선 주자들
아버지는 내 생일날 아침에 돌아가셨습니다. 아침상에 오른 미역국을 몇 숟가락이나 뜨셨을까요. 다시 자리에 누운 아버지는 끝내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추석을 이틀 앞둔 날 아침이었습니다. 영화처럼, 한쪽 눈을 감지 못하고 아버지는 숨을 거뒀습니다. 숨을 거두기 직전에 입술을 달싹이며 무슨 말인가 하였는데, 말은 내 귀에 도달하지 못하고 흩어져버렸습니다. 흩어진 말속에는 말은 없고 흙냄새만 남아있었습니다. 무화과나무 아래 쪼그려 앉으면 맡을 수 있던 흙냄새였습니다. 어쩌면 무화과나무 아래 굴을 파고 살던 개미들의 냄새였는지도 모릅니다. 아버지는 내 생일날 아침에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마당에 생일은 의미가 없습니다. 빛을 잃기는 추석명절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버지가 가신 뒤로는 명절 대신 제사를 위해 가족이 모입니다. 사십여 년을 그렇게 지냈습니다.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코로나로 인해 가족이 다 모이지 못한 것입니다. 하긴, 그것이 우리 가족만의 문제일까요. 코로나로 오백만 명이 죽었습니다. 하루 평균 팔천 명 꼴입니다.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서둘러 가족을 땅에 묻은 사람들의 심정은 어떠할까요. 그들의 기억에도 흙냄새가 선명할까요. 아버
크게 축하합니다. 2021년 10월 10일 18시. 이는 우리 정치사에서 매우 중요한 숫자로 기억될 것입니다. 과반을 넘김으로써 결선까지 가지 않고 민주당의 후보가 된 점, 야당의 예선전을 관전하면서 본선을 준비할 수 있게 된 점은 전략적으로 매우 큰 이점입니다. 실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의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하고 보완하여 더 큰 장점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재명 정부가 이 온고지신(溫故知新)과 채장보단(採長補短)의 특징을 공공분야 전반에 문화로 정착시킨다면, 국격이 높아져서 온 세상의 존경을 받게 될 겁니다. 그 효과가 남북한 7000만과 1000만 해외교포들에게 강하게 체감되기 바랍니다. 성남시장, 경기도 지사를 역임하면서 전국 자치단체장들 가운데 그 누구도 달성한 적 없는 공약 이행률 95%의 신화가 대통령 임기 동안에도 이어지기를 기원합니다. 오늘 20대 대통령 후보 수락연설은 특별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다른 후보들에게서는 나올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묵직하고 뭉클한 감동이었습니다. 저는 지지자의 한 사람으로서, 오늘 연설에서 언급하지 않은 사안들 세 가지를 강조하고자 합니다. 첫째, 정치가 젊어져야 합니다. 가까운…
천재는 요절한다. 알베르 카뮈(Albert Camus)의 이야기다. 1960년 1월 4일 새해 벽두, 에트랑제(이방인)의 팬들은 충격에 빠졌다. 46세 카뮈의 갑작스런 죽음. 노벨문학상을 수상한지 겨우 3년째 되었을 때였다. 카뮈는 이날 루르마랭(Lourmarin)에서 프랑스 최고의 출판사 갈리마르 사장 부부와 함께 파리행 자동차에 몸을 실었다. 신의 장난인가. 그가 탄 자동차는 목적지에 거의 도달해 가로수를 들이받고 산산조각 났다. 얄궂은 신의 질투였다. 카뮈가 마지막 자동차를 탔던 보클뤼즈(Vaucluse) 루르마랭. 그는 여기서 수많은 소설을 잉태했다. 카뮈는 이곳에 살기를 오랫동안 염원했다. 그가 처음 이곳을 방문한 건 서른 살 때. 시인 친구 앙리 보스코(Henri Bosco)를 만나러 갔다. 둘은 그날 전갈(scorpions)이 가득한 루르마랭 성에서 하룻밤을 보냈고, 그 후 카뮈는 이곳에 둥지를 틀고자 꿈을 더욱 키웠다. 꿈꾸는 자 꿈을 닮는다고 했던가. 카뮈의 경우가 그랬다. 1957년 10월 스톡홀름은 그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 줬다. 노벨문학상으로 받은 거액의 상금. 수상 소감을 마치고 연단을 빠져나오는 카뮈에게 한 기자가 물었다. “카뮈 씨
병에 걸리는 것은 인간에게는 당연한 현상이므로, 우리는 그것을 사람들에게 당연한 조건의 하나, 인간과 떼어 놓을 수 없는 생활 조건의 하나로 생각해야 한다. 육체의 건강을 도외시하면 사람들에 대한 봉사를 할 수 없게 된다. 또 육체에 대해 너무 염려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 중용을 발견하는 방법은 단 한 가지,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것을 방해받지 않는 정도로, 또 사람들에 대한 봉사와 대립되지 않는 형태로, 육체를 배려하는 것이다. 환자가 생활을 완전히 중단하고 질병 치료에만 전념하는 것보다는, 불치병이든 나을 수 있는 병이든, 병 같은 것은 아예 무시하고 평소대로 생활하는 것이 낫다. 설사 그것 때문에 생명이 단축되는 한이 있더라도 끊임없이 자신의 육체를 두려워하고 걱정하면서 살아가기보다는 훨씬 나은 삶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을 못하게 방해하는 병은 없다. 사람들에게 노동으로 봉사할 수 없다면, 사랑으로 가득한 인내의 모범을 보임으로써 봉사하라. 마음의 병은 육체의 병보다 위험하고, 또한 더 흔하게 볼 수 있다. (키케로) 치료의 근본적인 조건은 그 치료가 해를 주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는 히포크라테스의 말은, 육체에 병이 있을 때도 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