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과 허리가 만성적으로 아픈 60대 환자분이 1달만에 내원하셨다. 꾸준한 치료가 필요한데 한달에 한번 오기가 어렵다고 하시면서, 홍삼과 홍합추출물을 꾸준히 먹고 있다고 한다. 그것들을 먹어서 좋아질 무릎과 허리면 한의원에 오시지도 않았을 것 같다고 말씀드리니 홍삼을 먹고 나서 부터인가 이상하게 눈이 침침하다고 한다. 혹시 관련이 있는지 나에게 묻는다. 한의사로 진료를 하면서 수없이 받은 질문 중 하나이다. 치료재인 한약은 치료의 효과를 가지는 각각의 기미(氣味)를 가진다. 인삼을 찌고 말린 홍삼도 그렇다. 인삼은 대표적인 기운을 보충하는 약재로 미온(微溫, 약간 따뜻한 성질)하다. 홍삼도 기본성질이 크게 변하진 않는다. 어깨가 아파서 내원했던 80세의 까랑까랑한 목소리의 할머니가 생각난다. 80세의 연세가 무색하게 똑부러지는 말과 행동을 하셨는데 홍삼을 매달 구입해 먹고 있다고 했다. 체질진단을 해보니 소양체질이다. 그래서 소량을 잠깐씩 복용하는 것은 괜찮은데 장기적으로 꾸준히 복용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체질과 홍삼의 약성을 말씀드리며 홍삼만을 장기복용하는 것은 권하지 않고 당분간은 기혈을 보하는 보약이 필요하면 홍삼과 반대되는 기운이 포함된…
봄비와 나 사이 서 영 택 봄과 비 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햇살 잡고 갓 피어난 개나리는 왜 어깨가 젖었는지 베란다 창으로 뭉쳐진 시간이 흘러내린다 불확실한 내일이 겨우내 자라던 막막함이 한 남자의 쓸쓸한 그림자가 흐른다 놀이터 한가운데 열린 괄호같은 웅덩이 누군가 건네지 못한 말이 고여있다 어린 나는 첨벙거리며 웃는다 웃음소리에 시간의 속도가 비켜간 기억이 둥글게 퍼지고 바람의 혀가 내게 전한 말은 끝내 해석되지 않는데 계절의 속살을 감춘 빗소리가 부풀어 오른다 봄비와 나 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를 닮은 잿빛구름이 하늘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 서영택 1952년 경남 마산출생. 2011년 ‘시산맥’으로 등단. 시집으로 ‘현동 381번지’가 있다.
코로나19사태는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불안공포는 물론 경제활동 위축에 따른 일자리 감축 등 우리들의 물질적 정신적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이 시사하듯 이런 상황 속에서도 다른 관점에서 긍정적인 면을 보는 종교계와 사회지도자들의 성찰의 의견을 들으며 나름 위안을 받기도 한다. 이기주의와 물질만능, 지나친 소비향락 문화에 대한 반성, 타인에 대한 배려 나아가 공동체의 삶을 더욱 귀중히 여겨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에 매우 공감한다.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요한 한반도 문제의 해결에도 이런 관점의 변화가 요구된다고 생각된다. 북한이 6차례 핵실험을 할 때마다 UN은 대북제재를 실행했다. 또한 미사일 성능실험 때도 제재를 추가했다. 미국과 일본은 독자적 제재를 실행하여 북한의 핵미사일개발 저지를 위해 고심에 고심을 더해왔다. 결과는 우리가 희망했던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포기가 아니라 핵무기와 ICBM을 보유, 미국본토를 위협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제재를 통해 북한이 핵을 내려놓게 만든다면 이 정책은 가장 효율적인 정책이 분명하다. 그런데 제재를 통해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할 것이라는 기대와 믿음에는 분명 문제가 있었음을…
요즘 나는 자꾸 뒤돌아보는 한국인이 되어가고 있다. 성장과 성공만 앞세우고 수출 목표 달성 비율만을 우선순위에 둔 통치자 밑에서 성장했기 때문이다. 성공은 곧 돈(경제)이 되었다. 새롭게 개발한다고, ‘새마을사업’에 목숨 걸고 새벽종을 쳐대며 마을 사람들을 깨우는 시대에 나는 학창시절을 보냈다. 초가집·한옥·옛 절터·궁터 들은 고속도로와 고속성장으로 인하여 실종되었다. 고속도로는 국가의 혈맥과 같다고 밀어붙일 때, 강남 땅값은 서서히 종로와 인사동 땅값을 뛰어넘었다. 이어서 부동산 투기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그 자리는 새로운 아파트가 죽순 솟듯 하더니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치솟았다. 자가용 시대가 도래 하고 2000CC 이상의 자동차와 평수 넓은 아파트에 살아야 서울과 지방의 경제귀족 라인에 설 수 있었다. 이어서 성수대교가 무너져 꽃다운 무학여고생들이 벚꽃처럼 한강으로 떠날려 가기도 했다. 옆도 안 보고 뒤도 안 돌아 보고 앞만 보고 고속 성장하는 과정에서 농어촌 사람들은 서울로 흡수되어 갔고, 서울 사람들의 하층민으로서 서러운 일만을 책임져야 했다. 이웃이 붕괴 되고 인간미가 상실되는 그곳에는 오직 속도전과 달러가 있을 뿐이었다. 고시 패스하여 고위공
올해 전국 최우수아파트로 상왕십리역에 인접해 있는 T아파트가 지난 3월 국토부가 최우수 아파트단지로 선정하였으며, 그 이유는 이웃사랑, 믿음과 봉사, 안정과 배려를 들고 있다. 아파트 단지에 대해 주제를 두고 많은 토론과 논의를 거쳐 공동체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서울시 아파트공동체 한마당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한 아파트도 있다. 반면, 끊임없이 분쟁에 휩싸여 주민이 불안해 하는 아파트도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분쟁의 주요 당사자는 관리소장, 입주자대표회의 그리고 선거관리위원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 관리소장은 아파트 관리의 전문가이며 상근 근무자이다. 동대표들이 지켜야 할 규정들을 지키면서 안건에 대해 충분히 토의하고 결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지자체에서도 규정위반의 경우 비전문가인 동대표보다 전문가인 관리소장에게 더 많은 책임을 묻고 있다. 따라서 관리소장과 경리직원의 업무관계 견제기구, 관리소장이 입대의에 편승하여, 두 기관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나 부정과 비리가 나타날 수 밖에 없다. 최고의 소장이 되기 위하여는 입대의 등 다른 기구로 부터 줄을 서지 않고 중립적 독립적인 역할로 신뢰받는 소장이 되어야 한다. 둘째,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이하
정부는 25일 국무회의에서 상법 개정안,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을 의결했다. 이달 말 정기국회에 제출될 ‘공정경제 3법’이라고 불리는 이 법안들은 사실상 독주 형식으로 운영되는 국회에서 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신속한 통과가 가능하다. 그러나 법안에 대해 경영계가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만큼 그렇게 막무가내로 처리해선 안 된다. 더욱이 코로나19의 경제 타격이 심각한 상황이다. 신중하고도 슬기로운 입법이 필요하다. 상법 개정안은 다중대표소송제, 감사위원 분리선출이 핵심이다. 대주주의 전횡을 막고 소액주주의 권익을 향상하기 위한 제동장치는 필요하다. 그러나 해외 투기자본 또는 국내외 경쟁사가 적은 지분으로 경영에 간섭할 빌미를 제공하고, 심하면 경영권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기업을 하는 사람에게 경영권 위협보다 더 민감한 이슈가 어디 있나.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은 공정위가 가진 전속고발권을 사실상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정위가 고발한 건에 한해 검찰이 수사하게 돼 있는 현 제도를 검찰이 수시로 대형 담합사건을 수사할 수 있도록 바꾸는 내용이다. 여차하면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 동안 수사당국에 불려 다닐
“포돌이, 포순이한테 마스크를 씌워볼까?” “오, 그거 좋은 생각입니다. 사람들 간격은 2m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수원중부경찰서 방범순찰대 소속 김 상경과 전 일경의 대화 내용이다. 두 대원은 치열하게 고민을 거듭한 끝에 수원중부방범순찰대에서 열린 코로나19 방역 포스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들은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방역에 있어서 기본이 되는 것들을 강조해서 표현해 보았더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던 것 같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들의 우승 전략과 같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가장 중요한 전략은 바로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첫째는 철저한 마스크 착용이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실내 장소에서는 답답하더라도 마스크 착용을 최대한 유지해야 한다. 둘째는 올바른 손 씻기의 생활화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손 씻기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셋째는 코로나19 감염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 “나 하나쯤이야” 같은 설마 하는 생각으로 위 증상이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자가 격리를 하지 않으면 사랑하는 가족과 직장동료를 감염시킬 수 있기
러시아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그런데도 모두는 여전히 백신 개발을 고대하고 있다, 그다지 신뢰하지 않고 있어서다. 심지어 러시아 국민도 백신의 효능을 믿지 않는다. 뉴스에 따르면 러시아 국민 52%가 백신 접종을 꺼린다고 한다. 과학적 검증을 거치지 않았기에 백신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올해 초였다. 코로나19의 창궐이 시작되자 전문가들이 전망했다. 이르면 연말쯤에나 백신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반신반의했다. 또 그 심각성에 대해 애써 무시하기도 했다. 일본은 올림픽 개최를 위해 진단검사를 회피하고 미국은 재선을 위해 대통령이 나서서 감기 정도의 질병으로 취급했다. 그러다가 큰 난관에 봉착해 있다. 하지만 그들의 계산은 따로 있었을 것이다. 요즈음 돈이면 안 되는 일이 없다. 특히 과학기술의 발달로 만들어 내지 못할 것이 없다. 백신을 만들어 내기만 하면 단번에 돈방석에 앉는다. 미국이나 일본이 그런 논리를 대입하여 대응했을 것이다. 전문가들의 예측과 달리 금세 백신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전문가의 전망은 빗나가지 않았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일반인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보기에 그들의 의견과 혜
코로나19에, 긴 장마와 홍수에, 태풍까지 한반도에 고난의 시기가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행정은 하던 일을 계속해야 한다. 그 가운데 하나가 나라를 위해 희생·헌신한 국가유공자들을 위하는 보훈행정이다. 특히 국가유공자의 마지막을 품격 있게 예우하는 추모사업은 국가와 국민들이 이분들의 희생과 유가족들의 슬픔을 잊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래서 국가는 국립현충원을 비롯 호국원 4개소, 민주묘지 3개소, 선열공원 1개소 등 전국 10곳에 국립묘지를 만들어 국가유공자들의 영원한 휴식을 제공하고 있다. 국립묘지는 국가가 관리 해주기 때문에 유족들은 국가로부터 대우를 받는다는 자부심을 갖게 된다. 그런데 서울의 국립현충원은 말할 것 없고 전국 각지의 국립묘지가 포화상태라고 한다. 전국 10개 국립묘지의 총 안장능력은 총 33만기지만, 여유분은 고작 3∼4만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2021년까지 제주국립묘지(1만기 규모), 2025년 목표로 국립연천현충원(5만기 규모)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립묘지 총 안장대상자는 41만 명이나 되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확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시가 친환경적인 공
요즈음 외국인이 출연하여 대한민국의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느끼는 방송이 많이 생겼다. 방송 뿐 아니라 인터넷 사이트와 SNS 등을 통한 외국인의 한국에 대한 경험담과 문화 충격 등을 소개하면서 한국을 칭찬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외국인들이 놀라는 한국의 문화에 대한 반응을 대략 살펴보면, 야간에도 마음껏 외출을 할 수 있는 치안상태, 신속한 배달문화, 깨끗한 화장실, 편리하고 저렴한 대중교통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부분에 대하여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우리에게는 당연했던 이런 일들이 외국인의 눈에는 그렇게 신기했었나보다. 우리의 생활이 그렇게도 높은 수준이었는데 우리는 늘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살아온 것은 아닐까? 일제강점기와 6·25 등의 국난을 극복하고 경제개발을 추진하던 과정에서 우리의 목표는 선진국을 향한 염원 하나로 달려온 길고 험한 여정이었다. 우리가 그토록 실현하고자 앞만 보고 달려왔던 그 인고의 시간에 대한 보상이 언제 이루어질지 몰랐는데 바로 지금이 그 시기라는 생각이다. K-POP, K-드라마, K-뷰티, K-방역 등 우리가 뭔가를 내놓으면 그것이 세계 일류가 되는 현실에서 이제는 누가 뭐라고 하여도 우리는 선진국이 된 것이다. 수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