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한 켠에서 ‘은둔형’으로 개봉중인 미국 독립영화계의 기라성 같은 인물, 켈리 라이카트의 영화 ‘퍼스트 카우’는 제목부터 심상치가 않다. 우리 말로 번역하면 ‘첫 젖소’이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일지 전혀 짐작하기 힘들게 한다. 그리고 영화를 보다 보면, '아 이런 얘기도 영화로 만들어질 수가 있구나' 하는 놀라움을 갖게 된다. 여기서 이런 얘기란, 말 그대로 별로 이야깃거리가 안 되는 얘기가 시나리오로 쓰여질 수 있다는 측면과 이런 이야기조차 제작과 투자가 이루어진다는 생경함 같은 감정이 복합적으로 담겨져 있다. 글쎄, 대체 어떤 투자자가 이런 ‘말도 안되는 얘기’를 ‘투자분이 회수할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하겠는가. 예술은 종종 있을 수 없는 기이한 용기의 결합에서 탄생한다. 투자와 제작, 연출, 촬영, 연기의 모든 면에서 이 영화 ‘퍼스트 카우’는 대단한 용기가 전제돼야 했을 것이다. 특히 연기자들이 놀랍다. 이런 얘기로 연기가 돼? ‘퍼스트 카우’는 19세기 미 북서부를 배경으로 한다. 퍼스트 카우. 그러니까 한 마을에 처음으로 젖소 한 마리가 들어 오게 되고 이 젖소의 젖을 두고 벌어지는 일종의 암투극이다. 코미디라고? 절대 코미디가 아니다. 실제로
제40회 '김수영문학상'을 받은 시인 최재원의 수상소감은 독특했다. 보통 작가의 수상소감이라면 상을 준 쪽과 독자에 감사를 표하고, 앞으로 어떤 활동을 선보이겠다며 기대감을 높이는 경우가 많은데 최재원은 그 길에서 비켜있는 듯했다. "미로를 탈출했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여전히 미로 안에 있구나. 미로를 탈출하는 것이 아니라 헤매는 것 자체가 의미구나. 균열을 낼 수 있는 것들을 외면하고 부정하고 있었구나. 모든 것들이 언어였습니다. 말이 아닌 것들도 언어였습니다. 언어가 꼭 말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어떤 한 언어로 말을 해야 할 필요가 없었던 것입니다. 나는 꼭 이해받을 필요가 없었던 것입니다. 나는 헤맴의 궤적을 통해서도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김수영문학상' 서면 수상소감에서) 그의 소감을 읽으며 머릿속에 영상이 펼쳐지기도, 그림이 그려지기도 했으나 무언가 상이 선명하지 않았다. 그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작가에게서 직접 들어보고자 10일 전화를 걸었다. -- 수상소감이 색다르다. ▲ 글을 연극적으로 쓰는 것을 좋아해서 시에도 그런 부분이 많다. 등장인물이 나오고, 그들의 독백이나 대화를 통해서 전개하는 형식, 꼭 시라고, 소설이라고,
국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들이 토종 OTT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마련에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웨이브, 티빙, 왓챠 등 대표적인 국내 OTT 업체 모임인 한국OTT협의회는 11일 "지난해 정부와 관계부처가 마련한 '디지털미디어생태계발전방안'이 1년 6개월간 전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 OTT에 대한 규제 완화 및 육성진흥 정책을 조속히 추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서비스 경쟁은 사업자들의 몫이나 한국 OTT가 제대로 성장해 국내 콘텐츠 산업에 기여하려면 기본적인 지원 정책 마련이 절실하다"며 "국내 미디어산업과 시장을 글로벌 OTT에 모두 내준 뒤 '사후약방문'이 되지 않도록 신속히 나서달라"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특히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처리, OTT 영상물 사전심의 제도의 자율 등급제 전환, 국내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 해소 등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OTT에 '특수 유형 부가통신사업자' 지위를 부여해 콘텐츠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 등 OTT 진흥정책 추진의 근거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자율 등급제로의 전환은 상대적으로 긴 영상물 등급 심의 기간으로 인해 콘텐츠…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김지수, 이어령 / 열림원 / 320쪽 / 1만6500원 "나는 이제부터 자네와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하네. 이 모든 것은 내가 죽음과 죽기 살기로 팔씨름을 하며 깨달은 것들이야. 이해하겠나? 어둠의 팔뚝을 넘어뜨리고 받은 전리품 같은 것이지." 시대의 지성 이어령과 '인터스텔라' 김지수가 다시 만났다. 이 책에는 이어령이 들려주는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오랜 암 투병으로 죽음을 옆에 둔 스승은 사랑, 용서, 종교, 과학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우리에게 '죽음이 생의 한가운데 있다는 것'을 낮고 울림 있는 목소리로 전달한다. 그는 재앙이 아닌 삶의 수용으로서 아름답고 불가피한 죽음을 전한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오랜 시간 죽음을 마주한 채 살아온 스승의 지혜들로 가득하다. 2019년 가을, '김지수의 인터스텔라'에 있는 이어령 마지막 인터뷰 기사가 나온 뒤, 많은 사람들은 "마이 라이프는 기프트였다"라고 밝힌 이어령의 메시지에 환호했다. 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 인터뷰는 그의 더 깊은 마지막 이야기를 담기 위한 인터뷰로 이어지며 이 책을 탄생시켰다. 1년에 걸쳐 진행된 16번의 인터뷰에서 이어령은 독자
◆ 오늘도 인생을 색칠한다 / 송준석 / 스타북스 / 304쪽 / 1만5000원 이 책은 한 시대를 풍미한 성공한 사람들의 흥미로운 말들을 반성적 성찰로 재해석했다. 그림과 함께 인생을 색칠해 가면서 나타나는 다양한 색깔과 모양을 통해 희망과 삶의 원동력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 송준석은 오랜 시간 깊은 성찰을 통해 소중하지만 쉽게 실천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정리했다. 또 각계각층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어록에 대한 다양한 구절들에 주석을 달고, 좋아하는 화가들의 그림을 글과 함께 배치했다. 각 챕터에 담겨있는 반성과 설렘, 희망 등을 발견할 수 있다. '오늘도 인생을 색칠한다'는 보기만 해도 따뜻함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다양한 콜라보레이션(협업) 에세이다. 뜻을 같이한 조영대, 신철호, 이민, 정춘표, 한부철, 강동권, 강동호, 박정연 작가는 초대전과 아트페어 등 풍부한 경력을 가졌다. 때문에 활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 날에는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위로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 책이 책으로만 남지 않도록 / 조서진, 장은선, 송승원 등 / 구름바다 / 240쪽 / 1만3000원 어느 대학생과 율곡고등학교 학생들이 모여
수원시립미술관이 미술 작품과 예술가의 삶을 조망하는 비대면 온라인 인문학 강좌 '사랑과 예술2’를 운영한다. 이번 인문학 강좌는 지난 2월 진행된 '사랑과 예술' 서양미술 편에 이어 동양미술 편으로 운영된다. 오는 24일부터 60명을 대상으로 총 4회에 걸쳐 비대면 온라인 강좌로 진행되며, 11일부터 수원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선착순으로 신청 받는다. 동양 미술사에 담긴 미술 작품과 예술가의 삶을 주제로 이야기하고, 동시대 미술을 살펴보는 현대 작가와의 만남으로 운영된다. 1·2부는 조인수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과 교수가 '옛 그림의 사랑 이야기'란 주제로 중국과 일본 미술 작품과 한국 미술 작품에 나타나는 사랑의 내용에 대해 살펴본다. 3부는 서희정 성신여자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교수가 '한국 근대미술, 천재 화가의 사랑과 운명'을 주제로 근대 화가 이인성의 작품과 삶을 집중적으로 조망한다. 마지막 4부는 서양화가 이순구와 함께 '무엇을 사랑하는가'를 통해 그의 작품 세계에 관해 이야기한다. 수원시립미술관 김진엽 관장은 이번 강좌에 대해 “대중들이 친근하게 생각하는 미술 작품 속 사랑과 예술에 대한 주제의 강좌를 통해 동양 미술사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
경기필이 경기도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라흐마니노프 & 드보르작’을 연주한다. 공연은 오는 20일 오후 5시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경기필은 미래의 주역인 재능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경기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만 13세 이상 만 25세 이하 경기도유스오케스트라 단원 20명은 경기필과 합동 공연을 펼친다. 1부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하며, ‘차세대 조성진’으로 불리는 17세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협연한다. 임윤찬은 올해 서울 예술의전당 교향악 축제의 ‘최연소’ 협연자이기도 했다. 11세에 2015년 금호영재콘서트를 통해 데뷔했고, 이듬해 클리블랜드 청소년 콩쿠르 2위와 쇼팽 특별상, 쿠퍼 콩쿠르에선 최연소 3위를 수상했다. 2019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최연소 1위를 달성하고, 관객이 뽑은 유네스코 음악 창의도시 특별상도 차지한 바 있다. 2부에는 ‘드보르작 교향곡 8번’을 함께 한다. 드보르작 교향곡 제8번은 1889년에 작곡돼 1890년 프라하에서 드보르작의 지휘로 초연된 작품이다. 모국 체코의 아름다움을 따뜻하면서도 명랑한 분위기로 표현했
가수 겸 뮤지컬 배우 김준수가 1인 기획사 팜트리아일랜드를 설립하고 독자 행보에 나선다. 팜트리아일랜드는 김준수가 오랜 시간 함께해 온 매니저와 의기투합해 설립한 회사로, 평소 좋아하는 식물의 이름에서 사명을 따왔다고 10일 전했다. 앞서 2009년부터 그룹 JYJ 멤버로 함께했던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전날 김준수의 매니지먼트 업무를 종료한다고 알렸다.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 출신의 김준수는 2010년 '모차르트!'로 뮤지컬 무대에 데뷔한 이후 '엘리자벳', '드라큘라', '데스노트', '엑스칼리버' 등 대형 뮤지컬 주연으로 활약해 왔다. 팜트리아일랜드는 "김준수가 이제는 자신만의 아이덴티티가 담긴 1인 기획사를 직접 운영하며 활동을 이어나간다"며 "김준수의 새로운 시작에 따뜻한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고(故) 이건희 회장 유족이 국가에 기증한 2만3000여 점의 문화재와 미술품을 전시하는 가칭 '이건희 기증관' 건립지로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가 결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서울시는 10일 서울공예박물관 교육동에서 '이건희 기증관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체결했다. 문체부는 이달 중 예비타당성 조사 절차에 들어가 내년 하반기 국제설계 공모를 추진하고, 2027년 개관할 계획이다. 앞서 문체부는 주변 역사문화 자원 등 입지 조건을 고려할 때 송현동 부지가 최적의 장소라고 결론 내렸다. 송현동 부지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박물관·미술관이 밀집해 있고, 북촌한옥마을 등 문화·관광 인프라를 갖춰 국내외 방문객 유입 효과도 클 것이라는 기대도 반영됐다. 이건희 기증관은 송현동 부지 전체 대지면적 3만7141㎡ 중 9787㎡ 규모로 조성된다. 서울시는 나머지 약 2만7000㎡를 문화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서울공예박물관, 세종문화회관 등 주변 문화·관광자원을 연계해 워싱턴DC의 내셔널몰과 같은 세계적 문화·관광 지구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이건희 기증관 건립은 부지 선정부터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앞서 지난 7월 문체부는 이건희 기증관 후
올해 김수영 문학상은 최재원(사진·33) 시인이 수상했다. 민음사는 제40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작으로 최 시인의 ‘나랑 하고 시픈게 뭐에여?’외 59편을 선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심사위원들은 “최 시인의 시는 자유로운 내용과 형식이 김수영 시인의 정신을 계승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또한 “과감하면서도 활달한 상상력으로 독창적인 리듬과 이미지를 만들어 낼 뿐 아니라, 일상과 세속에 과감히 육박해 들어가며 자신만의 사유를 끝까지 밀고 나가는 힘이 압도적이다”고도 평했다. 1988년생인 최 시인은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물리학과 시각예술을, 럿거스대 메이슨 그로스 예술학교에서 그림을 그렸다. 2019년 ‘사이펀’을 통해 시를 발표하기 시작했으며, 이제니 시인의 시 ‘거실의 모든 것’ 외 4편을 한영 번역하기도 했다. 최 시인은 “언어가 꼭 말은 아니었다. 그리고 나는 어떤 한 언어로 말을 해야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라며 “나는 헤맴의 궤적을 통해서도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상금은 1000만 원이며, 연내에 수상 시집이 출간될 예정이다.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