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구두 /강경호 아버지 돌아가시고 누님이 유품 모아 불태워버렸는데 내 구두인줄 알고 놔둔 고흐의 구두 같은 흙 묻은 구두 논두렁 밭두렁 당신의 생처럼 질척거리는 길 걸었을 내 마음보다 한 치수 품이 넓은 구두 닦아도 쉽게 빛이 나지 않는데 아버지의 지문처럼 뒷굽 닳은 구두를 신고 내 길을 가면 마치 아버지의 등을 밟은 것 같아 구두 꺾어 신지 못하고 함부로 돌멩이 차지 못해 조심스럽게 길 건너갈 것 같은 구두 철모르는 아들 안 잊혀 이승에 남아 함께 길을 걷는 낡은 아버지의 구두 - 시집 ‘잘못 든 새가 길을 낸다 이승을 떠난 이의 유품은 늘 아리다. 더구나 그 유품이 부모님의 것임에랴. 시인은 누님이 아버님의 유품을 시인의 것으로 잘못 알고 남겨둔 구두를 통해 돌이킬 수 없는 회한의 마음을 절절히 드러낸다. 누구에게나 부모님 사후에야 그분들의 삶을 짚어보게 되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분들의 질척거리던 삶을 생전에는 일부러 외면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가족이라는 굴레로 맺어진 인연은 오히려 너무 가깝기에 애증으로 얽혀있기 십상이다. 그러기에 그 회한은 더욱 절절하리라. 돌이켜보면 언제나 내 마음보다 품이 넓었던 아버지, 이제야 닳은
교육부가 일반고로 전환하는 자사고 외고 국제고에 재정지원을 하겠다는 카드를 들고 나왔다. 자사고 전환이나 폐지정책이 쉽지만은 않은 일인가보다. 자사고들의 반발이 극심해지자 결국 정부가 당근을 들고 나왔다는 얘기다. 교육부는 지난 19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제54회 국무회의에서 자사고 등의 재정지원 내용을 담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자사고 등이 일반고 전환을 결정하면 이전에 입학한 학생이 졸업할 때까지 기존 수업과정과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일반고 수업과정을 병행하는 ‘전환기’가 발생하기에 3년간 재정지원을 하기로 했다. 시행령이 의결되면 1차년도 3억원, 2차년도 2억원, 3차년도 1억원 등 한 학교당 모두 6억원을 지원하도록 금액을 정한 시행규칙 개정안도 조만간 확정할 계획이다. 올해 기준 경기도내 자사고는 2개교, 외고는 8개, 국제고 3개교 등 모두 13개 학교로 전체 지원규모는 78억 원이다. 이 소식을 들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고·국제고 교육현장에서는 이런 식으로 밀어붙인다면 반발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학교를 설립하기 위해 수 백억 원을 쏟아부었는데 일반고로 전환하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 올해 65세 이상 인구가 14%를 넘어 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전망보다 1년 앞선 것이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다. 2026년이면 인구의 25%가 노인인 초고령화 사회를 맞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사람이 장수한다는 것은 축복받을 일이 분명하지만 고령화 사회는 저출산과 함께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다. 저축과 투자 감소, 노동력 부족, 연금지급액 증가 등으로 국가 경제가 어려워진다. 특히 노인 질병과 빈곤, 소외 등의 문제도 발생한다. 최근 OECD는 ‘불평등한 고령화 방지’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엔 한국 66~75세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이 42.7%나 된다고 한다. 이는 OECD 국가 평균인 10.6%의 네 배이며 38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것이다. 우리나라 베이비부머세대를 비롯한 장·노년 대부분은 자녀 양육과 교육, 결혼 등 가족부양 의무에 허덕이느라 정직 자신의 노후설계는 제대로 하지 못했다. 옛날처럼 키워준 자식이 늙은 부모를 부양하는 시대도 아니어서 고민이 더 깊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고령화 대비 정책은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국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문재인 정
기업 입사를 위해서는 이력서, 자기소개서를 준비해야 한다. 경력직의 경우에는 경력기술서를 추가로 준비해야 한다. 신중년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력설계 강의를 진행하다 보면 의외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해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 많지 않다. 한 직장에서 정년을 앞두고 계시거나 특히 공무원으로 정년 퇴직을 하는 경우에는 자기소개서 작성 경험이 전무하다. 경력직 재취업에서는 경력기술서만큼 중요한 것이 자기소개서다. 가장 기본이 되기 때문에 어떻게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이 좋은지 이해하는 건 재취업을 위해서 중요하다. 많은 신중년들이 자기소개서 작성을 어려워한다. 자기소개서 작성을 어려워하다 보니 대필 업체에 의뢰하는 신중년들도 있다. 신중년은 글을 잘 써야 된다는 부담감이 앞서다 보니 자기소개서 작성이 더욱 어려워 지는 것이다. 기업에서 글을 잘 쓰는 사람을 원한다면 국문학과나 문예창작과 출신을 뽑으며 되지만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닌 일을 잘하는 사람을 원한다. 이런 본질을 잘 이해하는 의외로 자기소개서 작성이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쉽게 설명하면 자기소개서는 일 잘한다는 이미지로 ‘나’를 포장해서 회사에다 파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작성
지난 12월7일부터 1박2일간 제3회 한국인권회의가 수원(노보텔)에서 열렸다. ‘지역사회와 인권-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하는 이번 회의에는 전국 인권활동가, 인권학자, 각 자치단체 인권위원과 관계 공무원 등 3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인권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인권실현 방안을 토론하였다. 본 회의가 처음 열렸던 2012년도에만 해도 인권도시란 개념이 생소했었는데 2016년도 충남에 이어 올해로 3회째를 맞고 있고 있는 한국인권회의는 해를 거듭 할수록 그 규모와 내용이 알차게 진행되었다고 자평해 본다. 첫째 날에는 개막 전체 세션으로 ‘개헌과 인권, 지자체’를 주제로 진행되었으며 표준조례안 제정을 권고한 이후 지난 5년을 평가하고 정치권에서 내년도에 개헌을 앞두고 있어 이에 따라 인권에 기반한 자치분권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졌으며 특히 인권의 지역화를 위해 국가인권위원회의의 역할에 대해 광범위하게 논의되었다. 둘째 날에는 총 10개의 분과 세션으로 나누어 지역의 인권이슈를 깊이 있게 논의하였고 이와는 별도로 분과 세션에서 다루지 못한 이슈들을 아침시간대(07:30)와 저녁시간대(
문·1 /나병춘 나의 삶에는 문이 두 개 있다네 밀고 나온 문과 아직 한 번도 열어 보지 못한 문 그 문을 밀고 나간 사람은 많지만 되돌아온 사람은 아무도 없다네 그 문은 어디에나 있고 누구나 열어 볼 수 있지만 열어 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네 내가 밀고 나온 문은 어머니라는 문이요 내가 열어 보지 못한 문은 심연의 문이라네 나는 아직 밀고 나온 문을 잘 알지 못하기에 두 번째 문은 생각할 겨를이 없다네 - 나병춘 시집‘어린왕자의 기억들’ / 시학 시집 제목 『어린왕자의 기억들』에서 유추할 수 있듯 시인은 잃어버린 동심의 세계를 말하고 싶어 하는 듯하다. 밀고 나온 문, 어머니. 마치 스스로 밀고 나온 듯한 말, 밀고 나온 문-성장-삶. 그렇지만 시인은 겸허하게도 자신이 아직 열어보지 못한 문이 심연이라고 한다. 누구나 열어볼 수는 있어도 깊이 들여다볼 수는 없는 심연. 어머니에게서 나왔지만, 어머니의 헤아릴 수 없는 깊은 사랑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기에 미처 자신을 들여다볼 겨를이 없다고 시인은 말한다. 우리가 심연을 들여다볼 때 심연도 우리를 들여다본다는 니체의 말대로 이미 시인은 심연을 들여다보고 있다. /김은옥 시인
‘미래의 내 아이들은 어떤 일을 하게 될까?’ 이 문제는 세계 어디보다도 높은 교육열을 보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다. 하지만 미래의 직업은 현재와 크게 다를 것이므로 매우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당장 청년실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재의 젊은이들을 보면 그 어려움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그간 가장 선호되어 왔던 ‘사’자 직업들을 먼저 살펴보자. 자격증만 있으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던 변호사나 공인회계사는 최근 선발인원이 늘어나면서 업계 내에서도 소득 양극화가 심해진 상황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경향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판·검사의 경우에도 퇴직 후 전관예우 관행이 점차 사라지면 높지 않은 연봉으로 인해 인기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 선발인원이 적어 매력이 있는 변리사, 감정평가사 등도 공급 제한이 풀리면서 위상이 떨어질 위험에 처해있다. ‘사’자 직업중 그 수가 크게 늘었음에도 아직 높은 매력을 유지하고 있는 의사도 일부 기피부문을 중심으로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일부 스포츠, 연예계 직종은 어떨까? 스포츠계에서 몇몇…
시중은행의 금리가 잇따라 오르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4대 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0.15%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3.11~4.31%에서 3.26~4.46%로 올렸고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2.97~4.28%에서 3.12~4.43%로 인상했다. KEB하나은행은 3.220~4.502%에서 3.370~4.504%로, 우리은행은 3.02~4.02%에서 3.17~4.17%로 각각 올려 잡았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14일(한국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국내 시중은행의 금리도 올라 1천400조원이 넘는 빚을 보유한 가계의 이자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전체 부채 보유가구 중 12%에 달하는 위험가구 중심으로 연체가 늘어나 가계부채 부실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연준이 내년에 금리를 3차례 올릴 것이라고 시사함에 따라 앞으로 국내 대출금리의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돼 서민들의 이자부담이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과 보험사, 저축은행 등 금융권 전반의 가계대출은 무려 10조1천억원 늘어 증가세가 1
소나무 재선충병을 막기 위해 각 지방정부들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소나무재선충은 소나무, 잣나무 등에 기생해 나무를 갉아먹는 해충으로서 치명적인 피해를 준다. 일명 ‘소나무 에이즈’라고도 불리는데 일단 감염되면 100% 말라 죽는다. 침입한 재선충은 빠르게 증식하며 수분, 양분의 이동통로를 막아 나무를 고사시킨다. 치료약도 없다.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린 해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생한 이래 전국으로 확산돼 매년 피해면적이 증가하고 있다. 소나무 재선충병은 확산을 막을 뾰족한 방법이 없어 이미 제주도까지 번진 상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재선충병이 발생한 지역은 114개 시·군에 달한다. 소나무 재선충에 의한 피해가 극심해지자 정부는 2005년 5월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특별법’까지 제정했다. 이후 선제적 방제 등으로 2007년부터 피해 면적이 감소하기 시작했다고 하지만 확산을 막지는 못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우리나라의 소나무는 멸종의 운명을 맞게 된다. 경기도 역시 예외가 아니다. 도내에서는 2006년 광주, 남양주, 포천에서 처음 발생한 뒤 급속히 확산돼 평택, 연천, 가평, 양주, 동두천, 여주, 파주, 용인, 이천, 하남, 의왕, 안성, 양평,…
다사다난 했던 정유년 한해가 저물고 있다. 연말이 되면 많은 이들이 주위 어려운 사람들을 돌아보고 온정 나누기에 나선다. 기부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웃을 돕는 인도적 행위이며, 시장경제 체제하에서 부의 재분배를 촉진하는 보완적 역할도 수행한다. 기부문화가 사회 일상에 튼튼하게 자리 잡아야 건강한 선진국이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는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하여 연 12조 원이 넘는 기부금에 매년 2조 원 규모의 조세지원을 해주고 있다. 소득세법은 국민들이 기부금을 지출하는 경우 기부한 금액의 15%(2천만 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30%)를 종합소득 산출세액에서 공제해 주고 있다. 사업소득만 있는 사람은 지출한 기부금을 사업소득금액 계산할 때 필요경비에 산입해 준다. 공제대상 기부금의 범위에 본인이 지출한 기부금뿐만 아니라 배우자나 부양가족이 지출한 기부금까지 포함시킨다. 다만, 기부금 종류별로 세액공제 대상이 되는 한도가 있다. 법정기부금인 국가·지자체에 기증하는 물품, 국군장병 위문금품, 이재민 구호금품, 사립학교 등의 시설·교육비로 지출하는 기부금은 소득금액의 100%를 한도로 두고 있다. 지정기부금인 사회복지법인, 평생교육시